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지구' 중심에 있는 것은 '나'

입력 2025.01.12. 15:08 최소원 기자
여동구 시조집 발간
'심해지는 기후 재앙 내 탓입니다'
시조로 풀어낸 기후 위기

'우리는 보고 싶다 신이 준 맑은 하늘/얼마나 말을 해야 인간들은 실천할까…/제발 좀 살게 해 다오. 객혈 쏟는 진달래'('미세먼지')

담양 출신의 여동구 시인이 최근 시조집 '심해지는 기후 재앙 내 탓입니다'(심미안)를 출간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담은 시조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상식과 경고', '수필' 등을 함께 묶었다.

제1부 '자연 재앙, 그 앞에서'는 '나는 이랬다', '실천하렵니다' 외 100여 편의 시조가 실렸다. 아이슬란드 오크 섬에서 오크 빙하가 사라지고 지난해 6월 광주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37.2℃를 기록하며 6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시조로 표현했다. 이 외에도 '우리 모두 비건하자', '육식을 줄이자' 등의 시조를 통해 과도한 육식은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어지는 제2부 '상식과 경고'에는 기후 재앙에 대한 상식과 경고를 전한다. '걷기'와 '달리기'에 차이가 있는 '플로킹'과 '플로깅', 미세플라스틱과 '광프리카' 등 당장 우리가 직면한 오늘날의 기후 위기를 독자에게 전한다.

여동구 시인

마지막 제3부에는 수필과 시조가 담겼다. 시인은 수필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특히 '출-혼-요-장의 인생길'에서는 유교적 관점에서 '관-혼-상-제'의 과정을 거치던 것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출생-혼인-요양(원)-장례(식장)'으로 소개하며 씁쓸한 유머를 남기기도 한다.

시인은 저자의 말에서 "인류의 멸종은 과거 공룡의 멸종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생태계 흐름이자 새로운 생명의 시작일 수 있다"며 "원 상태로 돌리지는 못할지라도 더 이상 끓는 지구를 만들지는 말자고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담양에서 태어난 여동구 시인은 조선대를 졸업하고 1984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지난 2024년에는 '영호남수필문학'지에 작품 '펄펄 끓는 지구, 어찌해야 할까요'가 신인상에 당선돼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홍복학원(대광여고, 서진여고)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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