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에 참석한 한 유족이 자녀의 묘소 앞에서 사진을 만지며 슬퍼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 연관뉴스
- '옛 전남도청' 전시콘텐츠 기대 못 미친 이유는, '부실한 사례조사'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의 국외 사례조사 결과보고서(사진 위쪽). 9.11 테러 박물관 내 '메모리얼 풀'에 대한 설명(붉은색 선)이 인터넷(사진 아래쪽)에 검색해도 나오는 내용이다. 보고서 및 나무위키 캡처.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내부 전시콘텐츠가 지역사회의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부실한 사례조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과 콘텐츠 시공업체 등 9명은 지난해 3월22일부터 29일까지 6박 8일간 미국을 방문했다.옛 전남도청 내부를 채울 전시콘텐츠 설계·제작에 참고하기 위한 사례조사를 위해서다.이들은 '9·11 테러 박물관', '유대인박물관', '홀로코스트 기념관' 등 미국 뉴욕과 클리블랜드, 워싱턴DC 등의 주요 역사 기념시설 12곳을 찾았다. 예산은 비행기 값과 체류비, 차량 대여료, 시설 입장료, 통역료 등 총 3천900만여원이 들었다.하지만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국외 사례조사까지 나섰음에도 결과를 보면 무엇을 얻었는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실제 무등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추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A4 38장 분량의 '국외 사례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방문한 역사 기념시설에서 느낀 구체적인 경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보고서 중에서 표지와 목차를 제외하고 절반 이상은 거의 사진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나머지 분량도 출장개요와 세부일정, 방문한 시설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는 수준이었다.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의 국외 사례조사 결과보고서. 절반 이상이 거의 사진으로만 채워져 있다. 보고서 캡처9.11 테러 박물관 내 '메모리얼 풀'에 대해서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중앙의 빈 공간으로 끝없이 들어가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이유는 남겨진 유족들의 물리적, 심리적 공허를 상징한다'고 서술했는데 이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나오는 내용이다.유대인박물관에 대해서도 '600만명의 유대인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기억을 일깨우기 위해 육각형 모양으로 디자인했다'고 적었는데 마찬가지로 검색하면 알 수 있는 정보다.또 방문시설 12곳 중 3곳에서는 관계자 면담도 함께 진행했는데, 2곳에 대해서만 주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국외 사례조사의 시사점은 단 3장 분량에 그쳤다.특히 유대인박물관의 경우 '사진 자료가 없거나 자료가 부족한 부분은 삽화를 이용해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며 시사점을 적었는데, 현재 광주전남언론인회에서 요구하는 '보도검열관실' 복원의 경우 '사진이 없으면 영화세트장과 다를 게 없다'며 설계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허연식 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은 "보고서 내용을 보면 방문한 기념시설이 방문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결국엔 통상 건설현장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인 최저가낙찰제로 콘텐츠 설계 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생긴 문제다. 역사적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며 "추진단은 원형 복원과 최후항쟁에 매몰되지 말고 지금이라도 콘텐츠의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 문체부, 5·18 상징 옛 전남도청 화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 · 검증된 자료만 전시?...옛 전남도청 보도검열관실 복원 논란
- ·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도경찰국 본관 안전진단 실시
- · 5·18 당시 계엄군 사용 장비 방치 논란
저작권자 ⓒ 무등일보 기사제공.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