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굴된 유해가 5·18 행방불명자의 유전자 정보와 일치해 집단 암매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계기관의 합동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계엄군과 시민의 제보를 통해 암매장지로 지목된 현장에 대한 선행조사도 진행된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는 5·18 행불자 암매장 사실을 조사할 '(가칭)범정부 합동조사단'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5·18조사위와 법무부, 광주시, 광주지검, 광주북부경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는 합조단은 오는 29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합조단은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지에서 유전자가 잠정 확인된 화순군 출신 행불자 염경선(당시 23세)씨의 사망 경위를 비롯해 추가적인 행불자를 찾기에도 나선다.
조사위는 민간기업과 국과수를 통해 발굴된 유해의 유전자와 행불자 가족의 유전자를 대조하며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또 국과수는 염씨로 잠정 확인된 유전자를 STR(짧은 반복 염기서열) 검사로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해 신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조사위와 국과수는 현재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해 262구에 대한 유전자 정보를 감식 중이며,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감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광주시와 검경은 신원이 파악된 행불자들의 행적을 토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게 된다.
1980년대 공공기관에서 생산된 문서와 5·18 이후 신군부의 기록물을 바탕으로 입원이나 체포, 실종 시점 등의 조사를 진행한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 262구가 합장된 경위를 살피고 있다.
1980년 당시 교도소로 이송된 중상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전직 교도관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다른 곳에서 부상을 당해 이곳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5·18조사위는 시민과 계엄군의 증언을 교차 검증해 암매장 가능성이 높은 현장을 대상으로 '5·18 암매장 제보내용의 선행조사와 유해 조사·발굴' 수행을 위해 용역기관을 공모 중이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으로부터 이관 받은 53곳의 암매장 제보현장 중 증언이 교차된 남구 송암동, 동구 주남마을 등 30곳을 우선 조사할 예정이다.
5·18조사위 관계자는 "관계기관들과 5·18 행불자 문제 후속 대책을 논의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현주기자 press@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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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사회·5월 단체 "광주 공격으로 정치적 재기 밑거름...시민들 모여달라"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오는 15일 오후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한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월 단체가 지역민들에게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내란집단의 난동을 이대로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날 기자회견은 극우 유튜버 안정권(43)씨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GZSS(Ground Zero Steady State)'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62) 목사의 '세이브 코리아'가 오는 15일 오후 금남로에서 열기로 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들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됐다.당일 집회에는 부정선거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같은날 오후 비상행동도 5·18민주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제1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위경종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1980년 5월을 경험했던 세대로서 오월 영령들의 피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보수단체들이 금남로에서 윤석열을 옹호하는 집회를 연다고 하니 분괴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단체들이 민주정신의 근원지인 광주에서 집회를 여는 의도는 광주를 공격함으로써 윤석열 파면을 무위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단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년 세대들이 보수단체들의 유언비어에 속아 동조하거나 옹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할 때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광주의 정의가 대한민국의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15일 많은 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 모여주길 바란다"며 "5·18민주광장에서 오월 정신 대동세상을 다시 한번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박미경 비상행동 공동대표도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오월 영령들의 피가 맺힌 곳이다.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내란동조 집단의 발자국이 오월 영령들의 핏자국을 덮게 된다"며 "비상행동은 광주시민들과 함께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같은날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도 성명서를 내고 보수단체들의 광주 집회를 강력히 규탄했다.5월 단체는 "보수단체들의 행태는 5·18의 숭고한 가치를 부정하고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위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광주는 민주주의를 지켜온 땅이다. 우리는 극우 선동 세력의 광주 집회를 단호히 거부하며 끝까지 막아낼 것이다"고 밝혔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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