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박효선 열사 극작·연출
이정연 열사 항쟁 모습 통해
80년 5월 사실주의적으로 담아
극단 토박이가 박효선 열사가 쓰고 연출한 오월극 '금희의 오월'을 22년 만에 무대에 올린다. 특히 이번 작품은 5·18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오월극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극단 토박이가 오월극 '금희의 오월'을 20~21일, 27일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진행한다. 이번 무대는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 특별기획공연 오월콘텐츠 '고전에서 길을 찾다'로 선보인다.
'금희의 오월'은 극단 토박이를 창단한 박효선 열사가 쓰고 연출한 오월극이다. 박효선 열사는 들불7열사 중 한 사람으로 들불야학서 문화를 강학했다. 전남대를 졸업한 후 극단 광대를 창단했으며 80년 5월 당시 도청항쟁지도부 홍보부장으로 활동하다 항쟁 마지막날 광주를 떠났다. 약 20개월 동안 도피했던 그는 1982년 자수,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후 박 열사는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오월 연극을 만들고자 1983년 극단 토박이를 창단했다. 1998년 피로 누적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10여편의 연극을 연출하고 20여편의 대본을 제작했으며 오월을 주제로 한 다큐 드라마, 영화 등을 만들며 끊임없이 문화운동을 주도했다.
그 중 '금희의 오월'은 1988년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5·18을 정면으로 다룬 첫 오월극으로 오월극의 고전이라 불린다. 작품이 초연된 80년 후반은 엄혹한 시절로 오월 광주는 금기어나 다름 없던 시절이다. 당시 배우로 무대에 올랐던 임해정 현 극단 토박이 대표에 따르면 '금희의 오월'은 '오월 작품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끌려갈 수도 있다는 공포 속에서 실제 오월을 겪은 이들 앞에서 보여지는 작품이기에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한다기보다 오월을 잘 전달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은 도청의 마지막 밤을 사수하다 산화한 이정연 열사의 항쟁 모습과 그 이후 이 열사 가족의 시간을 담았다. 5월 18일부터 31일까지 시간의 흐름대로 80년 5월 광주를 사실주의적으로 담아냈다. 서사적 무대극과 마당극 형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식이 독창적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특히 영상 활용한 무대 등은 한국 현대연극계에서 선도적 시도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한국연극지 '한국 현대 연극 대표 4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사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 받은 '금희의 오월'은 1995년~1996년 미국 8개 도시와 캐나다를 순회하는 공연을 가졌으며 당시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매회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임해정 극단 토박이 대표는 "오월연극의 고전이라 불리는 '금희의 오월'을 지난 2000년 공연 이후 22년 만에 공연하게 됐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오월 항쟁 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광주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20~21일, 27일 열리고 금요일은 오후 7시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에 시작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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