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가운데 1구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염경선씨의 유골로 확인된 것을 계기로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된 다른 행불자 가족들도 추가 발굴 확대 등을 호소했다.
5·18단체도 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과 행방불명자 신고 대상자 242명에 대한 DNA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5·18 이후 아버지의 생사조차 모르는 최승철씨(59)는 28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부상자회 주관으로 열린 '행방불명 비인정자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자식이나 부모를 못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씨의 아버지에 관한 마지막 기억은 42년 전으로 돌아간다. 당시 아버지 최영찬씨(1930년생)는 고물장사를 하고 있었다. 당시 18살이던 승철씨는 1980년 5월18일 시위대 모습을 보고 구경하러 따라가다 광주사직공원 앞에서 군인들에게 잡혀 상무대로 끌려갔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승철씨가 걱정돼 밖으로 나섰다. 승철씨 친구들로부터 "승철이가 군인에게 잡혀갔다. 상무대로 간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찾기 위해 상무대로 간 것이다. 그 이후 아버지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행방불명이 됐다.
승철씨와 가족들은 지난 42년간 광주교도소 터, 경기도 송정리, 서울 등 시체가 암매장 됐다는 제보가 있으면 달려 갔지만 김영찬씨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승철씨는 "나이 60이 될 때까지 아버지에게 효도도 못 하고 매일 저녁이면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부디 힘을 모아서 아버지를 이제라도 찾게 좀 도와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5·18 부상자회는 5·18 영령과 유족을 위해 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보상 신청 당시 집계된 5·18 행불자 242명에 대한 DNA 전수 조사도 촉구했다.

1차 조사부터 7차까지 행불자 신청자 약 470여명 중 현재 인정받은 행불자는 69명, 인정받지 못한 행불자는 242명이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유골 조사 과정에서 추가 발견된 행불자들이 5·18 참여 유공자로 인정돼 배상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8차 5·18 배상법안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면서 "5·18이 정리되면 6·25 전쟁, 제주 4·3 사건, 여순 항쟁 등 모든 억울한 일들도 정의롭게 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행불자 발굴에 대해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특히 "윤석열 정부는 5·18 조사위가 제대로 된 보고서를 펴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야 한다"며 "올해까지인 조사위의 활동 기간을 연장해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자회는 이날부터 자체 접수를 시작해 개인정보 동의서와 채혈 동의서를 받은 명단을 5·18 조사위와 수사기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나호정기자 hojeong998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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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사회·5월 단체 "광주 공격으로 정치적 재기 밑거름...시민들 모여달라"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오는 15일 오후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한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월 단체가 지역민들에게 5·18민주광장으로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12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내란집단의 난동을 이대로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날 기자회견은 극우 유튜버 안정권(43)씨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GZSS(Ground Zero Steady State)'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62) 목사의 '세이브 코리아'가 오는 15일 오후 금남로에서 열기로 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들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됐다.당일 집회에는 부정선거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같은날 오후 비상행동도 5·18민주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제1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위경종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1980년 5월을 경험했던 세대로서 오월 영령들의 피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보수단체들이 금남로에서 윤석열을 옹호하는 집회를 연다고 하니 분괴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단체들이 민주정신의 근원지인 광주에서 집회를 여는 의도는 광주를 공격함으로써 윤석열 파면을 무위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단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년 세대들이 보수단체들의 유언비어에 속아 동조하거나 옹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할 때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광주의 정의가 대한민국의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15일 많은 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 모여주길 바란다"며 "5·18민주광장에서 오월 정신 대동세상을 다시 한번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박미경 비상행동 공동대표도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오월 영령들의 피가 맺힌 곳이다.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내란동조 집단의 발자국이 오월 영령들의 핏자국을 덮게 된다"며 "비상행동은 광주시민들과 함께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같은날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도 성명서를 내고 보수단체들의 광주 집회를 강력히 규탄했다.5월 단체는 "보수단체들의 행태는 5·18의 숭고한 가치를 부정하고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위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광주는 민주주의를 지켜온 땅이다. 우리는 극우 선동 세력의 광주 집회를 단호히 거부하며 끝까지 막아낼 것이다"고 밝혔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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