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 4일간 기록적인 가을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전남도와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여수산단 401.5㎜, 순천 377㎜, 장흥 359.6㎜, 강진 339.1㎜ 등 순이었다. 도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189㎜를 기록했다
전날 1시간 최다 강수량은 진도 112.2㎜, 해남 101㎜, 강진 96.5㎜, 장흥 80.9㎜, 완도 64.8㎜, 목포 35.3㎜, 광주 23.4㎜ 등 순이었다.
순천은 20일 하루동안 200.8㎜의 비가 내려 9월 일강수량 최고 극값을 갈아치웠다.
이 기간 폭우로 인해 소방당국에서는 총 1천105건(광주 8건·전남 1천96건)의 소방출동이 이뤄졌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35분께 장흥군 장흥읍 평화저수지에서 A(8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13분께 장흥군 장흥읍 주택 인근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드론, 소방차량 등 장비와 인력 226명을 투입해 수색 2일차인 이날 A씨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집중호우로 인해 길과 수로가 구분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기록적 폭우로 인해 주택과 농경지 등 사유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목포와 순천, 고흥에서는 각각 주택 1개소가 비바람에 반파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주택 침수 피해도 371건(진도 182건, 해남 67건, 장흥 66건, 고흥 22건, 완도 15건, 화순 7건, 강진 6건, 순천 4건, 무안 2건)로 집계됐다.
또 19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보성 716㏊,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담양 15㏊, 고흥 10㏊, 영광 7㏊, 진도 3㏊ 등 총 1천30.3㏊의 벼 쓰러짐 피해가 났다.
같은 기간 완도에서는 배추모종 2㏊가 유실됐고, 순천에서는 열무와 갓 농경지 0.3㏊가 물에 잠겼다.
장흥의 한 농협 양곡창고에서는 비축 양곡이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로 닭과 오리 22만2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암과 해남 등 농가 3곳에서 닭 16만 4천마리, 장흥과 진도 등 농가 3곳에서 오리 5만8천마리가 폐사했다. 축산 피해액은 4억7천3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전날 오후 진도 조금시장의 점포 34개소도 집중호우에 침수됐고, 이에 앞서 20일 오후 4시께 영광군 백수읍에서는 주택 6개소가 침수돼 주민 6명이 2시간가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해남 화원면의 국도 77호선 도로와 장흥읍 국도 23호선 도로, 순천 금당지역과 조례동 일대 지하도로 등이 침수됐다.
강진 옴천면과 군동면의 지방도로에서는 토사 유실이 일어나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전날 오후 6시께 순천시 조례동의 한 공동주택단지에서는 도로 침수와 함께 토사가 유출됐다.
이에 앞서 오전 5시45분께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봇대가 파손돼 인근 90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4시간가량 중단됐다.
20일에는 완도군 신지면의 전봇대 변압기가 낙뢰로 파손되고, 순천 조례동의 한 가로수가 비바람에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여수의 여객선터미널과 고흥군 과역여객터미널도 각각 시설 파손과 침수 피해가 났다.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피해액은 총 19억4천만원가량으로 집계됐다.
현재 목포 27항로 42척, 완도 13항로 23척, 여수 8항로 10척, 고흥 5항로 5척 등 해상 여객선 48항로 66척이 통제 중이다.
지리산과 내장 백암산, 월출산, 무등산, 다도해 등 전남권 국립공원 5개소 역시 전면·부분 통제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으며, 서해 남부해상과 남해 서부 동쪽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5월 학살 주범 전두환 잔재, 전국 곳곳에 12일 고동의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간사가 경남 합천군 전두환 생가 앞에서 안내문에 적힌 전두환씨의 과오를 미화한 설명을 지적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광주 학살의 주범인 전두환씨의 잔재가 전국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다.12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전씨가 태어난 경남 합천부터 서울, 경기, 장성 등 전국 곳곳에 전씨를 기념하는 시설이 있다.우선 합천에는 전씨가 유년기를 보낸 생가가 있다. 12·12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씨는 1983년 자신의 생가를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생가 앞 안내판에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12·12가 빚어졌다', '취임 때 한 단임 실천 약속에 따라 40년 헌정사에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다' 등 전씨의 과오를 미화·포장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합천군은 해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들여 전씨 생가의 초가집 지붕과 정원을 관리하는 중이다.전씨의 아호 '일해(日海)'를 딴 공원도 있다. 2004년 조성됐을 때만 하더라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으나, 2007년 합천군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공원에 세워진 표지석에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한다'라는 문구가 전씨의 친필로 새겨져 있다.아울러 합천군청 청사 외부에는 전씨의 기념식수가 심어져 있기도 하다.또 서울 국립중앙도서관과 중소기업중앙회에는 각각 '국민 독서교육의 전당'과 '중소기업은 나라의 주춧돌'이라고 전씨의 친필을 새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경기도 과천 국사편찬위원회에도 전씨의 기념식수가 있다.경남 합천군청 청사 외부에 심어진 전두환씨 기념식수.지역에서는 장성군 상무대 무각사에 있는 전씨의 범종이 대표적이다.이 범종은 전씨가 1981년 기증한 것으로 '상무대 호국의 종', '대통령 전두환 각하' 등의 문구가 쓰여져 있다.재단은 이밖에도 전국 군부대 등에 전씨의 잔재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차종수 재단 기록진실부장은 "범죄를 저지른 자는 엄중히 처벌해 역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굴곡진 역사를 곧게 펴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한 사이 퇴행의 싹을 틔우게 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범죄자를 기념하는 시설을 관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사법부로부터 유죄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서는 기념물을 조성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 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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