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여름 불청객, 냉방병

@황춘호 청연한방병원장 입력 2021.07.29. 19:04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온열질환 뿐만이 아니다.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주의해야한다면, 주로 실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조심해야하는 것은 바로 냉방병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에어컨에 노출되는 시간도 늘어나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뚜렷하게 정의되는 질병이 아닌 일종의 증후군이다. 냉방으로 인해 차가워진 실내에 오래 머물러서 생기는 호흡기 증상, 두통, 신경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냉방병 증상은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호흡기 증상 때문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목이 답답하거나 가래가 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두통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주로 나타난다. 전신증상으로는 몸이 무겁고, 쉽게 피로해지며 몸의 한기와 더불어 근육통도 발생할 수 있다.

냉방병에 걸리는 원인은 급격한 실내·외의 온도차이다. 우리 몸은 생리적으로 외부의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더운 여름이 되면 높은 온도에 적응을 한다. 이 상태에서 낮은 온도의 실내에 머물면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해 혈액순환과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레지오날레균이다. 이는 오염된 에어컨 냉각수에서 자라 에어컨이 가동될 때 공기 중으로 퍼져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감염 초기에는 고열, 두통, 오한, 근육통을 수반하는 감기와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심하면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냉방병은 동의보감에서 여름병에 대해 언급한 '중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서의 한 종류인 '음서'의 경우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랫동안 바람을 쐬거나 찬 것을 많이 먹어 속이 차가워져서 나타나게 된 것으로 현대 냉방병과 매우 유사하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이향산이나 곽향정기산으로 치료한다고 돼 있다. 두 처방은 모두 땀으로 냉기를 몰아내어 비위의 기운을 따뜻하게 해서 여름철에 발생한 두통, 발열 등의 감기증상에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장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냉방병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 실내 온도관리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과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다. 실내외 온도차이를 5-6℃이내로 맞추고, 2-4시간 간격으로 5분이상 환기를 시키며 2주에 한번씩은 에어컨 필터를 세척하는 등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냉방병은 몸이 허약할수록 잘 걸리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땀을 많이 흘려 몸의 기운이 떨어졌다면 인삼, 맥문동, 오미자로 이루어진 생맥산으로 몸 안의 양기와 진액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냉방병은 생활 습관의 비정상적인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만큼, 생활 습관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생활 리듬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틈틈이 운동을 병행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여름철 건강관리의 핵심 포인트다.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보자. 황춘호 청연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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