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심근경색증, 빠른 시간 안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

@홍영준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 2023.11.23. 15:19

통계청에서 2023년 9월 20일, 2022년 우리나라 사망 원인 통계 결과를 발표하였다. 2022년 사망자 수는 총 372,939명으로 전년 대비 55,259명(17.4%) 증가하였고,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727.6명이었다. 80세 이상의 사망자가 전체 사망에서 53.8%를 차지, 10년 전보다 17.0% 증가하였다. 10대 사망 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코로나19,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간 질환 순이었고 이러한 10대 사인은 전체 사망 원인의 67.4%를 차지하였다.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은 지속적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사인이었고, 고혈압성 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5.1명으로 전년 대비 2.9명 증가하였다.

순환계통 질환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134.7명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하였는데 심장 질환 65.8명, 뇌혈관 질환 49.6명, 고혈압성 질환 15.1명 순이었고 전년 대비 심장 질환 7.0%, 뇌혈관 질환 12.6%, 고혈압성 질환 24.2% 증가하였다.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은 10만 명당 여자가 140.6명으로 남자 128.7명보다 1.1배 높았고, 전년 대비 10만 명당 남자 12.6명(10.8%), 여자 13.8명(10.9%) 증가하였다. 고혈압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 사망률은 여자가 남자보다 높았으나, 허혈성 심장 질환 사망률은 10만 명당 남자 33.2명으로 여자 24.3명보다 높았다. 순환계통 질환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망률도 증가하는 추세이었고, 모든 연령에서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고혈압성 질환 순으로 높았다. 심장 질환의 경우 40-60대에서는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과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는데 허혈성 심장 질환, 특히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져 발생하며 동맥경화가 화산처럼 예고 없이 터져서 심장 근육을 죽게 만드는 초응급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약 30~40%의 환자가 사망하며, 병원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더라도 5~10% 정도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여 심장 근육이 죽게 되면 심장 근육 조직이 불안정해져서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여 사망할 수 있다. 가슴 통증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 이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급성심장사 혹은 돌연사라고 말하는데 급성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심근경색증이다. 이러한 심근경색증이 우리나라에서 최근 10년간 2배로 급증하고 있다. 2010년 6만 6000여 명이던 환자가 2020년에는 12만 1000여 명으로 늘었다. 남자는 60대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고, 50대 후반부터 70대 초반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돌연사한 '방랑 식객' 임지호 셰프(65세 사망), 영화 여고괴담 제작자 이춘연 대표((71세 사망)도 심근경색증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자는 심장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사라진 폐경기 이후 70대와 80대 때에 심근경색증이 많이 발생한다. 특이한 것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심근경색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간의 심근경색증 발생률 변화를 보면 한국은 43%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는 모두 줄었다(2019년 OECD 헬스 통계). 또한 심근경색증 입원 후 30일 이내 사망률이 OECD 평균은 6.9%인데, 한국은 9.6%로 높다. 우리나라 심근경색증의 높은 사망률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우선 심근경색증에 대한 인식도가 낮다. 이 병은 가슴 통증 발생 후 관상동맥 조영술까지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하는 게 목숨을 건지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심근경색증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간이 일본과 싱가포르는 3시간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평균치는 5시간에 가깝다. 또한 심근경색증이 초응급 질환이라는 인식이 약하다 보니 119 구급대를 요청해서 응급실에 오는 비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다. 나머지는 이송 도중 응급 처치가 전혀 없는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온다는 얘기다. 심지어 경운기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 광주·전남 지역은 119 구급대 이용률이 20%도 안 된다.

그렇다면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빠른 시간 안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어 심장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심근경색증의 치료 원칙으로 치료 과정 중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의미이다. 즉, 심장 근육이 죽지 않게 하는 데 있어서 가슴 통증이 나타난 이후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은 증상이 발생한 후 최소 2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술이나 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준다 하더라도 병원에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병원에 오는 시간이 1시간씩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1% 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면 거의 모든 환자가 큰 후유증 없이 생존할 수 있다.

심근경색증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안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주위 사람에게 빨리 도움을 요청하고 망설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여 구급차를 이용하여 대학병원이나 심근경색증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빨리 가야한다. 홍영준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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