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2016년 ‘평행이론’도
“시민도 계엄군도 모두가 피해자”
한밤중에 일어난 비상 계엄으로 인해 인터넷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도 수많은 네티즌들이 뜬눈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계엄군의 국회 대치 국면에서는 긴장된 반응이 주를 이뤘으나 계엄 해제 이후로는 비상계엄선포 이유에 대해 해학적인 해석을 풀어 놓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돌발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며 무효됐다.
일련의 상황을 두고 4일까지 인터넷커뮤니티와 SNS에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비상계엄이 해제되기 전까지 계엄사령부에서 포고령을 발표하고 군병력이 국회에 진입하자 뉴스와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이게 맞나', '교과서에서나 본 계엄령 선포를 직접 볼 줄은 몰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 와중에 '서울에 탱크가 진입했다'며 과거 사진으로 가짜 뉴스를 유포해 불안감을 조성한 네티즌도 있었다.
광주에서는 전남대학교의 한 단과대 학생회장이 SNS에 비상계엄을 두둔하는 듯한 게시글을 남겨 뭇매를 맞았다. 예술대 학생회장인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비상계엄 선포 보도 사진을 올리며 '간첩이 아니고서야 겁먹을 필요 없다', '질서를 위해서는 가끔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A씨의 게시글은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까지 퍼져 수많은 전남대 학생들이 이를 비판했으며 이에 A씨는 별도의 사과문을 통해 "학내 민주주의 구성원으로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는 일련의 상황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반응이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된 2016년과의 평행이론을 주장하는 글들도 여럿 게시됐다.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2016년에는 대한민국이 리우 올림픽에서 8위를 기록했으며 한강 작가의 부커상 수상, 페이커의 롤드컵 우승,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도 이뤄졌다.
탄핵이 결정된 2017년에는 KIA타이거즈가 우승했으며 가수 GD가 컴백했고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는 중이다.
올해에는 대한민국이 파리 올림픽에서 8위를 기록했으며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페이커의 롤드컵 우승,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KIA타이거즈 우승과 GD의 컴백도 재현됐으며 콜드플레이는 내년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당시에 발생한 여러 일들과 비슷한 사건들이 올해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서는 '로제의 아파트를 듣고 '게임하자'를 '계엄하자'로 잘못 들었다',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정우성을 보고 영화 '서울의 봄'까지 몰아봤나 보다' 등 해학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으며 ''서울의 봄 2' 재밌다. 세 시간 런닝타임이 길다', '대통령이 뭐 제대로 하는 일이 없었는데 계엄령도 제대로 못해서 다행이다' 등의 소감도 볼 수 있었다.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들을 향한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도 볼 수 있었다.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국회 앞에서 무장계엄군 수송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선 시민들과 국회에 장애물을 설치한 보좌관들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제대로 알게 됐다', '한뜻을 뭉친 국회도 박수 쳐주고 싶고 시간을 벌어준 저분들도 고맙다'는 반응이 여럿 보였다.
대치 과정에서 넘어진 계엄군을 시민들이 일으켜 주는 장면에 대해서는 '명령에 따른 것인데 저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정말 제대로 나섰다면 사상자도 생겼을 것', '국민 뿐만 아니라 계엄군도 모두가 피해자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도 보였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비상계엄·제주항공 참사에 트라우마 호소하는 사람 많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일각에서는 연이은 대형 사건·사고를 모든 국민이 지켜본 만큼 트라우마는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광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이하 치유센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달 4일부터 이달 9일까지 93명이 총 226건의 상담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치유센터는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 등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지원하는 곳으로 과거 국가폭력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이번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주요 상담 내용은 "비상계엄이 선포됐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비상계엄 관련 뉴스를 보면 괜히 불안하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잘 안 온다" 등이었다.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비슷했다.전진숙(광주 북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비상계엄 관련 상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0일간 상담을 받은 인원은 총 45명이다.지역별로는 서울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 9명, 경기 7명, 대전 5명, 경북 4명, 광주 3명, 울산 3명, 강원 1명, 전북 1명, 제주 1명 등이다.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상담을 받은 건수도 670건(대면 413건·비대면 257건)에 달했다.통합심리지원단은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권역 트라우마센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 여러 관계기관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상담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난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충격이나 손상을 받은 사람 또는 부상자'에 해당하는 '1차 경험자'는 총 4건(2건·2건)의 상담을 받았다.'2차 경험자'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1차 경험자(사망)의 유가족이 477건(254건·223건), 1차 경험자(부상)의 가족이 2건(0건·2건) 도움을 청했다.소방, 경찰, 의료, 행정 등 현장 재난대응 인력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차 경험자'인 이들의 상담 건수는 115건(0건·115건)으로 집계됐다.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통합심리지원단. 전남도 제공또 '4차 경험자'로 구분되는 재난이 일어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34건(34건·0건)의 심리 지원을 요청했다. 참사가 지역에서 발생한 데다가 희생자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민이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희생자는 총 157명(광주 85명·전남 72명)이다.마지막으로 '5차 경험자'인 참사를 SNS로 실시간으로 접하고 충격에 빠진 일반 시민들도 38건(8건·30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통합심리지원단에서는 비상계엄 관련해서도 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상담 건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통합심리지원단 관계자는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전국민적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존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트라우마 치유는 초기 개입이 중요한 만큼 혼자 감내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정부도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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