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치아 맹출장애 호미로 막아보자

@ 입력 2022.12.01. 10:09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돌아오면 부모님들의 마음은 이유없이 부산해진다. 내년이면 또 한 학년 올라가는데 부족한 과목은 어떻게 보충할까, 새로운 학원을 알아볼까, 학기중에 못했던 독서나 운동을 더 시켜볼까, 엄마들의 눈매가 매서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챙겨야할 부분이 치아건강이다. 아이들의 치아건강이라 하면 흔히 충치 관리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오늘은 의외로 많지만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맹출장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맹출장애란 치아가 어떤 원인에 의해 적절한 시기를 넘어서까지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유치열기를 지나 만 6세경 아래 앞니와 제1대구치라고 부르는 어금니가 나오기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위 앞니가 나오게 되는데 이때가 치아맹출장애가 있는지 면밀하게 관찰해 보아야 하는 시기이다.

물론 아이들마다 성장 사이클이 다 다르듯이 치아발육시기에도 개인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평균적인 연령에 치아가 나지 않는다고 모두 다 맹출장애인 것은 아니며 병적인 원인에 의해 치아가 나지 못하는 경우를 맹출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영구치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제1대구치는 종종 앞쪽 유치 어금니에 걸려서 못나오는 경우가 있고 그 다음 순서로 나오는 위 앞니는 과잉치아나 치아종, 낭종 등의 장애물로 인해 맹출장애가 발생될 수 있으며 송곳니의 경우 공간이 부족해서 못나오거나 맹출각도나 위치이상으로 제자리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 치아 위치나 환자의 나이, 주변 치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게 되는데 원인 제거만으로 손쉽게 치료되는 경우부터 수년간의 교정치료가 필요한 경우까지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먼저 유치가 남아 있고 다른 원인이 없다면 유치를 빼주고 기다려 볼 수도 있고 치아가 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특별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우선 제거 해야 한다. 치아가 날 공간이 모자라는 상황이라면 공간을 확보하는 교정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영구치의 위치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는 상태라면 정상적인 위치로 당겨주는 견인 교정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5-10% 정도가 맹출장애에 해당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모든 치과 질환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이 맹출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가 쉽고 치료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이 속담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다가 나중에 큰 힘을 들이게 된다 인데 치과에서 아이들을 30여년간 치료하면서 이 옛말의 교훈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아이의 영구치가 잘 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가래로 막기 전에 이번 방학에는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방문해보자. 이난영 조선대학교 치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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