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 뚫렸나' 기록적 폭우에 전남서 인명·재산 피해 속출

입력 2024.09.22. 17:37 차솔빈 기자
21일 오후 순천시 조례동의 한 공동주택단지에 침수와 함께 토사가 유출됐다. 독자 제공

전남지역에 4일간 기록적인 가을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전남도와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여수산단 401.5㎜, 순천 377㎜, 장흥 359.6㎜, 강진 339.1㎜ 등 순이었다. 도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189㎜를 기록했다

전날 1시간 최다 강수량은 진도 112.2㎜, 해남 101㎜, 강진 96.5㎜, 장흥 80.9㎜, 완도 64.8㎜, 목포 35.3㎜, 광주 23.4㎜ 등 순이었다.

순천은 20일 하루동안 200.8㎜의 비가 내려 9월 일강수량 최고 극값을 갈아치웠다.

지난 21일 오전 5시45분께 전남 광양 옥룡면 죽천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전봇대를 덮쳤다. 광양소방서 제공

이 기간 폭우로 인해 소방당국에서는 총 1천105건(광주 8건·전남 1천96건)의 소방출동이 이뤄졌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35분께 장흥군 장흥읍 평화저수지에서 A(8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13분께 장흥군 장흥읍 주택 인근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드론, 소방차량 등 장비와 인력 226명을 투입해 수색 2일차인 이날 A씨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집중호우로 인해 길과 수로가 구분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기록적 폭우로 인해 주택과 농경지 등 사유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21일 오후 해남군 문내면에서 소방대원들이 침수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해남소방서 제공

목포와 순천, 고흥에서는 각각 주택 1개소가 비바람에 반파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주택 침수 피해도 371건(진도 182건, 해남 67건, 장흥 66건, 고흥 22건, 완도 15건, 화순 7건, 강진 6건, 순천 4건, 무안 2건)로 집계됐다.

또 19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보성 716㏊,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담양 15㏊, 고흥 10㏊, 영광 7㏊, 진도 3㏊ 등 총 1천30.3㏊의 벼 쓰러짐 피해가 났다.

같은 기간 완도에서는 배추모종 2㏊가 유실됐고, 순천에서는 열무와 갓 농경지 0.3㏊가 물에 잠겼다.

장흥의 한 농협 양곡창고에서는 비축 양곡이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로 닭과 오리 22만2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암과 해남 등 농가 3곳에서 닭 16만 4천마리, 장흥과 진도 등 농가 3곳에서 오리 5만8천마리가 폐사했다. 축산 피해액은 4억7천3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전날 오후 진도 조금시장의 점포 34개소도 집중호우에 침수됐고, 이에 앞서 20일 오후 4시께 영광군 백수읍에서는 주택 6개소가 침수돼 주민 6명이 2시간가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해남 화원면의 국도 77호선 도로와 장흥읍 국도 23호선 도로, 순천 금당지역과 조례동 일대 지하도로 등이 침수됐다.

강진 옴천면과 군동면의 지방도로에서는 토사 유실이 일어나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전날 오후 6시께 순천시 조례동의 한 공동주택단지에서는 도로 침수와 함께 토사가 유출됐다.

이에 앞서 오전 5시45분께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봇대가 파손돼 인근 90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4시간가량 중단됐다.

21일 오후 고흥의 한 여객터미널이 호우로 인해 침수됐다. 고흥소방서 제공

20일에는 완도군 신지면의 전봇대 변압기가 낙뢰로 파손되고, 순천 조례동의 한 가로수가 비바람에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여수의 여객선터미널과 고흥군 과역여객터미널도 각각 시설 파손과 침수 피해가 났다.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피해액은 총 19억4천만원가량으로 집계됐다.

현재 목포 27항로 42척, 완도 13항로 23척, 여수 8항로 10척, 고흥 5항로 5척 등 해상 여객선 48항로 66척이 통제 중이다.

지리산과 내장 백암산, 월출산, 무등산, 다도해 등 전남권 국립공원 5개소 역시 전면·부분 통제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으며, 서해 남부해상과 남해 서부 동쪽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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