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86일간 대장정을 마치고 차기를 기약한다.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한 이번 15회 비엔날레는 광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과 남구 양림동 마을에서 본전시를 진행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31개의 파빌리온으로 전개됐다.
광주비엔날레가 14회의 갈등과 파행의 소용돌이를 극복하고 15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급변하는 세계 미술 현장에 대응하고 비엔날레에 대한 기대와 역할에 부응하고 있는지 점검이 요구된다. 세계 미술 현장은 비엔날레에서 아트페어,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고 비엔날레도 봇물을 이루고 있어 30주년 이후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다.
1980년 5·18의 상흔을 예술적으로 승화하고, 문화산업을 이끄는 플래그십으로서 기대나 소임에 부합하는지 성찰과 점검이 시급하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문화상품으로서 광주비엔날레와 부산국제영화제는 심각하게 대비된다. 1995년 100억원의 예산으로 성대하게 출발한 광주비엔날레 올 예산은 151억원에, 대부분이 광주시 예산이다. 국비도 없고, 외부 펀딩도 한정적이다. 반면 1996년 불과 2억원으로 출발한 부산국제영화제는 2024년 현재 200억 원대를 넘보는 예산에, 국비지원과 외부 펀딩, 결정적으로는 영화 생태계를 일궈냈다. 부산에 영화 산업이 창출됐고, 관련 일자리가 늘어난다.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남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대비가 너무 크다.
비교가 문제가 아니다. 세계 미술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신포도나 읊조리고 있을 때도, 한가하게 관람객 숫자나 세고, 몇 나라에서 몇 명이 참여했는지 들여다볼 때가 아니다.
부산의 강점과 광주의 강점을 냉정히 들여다보고 보충해나가야 한다. 잘라 말하자면 부산의 최고의 강점은 대표 혹은 이사장의 전문성, 이를 보장한 환경이라는 것이 '학계'와 '문화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에서, 세계 미술 현장에서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광주의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감각적으로, 정책적으로 고민할 때다.
그 바탕 위에, 광주비엔날레의 세계적 평가와 위상을 자양분 삼아 문화 생태계를 가꿔나가야 한다.
다시 광주시의 시간이다. 광주시가 제2의 창설의 심정으로 광주비엔날레 포지션을 정립하길 바란다.
그 여정에 혹여 문화도시 광주가 광주비엔날레를 산하 기관 쯤으로 취급해서는 안 될 일이다. 21세기 격변하는 시대의 광주비엔날레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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