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광주 AI영재고 설립... 평준화 기조 뚫을까

입력 2022.10.03. 17:18 주현정 기자
강기정, 尹통에 대면 건의... KAIST 부설고 버전2
내년 수립 4차 종합계획 內 로드맵 포함 여부 관건
‘회의적’ 교육부 설득·‘전략 선점’ 충북 경쟁 복병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표에 박수 보내고 있다.?

최근 광주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공약인 인공지능(AI) 영재고등학교 문제를 직접 챙기면서 설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광주를 전국 최고의 AI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산업적 측면에서의 정부 투자 약속은 물론 중등 교육과정 신설을 통한 인력 양성 기반 마련까지 이어질 지 기대가 모아진다.

다만 학령 인구 감소와 교육 평준화 기조를 내세워 영재학교 신설에 회의적인 정부 부처 설득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일찌감치 국립 AI영재고 설립을 추진해 온 충북도과의 경쟁과 기존 과학고들의 집단 영재고 전환 움직임 등도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28일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를 위해 광주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AI영재고 설립을 공식 건의했다.

인공지능 사관학교,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AI 전문 고등과정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반면 중등과정은 부재한 만큼 광주에 AI영재고를 설립, 글로벌 인재 육성 통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AI 혁신거점인 AI국가데이터센터 구축 등 풍부한 인프라에 시스템 반도체 융합 시도, AI 기업 유치 성과 등도 당위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제시했다.

강 시장으로부터 설립 방식과 예상 부지 등 구체적인 준비 사항까지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직접 검토를 지시했다.

AI영재고 설립은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 약속한 사업 중 하나로, 광주를 AI대표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고교 교육 과정에서부터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당시 윤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러나 새 정권 출범 후 국가 교육 과정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첫 장관 후보자 중도 사퇴, 단기 재임 등 인선 난항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광주시는 윤 대통령을 통해 정부의 AI영재고 공식 추진 의지와, 설립 관할 부처가 과기부임을 사실상 확인한 만큼 과기부와 타당성, 절차, 방법 등을 속도감 있게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건의 형태는 국립과학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 국립AI영재고로 확정했다.

AI가 국가 전략사업인 만큼 시교육청에서 설립·운영하는 공립보다는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 영재학교 설립이 적절하다는 것이 광주시의 입장이다. 운영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해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고, 전국 단위 선발로 인재 유입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부산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2번째 버전 격이다.

광주시는 과기부가 과학영재 발굴과 육성 지원을 위해 5년 단위로 국가 지원 방향을 담아 마련하는 제4차 과학영재발굴육성 종합계획(2023~2027년)에 광주 국립 AI영재고 가이드라인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학령 인구 감소, 사교육 자극 등 영재학교 신설에 교육부가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교육부가 교육 평준화 기조를 완화하지 않는 한 과기부가 영재 집중 육성을 원한다고 해도 부처 간 이견으로 추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타 지자체와의 경쟁도 관건이다. 충북도는 지사와 교육감 공동 핵심공약으로 AI영재고 설립을 추진중이다. KAIST(카이스트) 부설 국립 형태 또는 지자체가 세워 운영하는 공립 형태의 '투 트랙 전략'을 세우고, 과기부와 교육부 공동 공략을 펼치고 있다.

전국 20개 과학고 교장들로 구성된 전국과학고교장단협의회의 영재학교 전환 공식 요구도 광주 국립 AI영재고 설립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를 방문한 대통령이 광주에 AI영재고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담보한 발언과 행보인 만큼 불붙은 AI영재고 설립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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