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사인회 및 무등산 보호 기금 전달로 시작
김도영-도니, 변우혁-미녀 변장...좌중 기겁·폭소
"팬들을 웃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 독하게 준비했습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내야수 변우혁이 남긴 한 마디다. 그 말 그대로였다.
KIA의 12번째 우승을 자축하는 'V12 타이거즈 페스타'가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는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룩한 KIA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감사를 전하는 자리로 5천명의 팬들이 함께했다.
금남로 일대에서 카퍼레이드를 마친 선수단은 3시부터 팬 사인회 등을 위해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자리를 옮겨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에 앞서 KIA는 김도영과 윤영철, 최지민이 성적에 따른 누적 금액을 무등산 보호기금으로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에 전달했다. 시즌 전 도루 1개에 20만원을 건 김도영은 40도루를 달성해 800만원을, 1승당 50만원을 약속한 윤영철은 7승을 거둬 350만원을, 승·세이브·홀드 당 20만원을 건 최지민은 3승 12홀드 3세이브로 360만원을 기탁했다. 이들의 선행으로 총액 1천510만원이 무등산 보호기금으로 전달됐다.
행사는 선수단과 우승트로피의 입장, 감사인사, 하이라이트 영상상영, 초대가수 이보람의 공연, 다시 외치는 한국시리즈 응원전 등으로 분위기를 달구며 시작됐다.
팬들이 SNS에 남긴 질문에 선수단이 답하는 '갸퀴즈 온더 필드'도 지켜보는 이들의 웃음을 양산했다. 한 팬이 '박찬호 선수 야구하면서 가장 짜릿할때가 언제인지, 본인이 선수단 족구 구멍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박찬호는 "홈런치고 베이스를 돌며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며 "족구 구멍이라는 말에 정말 자존심이 상한다. 최형우, 김선빈 형들은 발이 허리로도 안 올라온다"고 답해 웃음을 샀다.
김도영은 '매형 삼고싶은 선배'를 묻는 질문에 투수 황동하를 언급했다. 이유로는 "큰누나와 완전 똑같이 생겼다. 큰누나도 인정했다"고 대답해 폭소를 터트렸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흑백요리사'에서 따온 '흑백호랑이' 코너가 계속됐다. 다양한 미션이 나왔고, 선수도, 팬들도 모두 입에 웃음을 머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행사는 선수단의 장기자랑인 'T 카운트 다운'으로 백미를 찍었다. 먼저 2025년 지명된 아기호랑이 11명이 'MZ타이거즈'의 이름으로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추며 막을 올렸다.
이어 투수 유승철과 유지성, 김민주가 조를 이뤄 '잘자요 아가씨' 등을 선보였고 김도현, 황동하, 윤영철이 트와이스의 'CHEER UP'을 추며 팬들의 환호성을 샀다.
공연의 방점은 2024 KBO리그 MVP에 빛나는 김도영이 '도니'로 변장해 '푸른 산호초'를 부르며 찍었다. 김도영은 파란 스트라이프 티에 하얀 치마를 입고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김도영은 노래 중 박자를 놓치기도 했지만 일본어로 1,2절을 완창하며 박수를 받았다. 공연 후 김도영은 "이렇게라도 샤라웃이 하고 싶었다. 목이 아예 나갔다. 꼴등을 예상한다"며 "진짜 얼마 준비 못해 너무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도영의 여장으로 끝이 나는 듯 했으나 진짜 '큰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야수 변우혁과 외야수 박정우가 '미녀와 외야수'라는 이름의 2인조 그룹으로 무대에 서 백지영의 '내귀에 캔디'를 완창했다. 특히 변우혁은 185cm의 키에 95kg의 신장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여장으로 팬들을 놀래켰다. 그는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할 때부터 팬분들께 재미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한국에서도 독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나성범은 "화장도 잘됐고 미녀가 운동을 열심히 한 것 같다"면서 "옷이 조금 끼인다. 사이즈가 작다"고 평했다.
여기에 투수 이준영과 전상현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특별 공연을 펼쳤다. 최근 인기를 몰고 있는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아파트를 완벽재현했다.
시상식에서는 MZ호랑이가 5위를 차지했고 4위에 도니가 올랐다. 3위는 김도현, 황동하, 윤영철이, 2위는 유승철, 유지성, 김민주의 몫이었다.
대망의 1위는 미녀와 외야수의 변우혁과 박정우가, 특별상은 이준영, 전상현의 주르노마스와 상한로제파스타가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행사는 걸그룹 아이릿과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을 펼쳤고 한명재 캐스터의 나레이션이 가미된 2024 시즌 결산과 선수단의 공연 준비 도중 NG동영상, 양현종의 2025년 쿠키 영상이 이어졌다.
선수단의 무대인사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는 막을 내렸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영상=박현기자 pls2140@mdilbo.com
- 부진했던 AG금메달리스트, KIA V13 퍼즐 될까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최지민이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절치부심'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핵심 좌완 불펜 최지민에게 어울리는 단어다.지난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에 입단한 최지민은 담금질을 거쳐 2023년 잠재력을 터트렸다. 그해 58경기에 출전한 그는 59.1이닝을 던져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로 거듭났다.시즌을 마친 후에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대회 4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1승 2홀드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연봉도 상승하며 단숨에 억대연봉자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팀내 입지도 탄탄해진 그는 2024년 필승조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3월 4경기에서 4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한 그는 4월에도 12경기에서 11이닝 1승 1패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철옹성 피칭을 자랑했다. 이어진 5월에는 13경기 10이닝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70. 작년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듯 했다.그러나 6월부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6월 12경기에서 8.2이닝만을 던졌고 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무너졌다. 이어진 7, 8월에는 평균자책점이 두 자리수로 오를만큼 크게 부진했고 그나마 9월 3.60으로 안정감을 찾았지만 이미 벤치의 신뢰를 잃은 뒤였다.시즌 최종 성적은 56경기 46이닝 3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09.어쩌면 그의 부진은 4월부터 예고됐을지도 모른다. 4월 11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사사구가 11개에 달했다. 5월에도 10이닝 동안 11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낮은 평균자책점 속에서도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지민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에는 성공했으나 1경기 출전 0.2이닝 투구에 그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최지민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다행히 곽도규가 혜성처럼 등장해 최지민의 공백을 메웠고 KIA는 V12에 성공했다.2025년 통합우승 2연패에 도전하는 KIA는 여전히 전력구상에 최지민을 포함시키고 있다. 2023년의 모습이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최지민을 옆에서 지켜봐온 정재훈 투수코치는 "최지민은 2023년 풀타임 첫해를 보냈다. 그런데 호주부터 대표팀까지 다녀오며 너무 많이 던진 여파가 있는 것 같다"면서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많이 던졌는데 그러면서 릴리스포인트나 공의 궤적이 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2023년에는 성적이 좋으면서 선수 스스로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는데 2024년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며 본인이 많이 위축이 됐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부진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스프링캠프를 가게 되면 지민이는 회복에 중점을 두고 좋았을 때의 모습을 영상으로 많이 보여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일단 몸이 만들어져야하는게 우선이고 그러다보면 자신감이 생겨서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KIA에게 최지민의 부활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우완 불펜투수 장현식이 FA자격을 얻어 LG트윈스로 떠나 전력에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 2024년 부진했던 최지민이 그 전의 모습을 찾아준다면 KIA가 불펜을 운용하는데는 보다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최지민이 2023년의 공을 되찾아 KIA의 우승 2연패에 일조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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