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국민건강보험, 이대로는 안된다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의장(연합외과 원장) 입력 2022.11.10. 10:09

전 국민건강보험보장성 강화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등이 켜지고 있다.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그 동안 비급여였던 검사 및 진료행위들이 대폭 의료보험으로 급여화 되면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고,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시 검사 및 치료비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이다. 건보공단은 이번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지난 메르스 당시까지 포함하면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했다.

치료비를 제외한 진단검사비, 신속항원검사비, 예방접종비 등은 건강보험법에서 지정된 지원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법률상 감염병 환자 진료 등 의료비용은 국가부담이 원칙인데 건강보험 재정 심의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요양급여를 결정했다고 해도 이는 법령으로 볼 수 없어 이번 코로나19 펜데믹 시 검사비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또한, 현행법령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 20%를 지원해야 한다. 국고에서 14%,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국고지원은 매년 법에서 규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덜 낸 국고지원금은 30조원이 넘는다. 지금까지 정부가 부담해야 할 국고는 지급하지 않고, 코로나19 지원을 건강보험에 떠넘긴 것이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의 국고지원 책임을 명시한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1항은 오는 12월31일 일몰(자동 폐지)을 앞두고 있다. 건보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규정은 2007년부터 10년 일몰제로 운영됐다. 두 차례에 걸쳐 1년, 5년씩 연장돼 현재 유효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현재 지켜지지도 않는 법정 지원 기준마저 '일몰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나라별 지원 률은 우리나라가 약 13.4%로 네덜란드 55%, 프랑스 52.2%, 일본 38.8%, 벨기에 33/7%, 대만 22.9%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런데, 이마저도 일몰제에 의해 중지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에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급여비 증가가 둔화되었으나, 고령화 및 만성중증질환 증가, 의료이용 회복 등으로 급여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2년에서 2026년까지 건보 재정전망 결과는 2023년부터 당기수지는 적자로 전환, 2026년엔 준비금 적립에 해당하는 누적 수지 액을 1개월분으로 전망했다. 이 마저도 보험료인상률 1.49% 반영과 정부지원율 14%를 유지한 예상 수치다. 결국 이렇게 되면 결론은 국민들의 보험료 증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강보험 재정관리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직원 46억 횡령사건으로 어떻게 일개인이 그렇게 많은 공단의 돈을 횡령할 수 있는지 철저한 재정관리 가 필요하고, 또한 건강보험증이 지난 5년간 24만 건, 약 310억 원이 출국 과정에서 도용된 걸로 확인되는 등 건강보험 사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도 현재 자동차 등 재산에 부과되는 보험료는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 현재 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 없는데 일본은 10% 안팎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재산의 보험료를 부과하는 비율이 40%를 넘는다고 하니, 이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연금소득 같은 경우 아예 부과하지 않거나 절반 정도만 부과하는 곳이 다수라고 한다. 결국 종합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국가가 부담해야 되는 건강보험 지원금 20%를 지속적으로 지켜야 하며, 재정관리를 철저히 하고 부정사용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하여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이 튼실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종합적인 진단과 관리를 해야 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의장(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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