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오브리·프랭크 테타르 지음, 토마스 앙사르 그림, 이수진 번역, 사이, 274쪽

기술 발달으로 우리는 전세계의 모습을 지도 보다는 사진이나 드론을 통해 만나고 있다. 색색의, 생생한 풍경을 보여주는 사진에 비해 평면에 전세계를 펼쳐놓은 지도는 따분할 뿐이기 때문이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의 저자 저널리스트인 에밀리 오브리와 국제관계학과 지정학을 공부한 토마스 앙사르 교수는 적어도 지정학의 영역에서는 사진이나 드론보다 지도에 의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지정학은 지리적 환경을 바탕으로 국제정치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우리와는 먼 세계 이야기의 학문 같지만 현재 우리는 몸소 지정학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겪으며 중국산 마스크에서 시작해 인도산 해열진통제까지 국가 간의 상호의존성을 절실히 체감하게 됐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상기후 현상 등을 통해 전 세계가 긴밀히 연결돼있음을 느끼고 있다.
두 저자는 이제 지정학은 우리 모두의 일이며 지도를 펼치지 않고서는 지금의 세상과 다가올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강조한다.
책은 아시아, 유럽, 중동,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5 대륙 28개국의 지정학적 현황을 컬러로 파악하기 쉽게 제작한 120개의 화려한 지도를 통해 설명한다. 세계 열강부터 지역 열강까지, 분쟁과 분열을 겪고 있는 국가들, 만성적 정치 불안을 안고 있는 나라들, 에너지 공급을 포함한 자원 문제를 겪고 있는 곳들 등 현대사에 격변의 역사를 쓰고 있는 국가 등이다.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왜 그렇게나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지, 중국은 거대한 영토를 가졌음에도 주변국과 영유권 다툼을 일으키는지, 스웨덴은 왜 자신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 염려하는지, 튀르키예는 왜 스웨덴과 폴란드의 나토 가입을 그토록 반대했는지, 인도는 왜 세계 강국이 되지 못하고 지역 강국에 머무는 지 등에 대한 답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단시조로 펼쳐낸 삶의 사유와 서정 글은 삶의 시간과 풍경을 펼쳐내는 캔버스이다.경제학자에 이어 시인으로 인생 제2막을 채우고 있는 정언(柾彦) 손형섭씨가 제2시조집 '새벽'(도서출판 서석刊)을 펴냈다.그는 지난 2023년 '월간문학' 신인상 등당으로 시조시인의 이름을 얻고 지난해 5월 첫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을 펴낸 뒤 1년 만에 두 번째 시조집을 발표했다.이번 시조집에는는 단시조(短時調)만 100편이 실렸다.1부 '첫차', 2부 '고향의 강', 3부 '가을 산책', 4부 '첫눈' 등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에 관해 각각 17편씩 68편을 수록했다. 5부 '인연'과 6부 '전라도여'에는 삶과 시대에 대한 32편을 담았다."아련히 들려오는/ 조선 닭 울음소리// 눈곱 낀 찬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새벽은/ 새날을 믿는/ 희망이요 출발이다"('새벽'전문)동트기 전 눈을 뜨며 이를 하루를 시작하는 시인은 창으로 몸을 움직이며 새로운 문을 연다.어느새 황혼에 이른 나이에도 아침은 늘 새롭고 인생은 설렌다.그가 말하는 아침은 희망이자 출발이며 행복이며 기쁨이다.손 작가는 시인의 말에서 "시조는 정형률에 더한 민족 고유의 시이고, 품격을 얹어 감동을 우려낼 수 있어서 단시조를 쓰고 싶었다. 45자 내외의 짧은 언어로 사물에 대한 사유와 서정을 정형 틀로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그것은 고려 말부터 우리 선조들이 조상 대대로 즐겨 노래했던 멋과 풍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 민족의 문학적 양식이므로 우리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이어 "그러나 막상 단시조를 쓰면서 느낀 것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단, 한 편의 단시조를 쓰기 위해 얼마나 깊은 사색과 성찰이 필요한 것인가를 배우게 되었다"며 "따라서 '빈 항아리'란 나의 단시조 한 편을 소개하면서 시인의 말로 대하고자 한다"고 적었다.'몇천 번/ 다그쳐야/ 둥글게 되는 걸까// 몇천 도/ 견뎌 내야/ 소리가 나게 될까// 몇천 년/ 기다려야만/ 체워질 수 있을까.' (빈 항아리)손형섭 시인은 1942년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전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국립목포대학교에서 대학원장·사회대학장·경영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지난 2007년 정년퇴임 후 고(故) 문병란 시인의 서은문학연구소에서 시 창작을 수강하며 늦깎이로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75세인 2017년 '문학예술' 봄호에 시 부문 신인상을, 가을호에 수필 부문 신인상을 각각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왕성한 창작욕으로 시집 '별빛', '파도', '만추', '겨울 나그네' 등 4권과 수필집 '삶의 흔적', '추억', '아무려면 어떠랴' 등 3권을 발간했다.또 2023년 '월간문학' 9월호에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뒤 2024년 첫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을 펴냈다.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전남지회장과 광주시문인협회 이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광주시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광주시시인협회 문학작품상, 도서출판 서석 문학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등을 받았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진실의 詩語로 써내려간 분노와 위로
- · 시·수필·드라마···암송 무대 펼쳐진다
- · [단독 인터뷰] "이름 없는 것들을 위한 이름 되길"
- · 700년 역사 '가사문학' 가치 전달 '저변 확대' 기여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