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5월단체 도움 없이 자체 기금 모아
한미 각계 각층 인사 6개월 추진 끝에 ‘결실’
내년 1주년 기념식…“유럽·아시아로 확산”

올해 5·18민주화운동이 42주년을 맞은 가운데 해외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연대와 나눔의 오월 정신이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 정부나 5월단체의 도움 없이 재미교포들이 자력으로 6개월 동안 5·18기념일 제정을 준비한 끝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지난달 8일 참석 의원 67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매년 5월 18일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는 'House Resolution120'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18일부터 5·18민주화운동 오월 영령을 기리고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식과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이와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국계 하원의원인 최석호(미 공화당 소속) 의원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결의안 제정준비위원회'(이하 제정준비위원회) 등 한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인사들의 각고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이전부터 유관순의 날, 태권도의 날, 김치의 날 등을 제정해 미국에 한국의 역사를 알린 3선의 최 의원과 차세대 교포를 육성하고 이민 사회 적응을 돕는 것을 목표로 만나 오월 정신의 세계화와 후세대 교포들이 미국 땅에서 뿌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국·미국 제정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교포들의 만남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자체적으로 4~5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광주시와 정부, 5·18공법단체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제정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결의안 발의와 제정까지 추진해 의미가 크다.
이들은 'K-POP', 'K-FOOD' 등의 세계화도 좋지만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K-민주주의'의 가치와 의의를 세계에 알리고 후세대 교포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에게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지난 2월부터 결의안을 준비하고 추진한 끝에 6개월 만에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캘리포니아를 택한 이유는 GDP 규모가 3조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 있는 대도시인 것은 물론 이곳에서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에 대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역사를 기리는 기념일을 제정해 왔던 최 의원의 관심과 추진력도 한몫했다.
현재 전 미주 지역에 200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에 60만명이 거주하고 있고 호남 향우회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행사를 진행하며 공식적인 주 차원의 5·18기념일 제정을 요구했다.
내년 기념식을 8개월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제정준비위원회는 1주년 기념식 준비와 함께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의 기념일 제정 확장에 힘쓰고 있다.

배석준 미국 제정준비위원회 부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1주년 기념식은 오월 영령을 기리는 기념식과 함께 미국 시민들이 '연대와 나눔'의 정신을 모토로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칠 계획이다"며 "오월 정신은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 등의 문서를 작성하는 데 참여했던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 지향했던 자유 국가 개념과 일치하는 만큼 다른 지역에도 기념일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 부대표는 "연대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도 기념일이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정준비위원회와 뜻을 함께하며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는 한국 제정준비위원회는 1주년 기념식에서 한국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K-민주주의, K-문화, 한국음식' 등을 알리는 부스를 설치하고 미국 시민과 교포사회의 마케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제정준비위원회는 지난 15일 광주시를 방문해 '캘리포니아주 의회 5·18기념일 제정 결의안' 원본을 전달하고, 5·18 주요단체와 미국·유럽 등의 세계 주요도시에서 5·18기념일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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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사회·5월 단체 "광주 공격으로 정치적 재기 밑거름...시민들 모여달라"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오는 15일 오후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한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월 단체가 지역민들에게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내란집단의 난동을 이대로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날 기자회견은 극우 유튜버 안정권(43)씨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GZSS(Ground Zero Steady State)'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62) 목사의 '세이브 코리아'가 오는 15일 오후 금남로에서 열기로 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들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됐다.당일 집회에는 부정선거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같은날 오후 비상행동도 5·18민주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제1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위경종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1980년 5월을 경험했던 세대로서 오월 영령들의 피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보수단체들이 금남로에서 윤석열을 옹호하는 집회를 연다고 하니 분괴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단체들이 민주정신의 근원지인 광주에서 집회를 여는 의도는 광주를 공격함으로써 윤석열 파면을 무위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단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년 세대들이 보수단체들의 유언비어에 속아 동조하거나 옹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할 때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광주의 정의가 대한민국의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15일 많은 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 모여주길 바란다"며 "5·18민주광장에서 오월 정신 대동세상을 다시 한번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박미경 비상행동 공동대표도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오월 영령들의 피가 맺힌 곳이다.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내란동조 집단의 발자국이 오월 영령들의 핏자국을 덮게 된다"며 "비상행동은 광주시민들과 함께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같은날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도 성명서를 내고 보수단체들의 광주 집회를 강력히 규탄했다.5월 단체는 "보수단체들의 행태는 5·18의 숭고한 가치를 부정하고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위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광주는 민주주의를 지켜온 땅이다. 우리는 극우 선동 세력의 광주 집회를 단호히 거부하며 끝까지 막아낼 것이다"고 밝혔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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