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특별전 대장정, 종착지 아르헨티나 도착

입력 2022.11.23. 14:33 김혜진 기자
광주비엔날레재단 2020년 시작
광주·서울 포함 대만·독일 거쳐
부에노스아이레스서 내달 개막
한국-아르헨티나 각 4명 작가
공통 역사 바탕 민주 가치 공유
홍영인 작 '5100:오각형'

지난 2020년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대장정을 시작했다. 대만 타이베이와 한국 서울, 독일 쾰른, 한국 광주를 1년여에 거쳐 순회한 오월 특별전은 올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시작을 알렸다. 대장정의 종착지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1970~1980년대 군사 쿠데타로 민주정부가 실각되고 계엄령이 발동되며 국가 주도의 테러행위가 자행된 곳으로 이곳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향한 위협에 맞써 싸워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곳서 광주정신을 바탕으로 한 5·18 특별전 마지막 전시가 열리는 것.

광주비엔날레 재단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마지막 전시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2월 2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가까운 미래의 신화'(Myths of the Near Future). 영국 작가 J.G.발라드의 단편소설 '근미래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현대미술관의 선임 큐레이터 하비에르 빌라와 미술사학자이자 전시기획자 소피아 듀런이 기획했다.

전시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들에 의해 시간이 재창조된 한국과 아르헨티나에 관한 이야기를 시각 언어로 나타낸다. 특히 전시가 열리는 파크 드 라 메모리아(Parque de la Memoria)는 국가 주도의 테러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공원이다. 증언과 성찰의 공간으로 전시 기획과 맞닿으며 장소특정적 맥락이 작품과 어우러진다.

전시에는 네 명의 한국 작가들과 네 명의 아르헨티나 작가들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1960년대 후반의 군 소재 영화, 한국의 오래된 민중가요, 잊혀진 공예 기법, 방치되었던 자료, 무속 의식 등 비극과 폭력을 목격한 사람과 사물을 적극적이면서 시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임흥순 작 '좋은 공기 좋은 빛'

영화 감독이자 작가인 임흥순은 아르헨티나와 광주를 잇는 워크숍을 진행해 사람들의 이야기와 기록으로부터 출발해 과거가 우리에게 미치는 다양한 형태의 영향을 영상 작업 '좋은 빛 좋은 공기'을 통해 보여준다.

루크레시아 리온티(Lucrecia Lionti)의 설치 작업 '피부 학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다룬 자수·섬유 작업 시리즈로 역사가 어떻게 지금까지 집단과 개인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형성해왔는지 묻는다. 아구스티나 트리켈(Agustina Triquell)의 '다른 시간'은 사진·동영상과 지식의 생산, 메커니즘과 장치, 상상과 경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

아쿠스티나 트리켈 작 '다른 시간'

에두아르도 몰리나리(Eduardo Molinari)의 '철 산'은 국가 테러와 현대 사회 속 식민지적 뿌리를 파헤치고 제도적 폭력성, 구조적 사회·경제 불평등 사이의 숨겨진 관계를 추적한다.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Adrian Villar Rojas)의 비주얼 만화 '상상의 끝'은 파크 드 라 메모리아에서 실물 작업으로 실현될 예정이다.

최윤과 이민휘의 여섯 개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이루어진 비디오 작품 '오염된 혀'는극단적 이념으로부터 비롯한 폭력을 현대적으로 구체화하며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왜곡된 역사적 서사를 나타낸다.

파트타임 스위트(Part-Time Suite)는 '사람들, 다음 사람들'을 통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과 한때는 냉전 이데올로기를 규탄하던 사회적 저항의 도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신자유주의의 사회적 통제를 돕는 도구로 변모해왔는지 조명한다.

홍영인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발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안무 동작을 재현하고 실현하는 작업인 '5100:오각형'을 개막일에 선보인다.

한편 베니스에서 지난 4월 개막한 5·18특별전 '꽃 핀 쪽으로'는 27일까지 펼쳐진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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