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입력 2024.10.24. 13:46 최소원 기자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존 J. 미어샤이머, 스티븐 M. 월트 지음, 김용환 옮김|CRETA|508쪽

자유 국가가 불량 국가가 된 이유
미국 중동 정책의 현실 파헤치다

치열한 대선 전쟁을 뒤흔든 사태
피해자는 방패막이가 된 민간인

미·중 전략 경쟁과 다극화 시대
국제협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지원을 받아 온 이스라엘은 1년 전 발발한 하마스와의 전쟁에서도 여전히 낙관적인 태도로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군사적 행동은 미국을 난처하게 하며 그들에 이득이 없다는 것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돌아보더라도 미국은 '자유'의 나라로 손꼽힌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건국 이념의 미국은 언론과 자유롭게 연합을 형성할 수 있지만, 금기시되는 것을 건드리면 차갑게 돌아서 주요 미디어 대중 담론을 활용해 그들을 '반유대주의자', '나치주의' 등으로 깎아내리거나 고립시킨다. 이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유대인과 이민자로 구성된 로비 이익집단의 정치적 역동성이다. 이들은 미국 내 정책을 친이스라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계층으로 구성된 개인과 단체다.

미국은 '소련(러시아)'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국가 운영과 생존을 위해 미국에 합리적인 외교 정책을 요구한다. 애초에 비합리적일지라도 미국 유대인, 친이스라엘 집단은 결정권자인 미국 대통령을 의중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로비는 미국-이스라엘 관계를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미국 유대인과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전략적 이익도, 도덕적 당위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관대하고 무제한적인 지원을 지속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몇몇 국제정치학자가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외교 정책 문제점을 경고하지만, 그조차도 다수의 엘리트 계층과 로비의 힘 때문에 무마되고 만다. 로비는 미국 외교 정책뿐 아니라 정책 결정, 행정부 등 여러 부처에 영향을 끼친다.

책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는 미국 중동 정책의 중심에 '로비'가 있음을 강조하며 전쟁의 내면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 21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뉴시스

이 책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로비의 영향력이 미치는 악영향에 초점을 맞춰 이스라엘과 관련해 발생한 군사 외교적 충돌 사례와 로비단체와 미국 간의 사건들을 현실주의 관점으로 저술했다. 두 파트로 나눠 첫 번째 파트에서는 이스라엘에 물적·외교적 지원을 이어가는 무비판적이고 무조건적인 관계는 미국의 국익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두 번째 파트는 중동 정책을 수립하는 데 로비가 맡은 역할을 추적한다. 미국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로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여전히 미국은 이스라엘을 편애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곤욕을 겪고 있으며 최근 중재국들과 함께 협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우호국이자, 휴전국인 대한민국에 중동 전쟁은 마냥 남의 나라 일일까? 오히려 미·중 패권 전쟁에서 국제협력 경각심을 키우고 세계가 전쟁을 치르는 내면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약소국이나 중견국은 강대국이 될 수 없으므로, 약하게 봤던 상대 뒤에 어떤 강자가 지원하고 있는지, 국가 생존을 위해 누구와 동맹을 만들어 세력 균형을 유리하게 할 것인지 비판적인 사고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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