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주간 맞이 토크콘서트·포럼
배우 최수종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
개개인의 인격체 존중하는 것 강조
일·가정 양립에 대한 의견 밝히기도
2부 포럼서 1천명 실태조사 결과 공개
"배우 일을 하지만,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은 출산뿐만 아니라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일인 다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과 남성의 역할을 따로 구분 지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전남여성가족재단이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을 위해 3일 오후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가족행복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끄는 행사는 1부로 진행된 배우 최수종의 토크콘서트. 평소 '국민 남편'이라고 불릴 만큼 가정적인 이미지로 사랑받는 최씨는 '소중하고 행복한 가족관계'를 주제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인경 전남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그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가화만사성'이라는 얘기처럼 가족이 평화롭고 행복해야 사회가 잘 되고, 사회가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나아가야 나라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가족 구성원들과 모두 존댓말을 사용한다는 일화와 함께, 말로써 개개인의 인격체를 존중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그림자를 보고 따라간다. 따라서 부모들은 그 하나의 인격체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같은 말이라도 언어의 구사법에 따라 상대가 받아들이는 게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 간의 갈등 해결법에 대한 담화도 나눴다. 그는 "지금까지 아내인 하희라와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며 "미묘한 신경전이 발생하면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는지 생각해 보고, 시간을 가지다 보면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감정에 앞서 하고 싶은 말을 절제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기보단 생각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침 한 번 삼키는 사이에 모든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 2016년 전남교육청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한 최씨는 자신의 교육관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녀를 교육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으로 '인성'을 꼽았다. 최씨는 "몸, 마음, 정신이 바른 것은 결국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며 "이를 위해서는 가족과 일상적이고 사소한 얘기라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혼여행에서 생긴 아이가 4개월 후에 유산됐다. 이어 둘째, 셋째도 유산이 됐었다. 그때 아내에게 '우리 둘이서만 재밌게 삽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가정은 아이가 있건 없건 똑같은 것 같다"며 "미혼이든, 가정의 형태가 어떻든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잇따라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사전에 전남도민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해 답했다.
그 중 한 도민의 '최근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게 됐다. 이와 관련한 허무와 갈등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최씨는 "아내가 정말 인기가 많았을 때 아이를 가져 5년간 육아를 하고 복귀하는데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며 "그런 아내에게 '갖고 있는 귀한 재능을 활용하라'고 용기를 줬던 기억이 난다"면서 정서적 유대와 응원이 중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2부 포럼에서는 전남여성가족재단 김경주 연구원이 지난 6월 전남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4명의 남녀 도민이 변화하는 가족의 인식과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시위 문화도 세대 따라 변화한다 지난 8일 광주 시민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여했다. 독자 제공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회, 시위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엄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던 집회가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으로 변화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지난 주말부터 5·18 민주광장을 비롯한 광주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며 아이돌과 야구 팬덤을 중심으로 촛불 대신 응원봉이나 굿즈를 흔드는 등 새로운 집회 문화가 눈길을 끈다.지난 8일 5·18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여한 한 X(엑스, 구 트위터)이용자는 자신을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팬이라고 밝히며 "시위 참여 당일 새벽 좋아하는 아이돌이 보낸 응원 메시지를 보고 시위에 참여할 팬들을 X로 모집해 함께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응원봉은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고, 집에 있는 물품이라 새로 사지 않아도 돼 환경 보호도 되겠다는 생각에 들고 나갔다"며 "같은 응원봉을 든 팬덤끼리는 인사도 하고 간식이나 건전지 등을 나누기도 했으며 시위 종료 후에는 다른 아이돌의 팬덤과도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다음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등의 연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지난 8일 한 서울 시민이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충장로의 분식집에 김밥 50줄을 선결제한 사연이 전해졌다. X 갈무리집회 현장에는 프로야구팀 KIA타이거즈의 팬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8일 한 X 사용자는 "누가 하야 부채를 만들었다"는 게시물과 함께 KIA타이거즈의 부채 굿즈를 변형해 시위에 가지고 온 시민의 모습을 게시하기도 했다. 'AH YA!(아야)'라고 쓰인 기존 견제 구호를 'HA YA!(하야)'로 바꾼 것이다.선결제 응원도 이어졌다. 집회 인근 커피숍이나 분식집에 선결제를 해두고 SNS를 통해 공유해 집회 참석자라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80년 5월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정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다.8일 5·18 민주광장으로 집회를 나가는 시민들을 위해 충장로의 분식집에 김밥 50줄을 선결제해둔 한 X 이용자는 자신이 서울 시민이라고 밝혔다.지난 8일 광주 시민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여했다. 독자 제공그는 "좋아하는 아이돌이 광주 출신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 당연하게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광주시민 덕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날씨도 추운데 참여하시는 분들이 김밥 한 줄이라도 간단하게 챙겨드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했다"고 답했다.상무지구에 위치한 픽업 전용 케이크 가게 사장이 집회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을 위해 직접 케이크를 배달한 훈훈한 사연도 전해졌다.한 시민이 케이크 가게에 “시위장을 못 떠날 것 같으니 퀵으로 케이크를 보내달라. 퀵 비용은 당연히 사비로 지불하겠다”고 문의하자 가게 사장은 “퀵비 입금하지 말아달라. 오늘 같이 추운 날에 고생하시는데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겠다”고 답하며 직접 케이크 배달에 나선 사연을 공개해 3만여 회 공유가 되는 등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전해주었다. 누리꾼들은 ‘돈쭐내줘야 한다’, ‘생일 케이크는 앞으로 여기서 맡길 것’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해당 케이크 가게 사장 정다솜씨는 “원래 케이크 배달이 따로 안 되는 가게다”며 “퀵비가 2만원 가까이 한다. 그날 시위에 함께 참여하고 싶었는데 가게 근무 때문에 참여를 못해 감사한 마음에 가져다드린 것이고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화제가 될 줄 전혀 몰랐다. 어떤 걸 바라고 드린 것도 아니고 시민분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주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이같은 시위 문화 변화에 대해 집회 주최 측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보고 있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SNS를 통해 서로 연대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말한다.지난 8일 한 X 이용자가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KIA타이거즈의 굿즈를 변형해 들고나온 시민을 포착했다. X 갈무리지역 99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 광주비상행동(이하 광주비상행동)의 홍성칠 상황실장은 "젊은 층이 스스로 시위 현장에 참여해 그들의 문화와 방식대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현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며 "시위 문화에도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 온 것으로 보며 다들 반가워하고 있으며 젊은 층이 이번에 광장으로 나온 것을 계기로 자가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젊은 층과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김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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