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총괄건축가, 왜 필요한가?

입력 2024.12.08. 17:38 이용규 기자
박홍근 (건축사)

도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에 도움을 주는 이들이 바로 총괄건축가제도다. 그러나 광주광역시의 총괄건축가 자리는 현재 공석이고, 앞으로도 이 제도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우리는 총괄건축가 제도를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총괄건축가는 어떤 사람인가? 도시·건축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행할수 있는 전문가다. 이들은 시장과 공무원들을 돕고, 도시 디자인과 공간정책을 설계하며, 중요한 사업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광주에서는 2019년에 처음 총괄건축가를 도입했지만, 지금은 제도가 중단되어 있고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제도의 위기,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광주에서 총괄건축가 자리가 비어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첫째, 성과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제도가 운영되는 동안 시장과 공무원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지 못했다고 느꼈을 수 있다.

둘째, 지역 전문가 못 찾을 수 있다. 동의할 수없지만 광주에서 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인물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셋째, 효과에 대한 의문을 크게 가질 수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총괄건축가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불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를 운영하는 방식과 참여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더 큰 문제인 경우가 많다. 총괄건축가가 필요한 이유를 몇가지만 생각해 보자

첫째, 총괄건축가는 시장의 든든한 조력자다. 시장은 도시를 운영하는 데 다양한 의견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모든 일을 스스로 다 할 수는 없기에, 도시 전문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도시.건축 철학을 스스럼 없이 논의할 상대이면 더 좋다.

둘째, 총괄건축가는 공무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낼수 있다. 행정 조직은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조직 내에서 소극적으로 변하기 쉽다. 총괄건축가는 외부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며 긍정적인 긴장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셋째, 총괄건축가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게 할수 있다. 익숙한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도시를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틀린 생각이 아닌 다른 생각으로 더 나은 도시·건축공간을 만들 수 있게 힘을 보태준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총괄건축가 제도는 시행 초기부터 완벽할 수 없다. 새로운 제도는 언제나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더 키우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한다면 도시는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생각의 전환도 필요하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시작은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한다. 눈앞의 실적이나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정치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총괄건축가는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고민하고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한다. 잘 뽑고, 잘 협력한다면.

광주의 총괄건축가 제도가 단순히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도시·건축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기회가 다시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총괄건축가제도는 공간정책 및 전략수립에 대한 자문, 주요사업에 대한 총괄·조정 등 건축·도시 디자인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민간전문가(이하 "총괄건축가"라 한다)를 위촉·운영하는 제도다. 이는 「건축기본법」과 그 시행령, 「건축기본조례」에 근거하여 운영된다. 없는 제도도 만들어 잘해야 할 판에 있는 것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남기지 말자.박홍근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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