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제임스웹과 창조 - 과학과 신학의 동행

@서해현 광주 서광병원장 입력 2022.11.03. 10:11

광대한 우주 공간에서 마치 용암이 구름을 뚫고 분출하는 것 같다. '창조의 기둥'이라는 이름이 붙은, 폭이 5광년이나 되는 기둥의 가장자리 근처에 새롭게 형성되는 별이 붉은 불덩이로 보인다. 지구에서 6천5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에 자리 잡은 '창조의 기둥'에서 가스와 먼지가 뭉쳐 새로운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본 광경이다.

신을 믿는 이들은 광활한 우주의 역사가 담긴 경이로운 광경을 마주하며 창조주의 능력을 찬양하고 신의 존재를 느낀다. 무신론자일지라도 광대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파노라마로 펼쳐진 장엄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존재 자체에 위압감과 경건함을 느낀다.

JWST은 빅뱅 직후 초기 우주 관측을 위해 개발되었다. 이 망원경 제작에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참여하였고, 30년간 100억 달러 넘는 비용이 들었다. 지난해 성탄절에 발사돼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두 번째 지점(L2)에 올 1월 도착하였고, 7월부터 경이로운 우주의 속살을 찍은 사진을 계속 보내오고 있다. 별 주변 가스구름과 우주먼지를 투과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은하 내부 구조와 별 탄생 과정을 세밀하게 볼 수 있다.

나사(NASA)는 지난 8월, JWST에서 MIRI(중적외선 관측장비)의 이상을 발견했다. MRS (중해상도분광기)관측의 휠 두 개 중 하나에서 문제가 생겼다. 고장 난 휠을 사용하는 MRS 관측 일정이 중단되었다. 다른 관측들은 모두 정상이다. JWST은 지구에서 멀리 위치하기 때문에 허블 망원경처럼 우주인을 보내서 바로 수리할 수 없다. 21세기 첨단 과학에도 실수는 있다.

138억 년을 이어온 우주의 질서는 기적이다. 우주를 움직이는 힘이 0.000000001%만 미세하게 변해도 우주의 역사가 바뀌고, 인간이 살 수 있는 지구는 없을 것이다. 무신론 과학자들은 우연에 의한 자연법칙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창조주를 전능한 신으로 믿는 이들은 창조주가 자연세계에 부여한 자연법칙을 통해 섭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간공간(inerstellar space)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별들, 지진·화산·대륙판이동 등 지구의 지질학 현상, 정자와 난자의 만남으로 만들어지는 새 생명, 모두 과학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신비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과학 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새물결플러스)에서 고백한다. "광대한 우주를 볼 때 우주보다 더 큰 분을 생각하게 되고 창조자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우주의 존재는 우주보다 더 위대한 존재를 가리키는 힌트가 아닐까?"

기독교 전통에 따르면, 신은 인간에게 '성서라는 책'(Book of Bible)과 '자연이라는 책'(Book of Nature)을 주었으며, 한 저자가 쓴 책이 서로 모순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성경이라는 책을 읽는 법이 신학이고, 자연이라는 책을 읽는 법이 과학이다. '신의 말씀'(God's Word)인 성서와 '신의 작품'(God's Work)인 자연을 함께 탐구할 때 저자를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신학과 과학은 더불어 탐구해야 할 학문이었다. 갈릴레오, 뉴턴, 다윈 등 과학혁명 영웅들 역시 '두 권의 책' 전통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신앙인으로 과학을 통해 신의 영광을 드러내려 했다.

원칙적으로 과학은 기독교 신앙과 모순되지 않으며 서로 보완적이다. 성서는 고대 중근동 사람들의 상식을 토대로 창조를 설명한다. 성서는 누가(who) 왜(why) 창조했는지 관심이 있다. 어떻게(how)는 관심이 없다. 창조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과학이 밝혀낼 영역이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의 지동설, 중력으로 천체운동이 이루어진다는 뉴턴의 만유인력, 17세기 초까지 6천년이 정설이었던 지구 나이, 찰스 다윈의 진화론 등 과학이 자연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때, 교회가 종종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항상, 신학은 성서에서 새로운 신의 언어를 발견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신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과학의 발전에 따라 변한다. 성서나 신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이 변하고 지혜가 성장하는 것이다. 과학이 발견한 내용은 사실 창조 과정에 담긴 창조주의 지혜이다.?서해현 서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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