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좌 전남대 명예교수, 소설 산문집 동시 출간 화제

입력 2024.11.03. 15:09 최민석 기자
일상 속 삶의 의미·인간의 존재 성찰
자유의지 단상·예술 문학에 관한 사유

서용좌 (전남대 독일언어문학과 명예교수) 작가가 소설집 '날마다 시작'과 산문집 '스물셋, 아무렇더라도 나를 사랑해준 사람'(이상 푸른사상刊)을 동시에 펴냈다.

소설집 '날마다 시작'은 요양보호사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보호자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인간의 존재를 성찰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요양보호사를 직업으로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장편소설은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보호자 사이의 이야기이다. 자신과 주변인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소한 사건들과 이야기를 통해 그 속에 감추어진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성찰한다.

'지은이'라는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복지센터 소속으로 방문요양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새롭게 돌봄 서비스를 맡게 된 80대 할아버지를 찾아가면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간 집은 보호자가 맞아주는데, 치매는 아니지만 웬만한 일들에 반응하지 않는 할아버지가 함께 살고 있다. 주인공은 매일 환자의 집에 방문하여 식사와 약을 챙기고, 말동무가 되어주고 산책과 병원 방문을 돕는다.

사물을 포함한 존재의 의미, 먼지도 하나의 존재라는 생각, 참담한 현실, 왜곡되는 언어과 사색, 신앙에 관한 고찰이 이 책에서 진중하게 서술된다. 날마다 시작하고 날마다 미완성인 인생, 영원히 미완성인 인생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가 충만하게 다가온다.

산문집 '스물셋, 아무렇더라도 나를 사랑해준 사람'은 수필 창작나이 스물셋에 이르기까지 매년 써온 글을 묶은 이 책은 저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살아 숨 쉰다. 일상 속에서 끊임 없이 크고 작은 무늬를 그려내는 저자의 상념과 단상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입시 시험 감독을 맡았던 때, 울상으로 나타난 지각생을 보며 자신의 대학 입시 시절을 회상한다. 추운 겨울 입학시험을 보러 간 그녀는 시험장에 늦게 도착하게 되는데, 내치지 않고 받아준 교수님 덕분에 그녀는 무사히 시험을 치르게 된다. 교수님의 배려는 그녀가 교단에 서며 지각생과 결석생을 홀대하지 않게 된 계기가 된다. 전화보다는 이메일을, 이메일보다는 편지를 선호하는 그녀는 저물어가는 오프라인 시대의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자유의지에 대한 단상, 예술과 문학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단 한 톨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아무렇더라도 나를 사랑해주었던 어머니가 타들어 가는 불꽃처럼 떠난 이후 그 공백을 실감하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무늬를 그려내는 서용좌가 가진 삶의 철학과 인간 존재에 대한 사색이 이 산문집에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서용좌 작가는 '소설시대'에 '태양은' 으로 천료, '열하나 조각그림'(2001), 장편 '표현형', '흐릿한 하늘의 해' 등을 발표했고 전남대 독문과 명예교수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술서 '도이칠란트-도이치문학' 등을 썼고, 카프카 전집 발간에 참여해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카프카의 편지 1900-1924' 등을 번역했다.

이화문학상과 광주문학상, PEN문학상, 박용철문학상 등을 받았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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