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고인 ACC 기증 기록물
희곡 초고·공연기록 등 선보여
공개 후 감시·통제된 대표작품
개막일 낭독 공연회 행사 개최

'오장군의 발톱'으로 유명한 극작가 '고 박조열(1930~2016)'을 조명한 아카이브 전시가 개막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가 오는 11일 '박조열과 오장군의 발톱' 전시를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5년 고 박조열 작가가 ACC에 기증한 기록물로 구성되며, '오장군의 발톱'과 '토끼와 포수' 등 희곡 초고를 비롯한 각종 저술과 다수의 공연 기록물로, 오는 2025년 3월 23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함경남도 함주군 출신인 박조열 작가는 흥남 철수 작전 때 월남해 13년 간 군인으로 복무하고 예편 이후에는 극작가로 활동했다.
박 작가의 대표 희곡 '오장군의 발톱(1974년)'에는 6·25전쟁과 남북 이산가족이라는 개인적 경험이 담겨있다. 냉전 체제의 심화와 반공 이념이 강조된 시기에 전쟁과 군대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혈육,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담고 있는 극이다.

'오장군의 발톱'은 평화로운 시골에서 농사밖에 모르던 오장군이 군대에 징집되면서 그와 가정의 비극이 시작된다. 그에게 배달된 영장은 다른 이에게 배달됐어야 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노모와 꽃분이가 행정관청을 찾아다니며 그의 귀가를 요청하지만 관료들이 책임을 미루는 사이 그는 전방에 배치되버리고 이기는 것만이 목표인 전쟁과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군대가 그를 죽음으로 이끌어간다는 내용이다.

이 극은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됐다. 집필 다음 해인 1975년 극단 자유극장의 초연을 불과 며칠 앞두고 검열기구의 '공연 불가 판정'을 받았다. 14년 후인 1988년, '오장군의 발톱'은 극단 미추에 의해 초연됐다. 해당 공연은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과 작품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박 작가는 지방 연극제의 도입, 한일 간 연극 교류, 창작극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연극 대본 사전 규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표현의 자유' 운동을 주도해 연극계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ACC 전시에서는 박조열의 삶과 그의 대표작 '오장군의 발톱'을 집중 조명함과 동시에 1960~1970년대 공연계의 상황과 이에 대응한 박조열의 활동을 소장 기록물로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국립극단과 아르코예술기록원 등 공연문화예술아카이브 네트워크 협의체(K-PAAN)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아르코예술기록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당시 검열기구에 접수된 '오장군의 발톱' 심의 대본과 구술 기록물을 제공했다.
국립극단은 전시 개막일인 오는 11일 ACC 극장3에서 '오장군의 발톱' 낭독회 공연(신재훈 연출·이승호 음악)도 준비했다. 낭독 공연 예매는 오는 3일부터 ACC 누리집에서 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현장에서도 예매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이번 전시는 소장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외부 기관과 협력으로 이뤄진 뜻깊은 전시"라며 "전시와 낭독 공연을 통해 작가 박조열 선생의 삶과 그의 대표작 '오장군의 발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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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아시아문화박물관, 중앙아시아실 새로 들어선다 ACC 문화정보원 지하3층에 위치한 아시아문화박물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로비 공간에 중앙아시아 전시장이 새롭게 조성된다.해당 공간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16일 종료되고 10월까지 8개월간 공사에 들어간다.ACC 문화정보원 지하3층에 위치한 아시아문화박물관은 상설전시실(동남아실), 기획전시실, 로비전시공간 등 3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다.상설전시실에서는 해상실크로드를 재조명한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가, 기획전시실에서는 극작가 박조열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박조열과 오장군의 발톱'이 각각 진행 중이다.로비전시공간에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아카이브 상설전시: 근현대기 아시아인들이 만들어 온 아시아적 정체성과 경험의 증언'이 진행 중인데 오는 16일 종료되고 그 자리에는 8개월간 공사를 거쳐 새로운 기획전시실(중앙아시아실)이 들어선다.당초 아시아문화박물관은 별도의 전시실이 아닌 로비공간을 활용해 각종 전시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 2022년 박물관 조직체계 및 제도 정비 후 체계적인 박물관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현재의 상설전시실도 지난해 1월 동남아실로 개관한 바 있다.ACC는 지난해 해상실크로드를 조명한 데 이어 올해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중앙아시아실을 마련하고 육로실크로드를 조망하는 특별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아카이브 상설전시가 진행 중인 로비 전시실 모습오는 10월 개막하는 특별전시는 'The Next Steppe, 초원의 바람'으로 관람객이 중앙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듯 초원, 유르트(몽골의 게르), 시장(바자르) 등 다양한 공간을 이동하며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문화양식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ACC 관계자는 "기존의 로비 공간을 전시실로 조성하는 만큼 시일이 다소 걸린다"며 "다른 상설전시나 기획전시를 관람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동선 안내를 하겠다"고 말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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