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 아침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희생되었다. 대형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는 대부분 부패하거나 무능한 정부와 관계가 있다. 이 참사의 근본 원인에는 안전 규제 완화와 정부-기업 간 유착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2023년 8월 정부는 "킬러규제 없애라"는 등 노골적인 친기업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안전과 규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즉 해당 기종인 보잉 737-800의 최소 정비 시간이 불과 28분으로 설정되어 있어, 사고 비행기가 이틀 동안 쉬지 않고 운행할 수 있었다. 정비 불량으로 항공기의 착륙바퀴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의 과로에 따라, 위급한 상황에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또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이 권고하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의 길이 규정을 왜곡하여, 항공기구가 제안한 착륙제동장치도 설치하지 않은채 본래 기준인 240미터를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다.
이 사고는 규제 완화와 정부의 관리 부실이라는 점에서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와 닮았다. 당시 정부는 이익에 눈이 어두운 선박 소유주의 욕심을 규제하지 않은채, 무리한 선체 증축과 과적을 허용했고, 또 인건비가 적게 드는 임시직 선장을 고용하도록 방임하였다.
군중 밀집에 대한 대책이 없어서 인파에 떠밀린 159명이 숨진 2022년 10월 29일의 이태원 참사 역시 무능한 정부가 빚어진 사회적 참사이다. 당시 용산경찰서는 고위층 경호와 마약 사범 단속에 과도한 인력을 투입하면서, 참사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자들, 특히 고위직에 대한 처벌이 미흡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엄청난 희생자를 낸 세월호의 소유주는 7년형을 받았고 해경 하급 간부 3년형을 받았지만, 대부분의 고위직 공무원들은 집행유예와 무죄로 풀려나면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거의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고 또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고위 공직자는 아무도 없었다. 제주항공 참사 역시 책임지는 공직자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참사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더욱 걱정되는 것은 무능한 정부와 정당이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갖가지 술책을 동원한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그 동안 북한·중국·러시아 적대 정책을 확대해 왔고,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 포고문에서는 국민의 일부를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로 몰아세웠다. 즉 국내외에 '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기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지지도를 높이려고 했다.
과거에 이승만은 반대세력을 공산당으로 몰아 처단했고, 박정희는 지역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인 기반을 공고하게 했다.
히틀러는 당시 독일의 경제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지목하면서, 유대인 차별 법안을 제정하고 재산을 몰수하면서, 독일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영국의 우파는 "동유럽에서 온 이주민들 때문에 영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선동해서 유럽연합 탈퇴에 성공한다. 그 결과, 경제적 고통을 감당하는 것은 일반 영국인들의 몫이다.
최근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이용해 선거에서 지지를 확대하고 있다. 극우 정당들은 이민자들이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위협하고, 일자리를 빼앗고, 또 범죄율을 높인다는 주장을 펼친다. 아울러 이민자들이 복지 시스템을 악용한다는 인식을 조장하면서, 무슬림 이민자들 때문에 유럽의 기독교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 우익정당과 정부는 유럽 테러 사태를 이민자들과 연관 짓는 담론을 확산시키기도 한다.
12.3 친위쿠데타에서 이민자를 적대시 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의 이민자 인구가 아직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극우 정당이 이민자를 적대시하는 운동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부터, 부패를 멀리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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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연민과 악어···두 눈물의 가면
■김용근의 잡학카페"말보다 눈물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라는 말처럼, 눈물은 인간의 감정 표현 중 가장 강력하고도 직관적인 방식이다. 우리는 눈물을 통해 복잡한 내면을 세상에 드러내지만, 과연 모든 눈물이 진실한 감정의 표현일까? 아니면 의도적인 전략이나 위선의 가면일까? 이 질문에 대한 상징적 대답으로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 바로 '악어의 눈물'이다. 위선과 진정성 없는 태도를 보일 때 우리는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지 일상적 표현을 넘어, 눈물이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경고이기도 하다.눈물의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인간 존재의 윤리적 출발점을 '타자의 얼굴'에서 찾았다. 그는 고통에 젖은 '우는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인간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 윤리적 책임을 느낀다고 보았다. 타인의 눈물은 말없이 질문한다. "고통의 눈물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있는 도덕성과 공감 능력을 흔들어 깨운다. 이처럼 눈물은 공동체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제로 작용해 왔다. 그래서 눈물은 곧 사회적 신호이며, 윤리의 문을 여는 열쇠다.감정적 눈물은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 진화해온 결정적 증거다. 이는 단지 개인의 심리적 해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 및 공동체와의 소통과 연결을 위한 비언어적 언어다. 눈물은 단순히 감정의 부산물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유대를 위한 정교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눈물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배출해 신체의 긴장을 풀고, 엔도르핀과 같은 천연 진통제를 분비하여 고통을 완화한다. 또한 감정적 눈물은 생리적 눈물보다 단백질 성분이 많아 농도가 진하다. 진한 눈물이 천천히 얼굴을 타고 흐르는 모습은 타인이 슬픔의 신호를 더 오래 인식하도록 진화된 결과다. 심지어 눈물은 시야를 흐리게 만들어 공격적 행동을 억제하고, 타인에게 "나는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정직한 신호를 보냄으로써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촉진한다.그러나 인간은 감정을 숨기거나 조작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눈물은 때로 '전략적 도구'로 사용된다. 정치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거나 피해자의 위치를 선점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는 진실한 감정에서 비롯된 눈물이 아닌 정서적 조작의 수단이다. 개인 관계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눈물을 흘려 의도적으로 상대의 공감과 보호를 유도하거나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거짓 눈물' 또한 인간의 복잡한 심리 기제 속에서 진화한 생존 전략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거짓 감정의 대명사인 '악어의 눈물'은 중세 유럽에서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뒤 눈물을 흘린다"라는 자연 관찰을 인간의 도덕성에 비유한 데서 유래했다. 13세기 영국 문헌 '피지올로구스(Physiologus)'에는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뒤 슬피 우는 척한다"는 구절이 등장한다. 이는 동물의 행동을 빌려 위선자에 대한 도덕적 풍자를 담아낸 문학적 장치였으며, 오늘날까지 위선과 거짓 감정의 상징으로 굳어졌다.실제로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감정과 무관하다. 해부학적 구조상 악어는 먹이를 삼킬 때 강한 턱 근육의 물리적 압력이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이 분비된다. 즉, 악어는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생리학적 반응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진실한 눈물은 타인의 마음을 흔들고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하지만 눈물이 흘렀다는 사실만으로 진실이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는다. 그 눈물이 어떤 감정에서, 어떤 맥락에서, 어떤 목적을 지녔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적 이해의 시작이다. 눈물은 진정성과 위선 사이에서 진실을 탐색하는 윤리적 기호다. 투명한 물방울 속에 진실과 거짓을 함께 담아 흘러내리는 마음의 흔적, 그것이 바로 마음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연민의 눈물'이자 때로는 계산된 연극의 한 장면인 '악어의 눈물'인 것이다.김용근 학림학당 학장, 창의융합공간 S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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