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들을 자신 곁에 둘 수 있을지 고민을 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좋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도, 자기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도 하고, 인문학 강의를 듣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그런 노력에도 생각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좋은 사람이더라도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패턴이 다르면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란 대게 자신과 잘 맞는 성향의 사람이다.
내가 웃을 때 같이 웃어주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해주면 공감을 잘해주는 좋은 사람이고, 내가 쉴 때 같이 쉬어주고, 천천히 말해도 경청해주는 사람은 여유있어 좋은 사람이다. 또 매사 열정이 넘치고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과 맞다면 그는 멋져보일 것이다.
반대로 자신과 맞지 않은 성향이라면 어떨까.
신중한 성격은 답답한 사람처럼 보이고, 착하고 선한은 따분한 사람에 불과하다. 부지런한 사람은 피곤할 뿐이고, 호쾌한 사람은 시끄럽게 느껴진다.
이런 세세한 성향들이 다르기 때문에 내 옆에는 좋은 사람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사람이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봤음에도 성향이 맞아 내게 머물러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만일 성향이 많이 달랐더라도 오래보다 보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같은 사건을 보고, 같은 고민을 나누다보면, 호흡하는 타이밍이 비슷해고 생각이 같아지기 때문이다.
사회 진출 후 만난 친구보다 학창시절 동고동락한 친구사이가 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말이나, 함께 사계절을 겪었던 연인이 결혼 후에도 잘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닌 것이다. 더 오래보고 지켜보고 견뎌줘야 한다.
이같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다고 느껴지는가. 하나같이 북한 공산 세력처럼 위협을 느끼게 하고,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로만 보인다면 그건 자신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사건에 다른 고민을 하고, 누군가와 소통도 하지 않은 채 세상을 살아간다면 주변에 좋은 사람은 남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연말이다. 달력 앞자리가 2025로 바뀌는 순간이 2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좋은 시기다.
한경국 취재2본부 차장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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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강기정 시장의 눈물
강기정 광주시장이 2024년 4월 3일 제주시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유족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가 확실시되던 지난 21일 오전. 강기정 광주시장은 긴급 브리핑 도중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 말을 멈추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맺혀 글을 읽지 못했다. 단체장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는 장면은 낯선 모습이다.강 시장의 눈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타운홀미팅 이후 광주·전남 광역단체장은 무능하다는 인식이 번지며 여론이 급격히 식었을 때도 그랬다. 직원들과 회의 자리에서 "무능한 시장으로, 준비 안 된 광주시로 한순간에 낙인찍히고 말았다"며 눈물을 보였다.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이뤄지던 지난 4월 4일에도 그랬고 더 오래전으로 올라가면 2016년 일명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 도중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던 그였다.정치와 행정 현장에서 리더가 눈물을 보이는 모습은 약점으로 비칠 때가 많다. 그게 반복될 경우는 더 그렇다. "우는 거 버릇돼요 버릇은 약점이 되고요." 디즈니플러스 무빙에서 나온 대사다.그럼에도 그 눈물을 쉽게 폄하하고 싶지 않다. 눈물을 흘린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온전히 쏟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자신이 몸담은 자리에서 목표에 대한 강한 애착, 몰입, 책임의 결과다. 강 시장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있지만, '일밖에 모른다'는 건 공통된 평가다. 매사에 진심, 열정을 담아 해내기에 약점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터져 나오는 감정을 참기 힘들 수 있다.이번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광주가 추진해 온 'AI 중심도시' 구상의 마지막 퍼즐이자, 상징과도 같았다. 그만큼 이를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를 위해 1년여간 뛰어온 과정의 결실이 물거품 되던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대통령의 약속이고 국정과제이자 삼성SDS가 막바지까지 함께 하자고 해 다른 유력 기업의 제안도 뿌리쳤던 상황. 누구라도 복받치지 않을 수 있을까. 광주시민의 기대를 짊어졌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절실함과 무력감이 뒤섞인 한 지도자의 진심이 흘러내린 모습이었다.그러나 지도자의 눈물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다. 시민의 마음을 울릴 수도 있지만, 때론 불안과 실망, 폄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위기일수록 시민들은 냉철한 판단과 강단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감정보다 결과와 성과로 증명될 때 열정이 시민들에게 신뢰로, 눈물이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 시장의 눈물이 광주시민의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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