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는 수험생 자녀둔 부모들 발길 이어져
"그동안 수능을 위해 하고 싶은 거 참아가며 오랜 시간 열심히 노력해온 만큼 좋은 결과를 거두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광주지역 곳곳에서 수험생을 응원하고 기원하는 물결이 이어졌다.
13일 오전 광주 남구 설월여자고등학교. 본관 입구 앞으로 시상식에서나 볼 듯한 레드카펫이 길게 깔렸다.
카펫 중간 지점에는 '설월여고 수능대박'이라는 글과 '합격의 종'이라고 불리는 대형 종이 달린 아치형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으며, 양옆으로는 1·2학년 재학생과 선생 400여명이 나란히 도열했다.
수능을 하루 앞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매년 수능 전날마다 학생과 선생들이 수험표를 받고 교정을 나서는 수험생들을 직접 배웅하는 것은 설월여고의 오래된 전통이다.
학생들의 손에는 '수능대박!', '정답만 보이네', '언니들 파이팅'이 한 글자씩 적힌 손수 만든 피켓과 형형색색의 풍선이 쥐어져 있었다. '선배님들 '재수' 없어요~', '찰떡처럼 붙어라' 등 재치 있는 문구의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날 응원전 준비를 도맡은 박서연(18) 설월여고 학생자치회장은 "선배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열심히 기획했다"며 "열심히 준비해오신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곧이어 총 198명의 수험생들이 문을 열고 한 명씩 걸어 나오자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수험생들은 응원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며 차례대로 교문을 통과했다. 쑥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수험생,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글썽이는 수험생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의과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수험생 이유지(19)양은 "의대 정원이 늘어 경쟁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노력한 만큼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수능이 끝나면 친구들과 코로나 이후 못 갔던 해외여행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박유민(19)양은 "선배들을 응원만 하다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실감이 안난다"며 "실수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게 목표다. 수능이 끝나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같은 날 광주 서구 무각사와 동구 증심사를 비롯한 광주지역 주요 사찰에서도 수험생들의 건투를 기원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별도의 수능 특별 예불은 없었지만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웅전에 마련된 향로에 향을 피우고 공양미를 시주하거나 소원을 빌며 불전함에 돈을 넣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기도를 했다.
'수능 고득점', '대입합격기원', '학업성취발원' 등 사찰 곳곳에 소원을 담아 적어 놓은 글귀에도 간절함이 뭍어났다.
팔에 깁스를 한 채 무각사를 찾은 백인의(77·여·서구 화정동)씨는 "손자가 수능을 앞두고 있어 108배를 하러 왔다"며 "실수 없이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박미한(49·여·서구 치평동)씨는 "아들이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대 증원으로 재수생이 늘어 걱정된다"며 "아들이 실력을 발휘해 어디든 합격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증심사에서 만난 정모(53·여·동구 학동)씨도 "딸이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도하러 왔다"며 "수능이 끝나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다. 운도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차솔빈기자
영상=안태균기자 gyun@mdilbo.com
- 지난해 117억 추가 체불···대유위니아 피해 '눈덩이' 수백억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 회장은 3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총 347억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는다. 뉴시스대유위니아가 노동자 2천여명에게 총 1천196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법인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117억원을 추가로 지급하지 못해 체불 규모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대유위니아는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위니아전자·위니아·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등 3개 계열사 노동자 2천87명에게 누적 임금 1천196억6천200만원을 체불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117억7천100만원의 임금이 추가 체불된 것으로 알려졌다.청산액은 320억7천100만원으로 체불 임금의 26.8%에 그쳤다.대유위니아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계획안에서 골프장과 빌딩 등 자산을 매각해 체불 임금을 변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골프장 매각 대금 3천억원 중 겨우 30억원만 임금 청산에 사용됐으며, 성남 대유위니아타워 매각은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매각된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일가 소유의 선릉 대유타워(670억원) 대금 역시 체불 임금 변제에는 쓰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정부가 대유위니아 노동자들에게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 대지급금 94억3700만원 중 회수된 금액은 고작 6천400만원(0.6%)에 불과했다.대유위니아의 주요 생산거점인 광주·전남 지역의 노동자들은 체불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광주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체불임금을 신고한 노동자 수는 9천160명으로 전년보다 418명이 늘었다. 체불액 규모는 2023년(631억259만7천826원) 대비 약 39.2% 증가한 878억818만4천878원으로 집계됐다.그러나 같은 기간 청산 규모는 2023년 334억6천665만6천648원에서 지난해 373억8천624만8천629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쳐 체불 해소가 더딘 실정이다.김 의원은 "대유위니아에게 체불임금 청산, 대지급금 변제 의지가 있는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대유위니아 임금 체불 사태를 종식할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국회 환노위는 이날 대유위니아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열고 체불임금 문제를 비롯한 관련 사안을 점검했다.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 및 주요 책임자들은 청문회에 모두 불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영우, 한유진 대유위니아그룹의 실질적인 오너 부부도 불참석을 통보했다.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어야 한다, 불출석 사유서를 보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홍배 민주당 의원도 "박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와 오늘 청문회 (모두) 불출석했다. 답변 내용이 향후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이 크다면서 본인 형량이 늘어날까 봐 못 나오겠다(고 한다)"며 "배우자 한씨는 명백히 도피성 출국이라고 보인다. 이들을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해달라"고 말했다.한편,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은 계열사 등에서 임금·퇴직금 398억여원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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