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사업 상징이자 성패 달린 중대 사안
흐트려진 조성사업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

옛 전남도청(민주평화교류원·이하 민평)의 운영주체를 바꾸는 일은 국책사업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조성사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 현안인데도 문화체육관광부가 형식적인 절차 추진에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문화전당은 조성사업의 상징이자 성패를 가르는 핵심기관이고, 5·18을 상징하는 옛 전남도청은 문화전당의 상징이자 목적이라는 점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하 추진단)이 광주시, 옛 전남도청복원범시도민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지난 11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옛 전남도청 명칭 및 운영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나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추진단은 이 용역안에서 향후 문화전당의 역할고 운영방안, 연계 방안에 대한 충분한 고민없이 운영 주체로 행정안전부와 국가보훈부, 문체부 독립기관안, 전당 연계 안 등 다양한 안들을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옛 전남도청이 문화전당의 핵심이자 조성사업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만약 옛 전남도청을 문화전당에서 떼어낼 경우 전당의 역할과 기능이 전면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이다.
운영주체 변경은 전당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논의와 뗄레와 뗄 수 없다.
옛 전남도청은 문화전당의 핵심인 '민주평화교류원'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5·18의 세계적 전승과 교육 등을 과제로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옛 전남도청 분리는 문화전당의 심장을 제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곡·축소 논란은 물론 향후 전당의 경쟁력에 대한 연구가 전면 재개돼야 한다.
문화전당의 전체 5개 원,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예술극장·어린이문화원에서 핵임인 민평을 빼버리면 문화전당은 전시와 공연, 어린이 문화기관이라는 '평범'한 문화기관으로 전락하게 되고, 규모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현 문체부 안이 사실상 윤석열 정권의 문화정책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에 맞춰 원점 재검토해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이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과도 궤를 맞춰야하는 실정이다.
문체부는 오는 2025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를 진행 중이며, 복원 완료 후 시운전을 거쳐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가 2023년 발주한 '운영방안 연구용역'은 옛 전남도청의 ACC 분리 및 국가기관 전환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ACC의 정체성과 설립 취지, 그리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민평이 갖는 역사적·상징적 가치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민평의 조직과 인력은 당초 문체부가 지난 2014년 구상했던 안보다 실재적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로, 사실상 활성화 의지가 없는 방어용 논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민평은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니라, 아시아 문화 교류의 중심 거점으로 설계되었으며, 문화전당과 함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3.0의 상징적 모델로 기능해야 할 핵심시설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공약으로 내세운 조성사업 3.0의 중심축이 문화전당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평 운영주체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조직 개편 차원이 아니라 조성사업 비전의 철학적 재규정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7월 추가 토론회 등 명칭과 운영주체에 대한 의견을 수렴을 거쳐 최종확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공론화 명분을 통한 무책임한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5월 단체는 이날 공청회 자리에서 아예 운영주체를 행안부로 이관해달라고 요구하며, 오히려 문체부의 민평 운영 의지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문화전당과 별도 기관으로 민평을 분리하든, 통합된 체제로 전당 내 본부 형태로 재편하든, 우선돼야 할 것은 문화전당의 기능과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재정의다.
단지 운영주체나 명칭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문화전당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견인하는 플랫폼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민평이 그 안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철학적·정책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이번행사 토론회의 좌장을 맡았던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센터장은 "지금 방향이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 프레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문화비전, 특히 문화산업의 국제경쟁력화, 민주주의 가치 구현, 균형발전과 지역문화 육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운영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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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에도 못 끊는 5·18 왜곡···정보통신망법은 통할까
5·18기념재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시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18일 ‘스카이데일리’ 외부필진 2명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허위사실 유포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왜곡은 이미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그럼에도 AI가 만든 가짜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는 허위정보, 조롱성 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이 기존 사후 처벌 중심 대응의 한계를 보완해 온라인상 5·18 왜곡 확산을 막을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개정 정통망법은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 마련을 의무화하고,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정통망법은 특정 역사 왜곡만을 겨냥한 법은 아니다. 그러나 SNS와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5·18 왜곡 역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통망법은 기존 5·18 특별법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2022년 개정된 5·18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정통망법은 허위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확산되는 과정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책임을 묻는 데 그쳤던 기존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정보의 확산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이 같은 제도 변화는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왜곡이 끊이지 않았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5·18기념재단이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을 모니터링한 결과 5·18 관련 왜곡·폄훼 게시글은 9천54건에 달했다.특별법 시행 이후 재단이 직접 고소·고발한 사례도 지난 5월까지 22건에 이른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게시물은 다른 계정과 플랫폼으로 복제되거나 비슷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북한군 개입설이나 폭동론을 넘어 AI를 활용한 허위 신문기사, 짧은 영상(쇼츠), 조롱성 밈 등으로 왜곡 방식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실제 광주경찰청은 최근 AI를 이용해 허위 신문기사 이미지를 제작·유포한 피의자를 검거했고, 경찰청도 5·18 허위사실 유포 계정 74개를 수사해 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존 법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지는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개정 정통망법이 곧바로 5·18 왜곡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 적용의 핵심 대상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튜브 등에서 왜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수익형 채널이 실제 적용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만원씨의 북한군 개입설 관련 저술과 안정권 등 극우 유튜브 채널의 반복적인 왜곡 콘텐츠, 스카이데일리의 연이은 왜곡 보도 등은 광고·후원 등의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생산·유통돼 왔다는 점에서 정통망법이 겨냥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꼽힌다.플랫폼 운영 방식 역시 변수다. 신고를 받은 플랫폼이 삭제나 노출 제한 여부를 우선 판단하는 구조인 만큼 허위정보와 의견·비판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지, 플랫폼마다 다른 운영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전문가들은 정통망법이 기존 5·18 특별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은 신속한 법 적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5·18기념재단과 4·16재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개정법 시행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혐오·왜곡 정보의 법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왜곡 정보가 집중적으로 유통되는 중소형 커뮤니티 상당수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책임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지만원 사례처럼 법원에서 허위정보로 판단된 뒤에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는 이번 법이 일정 부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왜곡이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금전적 제재를 강화한 이번 법이 억제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사법적 판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왜곡 콘텐츠가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진단했다.이어 “5·18은 이미 역사적·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인 만큼 신속한 법 적용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통망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역사왜곡과 혐오표현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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