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학대받는 아이들의 기적같은 모험이야기

입력 2024.08.02. 10:57 김종찬 기자
라디오 포포프
안야 포르틴 글|밀라 웨스틴 그림|정보람 옮김| 다산어린이| 328쪽

'산타클로스, 무민, 오로라…' 핀란드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행복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행복의 뒷면에도 그늘은 있는 걸까?

'라디오 포포프'는 행복하기로 손꼽히는 북유럽 핀란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아동 학대라는 소재로 화제가 된 문제작이다. 이 작품은 2020년 핀란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핀란드아동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그해 최고의 어린이책으로 뽑혔다. 이후 전 세계 25개 나라에서 출간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아동 학대는 단순히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먹고 놀고 교육받는 등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때로는 방치하는 것, 혹은 지나치게 옥죄는 것 모두 아동 학대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알프레드를 비롯해 그런 아이들이 여러명이 등장하고, 이 아이들을 '잊힌 아이들'이라고 일컫는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마땅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부모와 사회로부터 잊혀진 아이들….

'라디오 포포프'는 잊힌 아이들이 책임감 없는 어른을 떠나 스스로 변화를 꾀하는 기적 같은 모험 이야기로, 독자에게 은밀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우리 시대와 아이들이 당면한 어두운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동화적이고 몽환적이며 희망적인 분위기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어린이의 현실 세계를 세밀하게 조명하면서 특유의 환상성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이 책을, 핀란드아동문학상 심사에서는 이렇게 평가했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이란 평생 보고 또 보면서, 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문제의 핵심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아이가 자라고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고유의 가치를 오롯이 품고 있는 이 작품,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함께 읽는 아름다운 이야기 '라디오 포포프'를 만나 볼 시간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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