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 건축 양식 본채에 공유 부엌 추가
4천여 지역학 도서로 채우는 인문관도
내달 말 오픈 앞두고 시민 참여 독려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난 동명동 근대가옥이 연내 문을 열고 시민들에 열린 인문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에 앞서 인문공간을 운영하는 광주 동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서공유 운동 '내 인생의 책'을 전개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인문공간은 동명동 카페거리 초입인 동계천로 168-5에 위치한다. 한국, 일본, 서양 건축 양식의 특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가옥으로 1954년 지어졌다. 4년 전까지만해도 주거지로 사용되던 가옥은 이후 방치되다 지난해 상업 공간으로 팔리려던 것을 동구가 매입했다. 이 건축물이 가진 의미와 역사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이후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예술가들을 돕기 위한 정부 사업으로 추진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이 공간의 쓰임과 가치를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나갔다.
그 결과물을 지난 4월 궁동 미로센터에서 전시를 통해 선보였던 동구는 기획안에 따라 두 개의 공간을 신축하고 건축물 안정성 강화 등의 과정을 거쳤으며 오픈을 앞두고 현재 조경 공사 중이다.
이 가옥은 '동구 인문학당'이란 이름으로 인문학 저변을 넓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도서, 음식, 영화 등을 테마로 한 인문학이 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먼저 독특한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본채는 시민 인문동아리 활동이나 인문강좌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쓰인다. 또 작은 전시 공간을 마련해 해당 가옥의 내력을 소개하고 숨은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다실을 꾸며 주민들과 함께 차를 매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채 건너에는 음식을 주제로 한 주민 프로그램이 운영될 공유 부엌이 새롭게 지어졌다. 마당은 넓은 공간을 활용해 주민들이 공원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벤치 등을 두고 열린 공간으로 운영한다.
인문관(가칭) 또한 신축된 건물이다. 이곳은 서가로 꾸며질 예정이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분기별 도서 기획전이나 동아리 프로그램 등을 구상 중이다. 서가에는 지역학을 테마로 4천 여권의 도서가 배치될 계획이다. 광주, 전남과 관련한 역사, 문화, 요리,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도서가 자리잡는다. 다양한 지역학 도서를 선정하고 수집하기 위해 동구에 자리한 동네책방,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자문을 구했다. '지역학 도서'하면 동구 인문학당이 대표적 공간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꾸리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인문분야 전문가들에 추천 받은 '우리 시대의 고전'을 마련해 오래도록 사랑 받은 5권의 책을 상설 전시하고 시민들의 친근함을 유도하는 도서공유 운동 '내 인생의 책'도 운영한다. 시민들이 인생에서 의미 있는 책 한 권을 선정해 책 속지에 친필로 작성한 사연과 함께 인문학당으로 보내면 이를 상설 전시하는 코너다.
동구 인문학당의 시작이 될 '내 인생의 책'은 내년 3월 31일까지 동구 인문도시정책과가 우편 접수 혹은 방문 접수 받을 계획이다.
신용수 동구 인문도시정책과 계장은 "광주는 주거 형태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에서 2위에 달할 정도로 주거형태가 획일화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 고택이 지닌 가치와 의미는 남다르다"며 "건축적으로도 독특한 특성을 가졌기에 더 많은 시민들이 이 공간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인문 공간으로 꾸미게 됐다.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할 수 있도록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채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 인문학당은 내달 말께 시민에 개방될 계획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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