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감축으로 하중 심각…노조, 정부에 협상 촉구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대부분의 승객들이 앱과 문자를 통해 안내를 받아 우려하던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가족이 대신 예매를 해주거나 현장에서 예매한 일부 승객들은 현장에서 뒤늦게 운행 중단 소식을 듣고 난감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철도노조 총파업이 시작된 5일 오전 광주 송정역.
대합실 곳곳에 파업으로 인한 일부 열차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운행 정보를 확인해달라'는 안내 방송도 쉬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열차 출발과 도착 정보를 알리는 대형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인해 운행이 중단된 열차편에 붉은색으로 '운행 중지'가 표시됐다.
다만 파업 첫날임에도 송정역 대합실은 큰 혼선없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코레일톡 앱이나 레츠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예매를 한 승객 중 파업으로 인해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경우에는 사전에 개별 문자메시지와 앱 알림이 전송됐기 때문이다.
광주 송정역 승차권 발부 창구에도 파업 관련 문의를 하는 승객은 많지 않았으나 가족들을 통해 대신 표를 예매했거나 현장 예매한 일부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모(53·여)씨는 딸을 통해 이날 11시 15분 광주송정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는 ITX 새마을 열차를 예매했으나 역에 도착해서야 운행 중단 사실을 알았다. 운행 중단 메시지가 딸에게 전송됐으나 업무 중인 딸이 박씨에게 미처 전달을 하지 못한 것이다.
박씨는 "파업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그게 내가 탈 열차일지는 몰랐고 안내 문자가 딸에게 가서 알 수 없었다"며 "다행히 평일이고 다음에 오는 열차에 자리가 있어서 11시 50분 차로 갈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역에서 현장 예매 한 김모(80·여)씨는 지난달 25일 광주송정역에 방문해 이날 11시 35분 용산역으로 향하는 KTX 승차권을 발부했다. 현장에서 실물표를 구매했기 때문에 따로 안내를 받을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았다. 김씨는 탑승구까지 갔으나 열차가 오지 않자 주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승차권을 교환할 수 있었다.
김씨는 "우리 나이에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어떻게 예매를 하겠나. 부지런히 미리 와서 표를 끊었는데 한시간 반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예매한 열차가 취소되지 않았음에도 정확한 정보가 궁금해 송정역을 찾은 시민들도 다수였다.
김행규(53)씨는 오는 8일 용산역으로 가는 KTX를 예매했으나 운행 중단 열차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해 이날 송정역을 찾았다. 다행히 돌아오는 열차까지 정상운행하는 것을 알았으나 코레일의 안내가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고 불만을 쏟았다.
김씨는 "정상 운행하는 열차를 예매했어도 오히려 안내가 없으니까 헷갈린다"며 "홈페이지의 안내문을 봐도 너무 파악하기 힘들게 돼 있어서 예매한 열차의 정상 운행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한국철도노동조합 호남본부에서는 조합원 2천600여명중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한 1천여명이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코레일 광주본부의 열차 운행률은 60%에 그치고 있다.
호남본부는 이날 오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구 호남본부장은 "인력이 없어 매년 평균 두명의 철도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기재부와 철도공사는 정원 감축, 외주화, 민간 위탁을 밀어 부치고 있다"며 "노조는 얼마든지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으니 기재부와 철도공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비상계엄·제주항공 참사에 트라우마 호소하는 사람 많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일각에서는 연이은 대형 사건·사고를 모든 국민이 지켜본 만큼 트라우마는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광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이하 치유센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달 4일부터 이달 9일까지 93명이 총 226건의 상담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치유센터는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 등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지원하는 곳으로 과거 국가폭력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이번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주요 상담 내용은 "비상계엄이 선포됐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비상계엄 관련 뉴스를 보면 괜히 불안하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잘 안 온다" 등이었다.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비슷했다.전진숙(광주 북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비상계엄 관련 상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0일간 상담을 받은 인원은 총 45명이다.지역별로는 서울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 9명, 경기 7명, 대전 5명, 경북 4명, 광주 3명, 울산 3명, 강원 1명, 전북 1명, 제주 1명 등이다.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상담을 받은 건수도 670건(대면 413건·비대면 257건)에 달했다.통합심리지원단은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권역 트라우마센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 여러 관계기관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상담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난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충격이나 손상을 받은 사람 또는 부상자'에 해당하는 '1차 경험자'는 총 4건(2건·2건)의 상담을 받았다.'2차 경험자'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1차 경험자(사망)의 유가족이 477건(254건·223건), 1차 경험자(부상)의 가족이 2건(0건·2건) 도움을 청했다.소방, 경찰, 의료, 행정 등 현장 재난대응 인력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차 경험자'인 이들의 상담 건수는 115건(0건·115건)으로 집계됐다.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통합심리지원단. 전남도 제공또 '4차 경험자'로 구분되는 재난이 일어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34건(34건·0건)의 심리 지원을 요청했다. 참사가 지역에서 발생한 데다가 희생자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민이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희생자는 총 157명(광주 85명·전남 72명)이다.마지막으로 '5차 경험자'인 참사를 SNS로 실시간으로 접하고 충격에 빠진 일반 시민들도 38건(8건·30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통합심리지원단에서는 비상계엄 관련해서도 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상담 건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통합심리지원단 관계자는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전국민적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존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트라우마 치유는 초기 개입이 중요한 만큼 혼자 감내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정부도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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