■ 무등산과 수영선수권대회
조선대 하이다이빙장 낙점 요인
깃대종 수달은 마스코트로
예술관광 연계 프로그램도 필요
무등산은 광주를 상징하는 진산(鎭山)이다. 소백산맥의 남단 지맥으로,광주와 전라남도 화순·담양군에 걸쳐 있다. 영겁의 세월을 묵묵히 지켰다. 가슴에 묻어야만 하는 역사도 말없이 감싸 안았다. 동서남북 어디에서 봐도 들녘에 솟은 달덩이처럼 넉넉하고 포근하다. 정상인 천왕봉에서는 광주시내뿐 아니라 전남의 나주시·영암군,전북의 순창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1천187m에 이르는 큰 산이면서 도시권에 자리해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서울의 한강처럼 조망권을 따질 정도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으로 연결돼 도시 외곽에서도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광주시민들이 5·18 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아픔을 겪고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품'과 같은 무등산 덕분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무등산은 광주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마케팅의 영감(Inspiration)이 됐다. 2019년 열린 광주 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이다. 광주의 과거·현재의 이미지·정체성과 미래의 방향성을 담아 만드는 대회 엠블럼과 마스코트는 물론 핵심 경기장의 뒷배경이 된 것이다. 새로운 도시 브랜드가 탄생하기 위해선 확장성과 연계성이 중요하다. 여기에 대회 개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광주의 미래지향적 가치 등도 함께 녹여져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무등산은 제일감이었다.
마스코트였던 수달은 무등산의 깃대종(대표 동물)이다. 무등산에서 마음껏 뛰노는 수달은 광주가 '삶의 생명과 환경의 도시'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김주호 KPR 사장은 "상징물은 철저히 대회의 개최 이념이나 개최 도시 등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대회의 꽃인 하이다이빙 경기장 선정 때 무등산이 역할을 했다. 당시 광주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어 보여줄 하이다이빙경기장은 최대 관심사였다. 2017년 11월, 국제수영연맹(FINA) 실사단은 조선대 본관 건물 뒤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든 무등산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도시관광 활성화를 위해 예술관광(Art tourism)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 스포츠이벤트는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 제고·인프라 확충 등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면서 "광주비엔날레·광주디자인비엔날레,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등 사실 광주만큼 여행지로서 매력적인 곳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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