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피해자, 부상 후유증보다 정신적 고통 더 커

입력 2022.11.30. 16:58 주현정 기자
광주시, 2천명 대상 실태조사 결과
‘복합외상후스트레스’ 호소자 多
“유공자로서 자긍심”도 56% 그쳐
광주시는 30일 오후 시청 세미나실에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은 신체 부상이나 질병 후유증보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문제를 더 심각하게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당수는 4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트라우마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30일 이 같은 결과를 골자로 한 5·18 피해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5·18 피해자들의 기본 실태와 요구도를 살펴보기 위해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 실시된 이번 조사는 국가보훈처 등록 4천417명의 5·18 유공자 가운데 2천9명이 응답했다.

유공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는 문제는 정신적 고통(56.4%)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당시 상황 재경험, 회피, 과각성 등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서조절 문제, 부정적 자기 개념, 관계장해 등 자기·조직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들도 많았는데, 이는 전형적인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에 해당하는 만큼 맞춤형 지원 정책 마련 시급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체부상 및 질병 후유증(54.0%)을 경험하고 있다는 응답도 상당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타박상(67.6%), 골절상(42.1%). 자상(17.8%), 총상(17.7%), 성폭력(0.3%) 등의 순이었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54.6%만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라는 판단 유보적 입장도 21.2%나 됐다.

5·18 피해자의 93.7%는 60대 이상이었으며, 연평균 당사자 소득은 1천821만원, 가구소득은 2천851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 보훈유공자(본인 2천460만원·가구소득 3천795만원)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니지만(75.4%) 절반(49.1%)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임시·일용 근로자 비율(13.7%)이 높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황도 드러났다.

다만 82.3%가 의료비 부담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5·18피해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5·18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실태를 보다 정확히 알게 됐다"며 "앞으로 5·18피해자 지원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실질적 지원방안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등 5·18피해자 지원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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