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 지역 민심 입체적 전달 '호평'
켄텍 소개·기대·과제 등 기획 시의적절
도시 이미지 영향…제목 사용 단어 유의
지역 문제, 대안 전달해 정책 단초로
복합쇼핑몰, 상생 방향 포커스 중요
정책 발굴 도움되는 여론조사 필요
무등일보 제15기 독자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지난 23일 오후 무등일보 커뮤니케이션룸에서 진행됐다. 이번 회의에는 김기태 위원장(호남대 교수)을 비롯해 박헌택·류영국·한은미 등 4명의 위원이 참석했으며 장은백·조성은·주홍 등 3명의 위원이 서면으로 의견을 더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무등일보의 대선 이후 기사에 대해 분석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지역 내 다양한 현안이 논의되길 당부했다.?
SRB무등일보 독자권익위원회 121차
▲장은백=역대급으로 정치면에서 좋은 기사가 쏟아졌던 것 같다. 선거 직후 지역 민심을 예리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했던 기사들(3월 14~16일자 '더불어민주당 고립된 민주당' 시리즈)도 좋았고, 공천에 대한 기획기사 4부작(17일·21~23일자 '더불어민주당 개혁 첫 발은 유리알 공천' 시리즈)도 아주 좋았다.
▲박헌택=최근 대선 후 무등일보의 날카로운 분석이 좋았지만 더불어민주당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들여다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봉선동에서 40% 가까운 지지율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배경, 광주와 전남에서 지지율을 이전보다 얻게 된 이유 등도 분석해야한다. 이제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이, 대통령이 누가 됐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함께 읽어줬으면 한다.
이제는 지방선거가 남았다. 광주시장으로 출마하겠다는 이들이 광주시민이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물어야한다. 대표적으로 군공항 이전 문제는 대선기간 양당 후보들이 모두 떠든 사안이다. 이것을 앞으로 광주시장이 풀어야하는데 해법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갖고 있는지, 공약으로 내세워서 실천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으면 한다. 상무지구에서 나주혁신도시를 연결하는 4조 규모의 광역철도 사업도 메가시티를 형성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시민들의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 이런 실질적 문제를 가지고 공약을 낼 수 있는 후보들이 나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이 화두를 제공하고 접근해 선거판 이야기를 키워야한다.
▲조성은=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이하 켄텍)가 정식 개교했다. 광주와 전남 기업인들이 켄텍의 개교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는데 드디어 개교하게 돼 반갑고 환영한다. 광주·전남 기업인들은 켄텍이 우리 지역에서 글로벌 원스텝 기술개발의 계기를 마련해 주길 바라며 기대하는 바 또한 크다. 이번 개교와 함께 무등일보가 켄텍이 생소할 지역민들을 위해 개교 과정과 소개, 의미 등을 시리즈(2월 24~25일자·3월 2일자 '한국에너지공대 3월 개교')로 조명하고 입학식에 맞춰 기대와 과제 등을 다뤄(3월 3일자 '캠퍼스 건물 달랑 한 동…인재 양성 기대 반, 걱정 반') 뜻 깊었다. 켄텍이 제 길을 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역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주홍=지역 어젠다를 만들어가는 점은 높이 사지만 자칫 광주의 이미지를 비관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소멸'이나 '노잼도시' 등이 시리즈 제목에 사용되는 점이 우려스럽다. '노잼도시' 경우는 광주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나 가성비 좋은 즐길 거리를 대안으로 제시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대선 정국에서 이슈가 됐던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관련 기사도 방향성을 지역 상황에 알맞게 세팅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한은미=지역 안에서도 지역소멸이나 노잼도시 등이 이슈가 되지만 늘 부정적 단어만 각인이 될 뿐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은 그 어느곳에서도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위원회 회의를 다녀봐도 기억에 남는 대안이 없다. 무등일보가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서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기획하면 좋겠다. 오피니언 리더 등을 만나 의견을 종합하고 이것이 광주시나 전남도 정책으로, 더 나아가서는 정부 정책을 유도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
▲류영국=무등일보가 복합쇼핑몰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취재를 했는데 복합쇼핑몰을 유치한다는 포인트 보다는 복합쇼핑몰이 지역사회와 잘 어우러져 갈 수 있는 방향에 포커스를 맞췄으면 어땠나 싶다. 광주에서 기존 상권과 대형쇼핑센터가 대립한 대표적 사례가 수완롯데마트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이 대형쇼핑센터가 통째로 들어오면서 골목상권 상인들과 갈등도 빚었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잘 풀어갔다. 이런 사례도 찾아서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지방선거를 남겨둔 상황에서 선거 전 여론조사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지역 사회를 이끌어야하는지 미래 비전을 설정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여론을 통해 정리해주길 바란다.
덧붙여 현산 붕괴 사고와 관련해 미담은 없는 지 발굴하면 어떨까. 타 지역에 사는 광주사람들이 무너진 사진 등을 통한 이미지로 인해 고향 걱정을 많이 한다. 광주 이미지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자원봉사자들, 위문품을 전달한 시민들, 밤낮으로 고생한 공무원들의 모습 등 개인의 헌신과 봉사를 통해 지역이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김기태=무등일보가 그 동안 여론조사를 재빨리 잘해왔다. 그러나 여론조사도 함정이 있다. '누가 더 앞서느냐'는 흥미는 있겠지만 경마식 보도에 매몰되게 된다. 지방선거에서는 정책을 분석하고 발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더욱 초점을 맞춘 여론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 대선이 끝났으니 한국 정치가 동서 갈등, 혐오와 배제의 정치로 가도 되는지 칼럼이든 사설이든 한 번쯤 진단하면 좋겠다.
외부 기고나 칼럼 경우도 필진의 전문 분야와 시의성이 맞아 떨어질 때는 협의를 통해 주제를 설정한다면 좋겠다. 정리=김혜진기자 hj@mdilbo.com
■제15기 독자권익위원 명단 ※가나다 순
김기태 호남대교수, 전 언론학회장
류영국? 한국도시설계학회 지식나눔센터장
박재영 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
박헌택 영무토건 대표
반수경 스마트인재개발원 부원장
신숙경 적십자회 부회장?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 의장
장은백 변호사?
조만형 전남도 자치경찰위원장?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
주홍 치유예술가?
한은미 전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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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100년의 기억 체험하는 공간 되길" 윤태석 남평주조장 대표가 지난달 25일 나주시 남평읍 남평리 남평주조장(향토문화유산 제27호)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1932년 설립, 6천여점 유물 그대로국립민속박물관 '현존 최고' 인정국립기관 학예사 안정된 삶 버리고원룸 될 위기 놓인 고향 주조장 인수껍데기만 남기는 공간 재생 벗어나시간 살아있는 생활사 박물관으로조선탁주면허부터 아버지 부탁까지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역사로 남아건축물은 손님일 뿐 진정한 주인은100년간 살아남은 '미생물 공동체'고유 주조 기술 핵심은 레시피 아닌이 곳에서 긴 세월 살아온 '효모'술지게미 활용해 현대적 계승·발전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나주 일원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해온 남평주조장은 수천여점의 유물로 학계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리인'을 자처하는 윤태석 대표의 전문가적 안목과 식견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100년 가까운 주조장의 이야기와 내일의 소망을 들어본다.-국립기관 학예사라는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폐허가 된 주조장을 인수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배경이 궁금하다.▲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남평주조장이 헐리고 원룸이 들어설 것 같으니 주조장을 살릴 방안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2015년 경 고향 선후배들로부터 받았다. 주조장이 안고 있는 역사와 시간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학예사로서의 소명이자, 일종의 책임감이었다.-주조장이 일제 강점기 시대 이후 유물을 간직하고 있어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생활사 박물관이다. 버려지던 것들이 유물로 존재감을 발휘하게되다니, 주조장이 주인을 잘 만난 것 같다.▲남평주조장의 가치는 건축물 뿐 아니라 그 안에 쌓인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현존 주조장 중 원형을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쇠퇴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소실돼 안타깝다. 생산부터 경영, 생활에 이르는 엄청난 자료들이 남아있는데 인수 후 호남학진흥원과 공동으로 정리한 유물만도 6천여 점에 달한다. 정미소 등 공간이 보유한 모든 자료를 없애고 껍데기만 남겨 활용하는 우리나라 공간 재생은 심각한 훼손이다. 이곳은 시간의 때와 냄새, 보이지 않는 미생물까지 모두 살아있다. 그 모든 것을 지키고, 발굴·보존하는게 중요하다.-국립민속박물관이 유물이 잘 간직된, 현존 최고의 주조장으로 인증했는데.▲남평주조장은 공간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다. 나무 하나, 그릇 하나 등 어느 것 하나 선조들의 손길이 머물지 않은 곳이 없다. 1932년 일본인이 술을 빚기 위해 주조장으로 특별히 지은 건물이다. 쌀 씻는 곳부터 냉각실, 발효실 등이 체계적으로 배치됐고, 천장을 쌀겨로 채워 단열과 발효, 세균번식 방지 등을 도모했다. 건축물 자체도 연구 자료다. 90년이 넘는 술독 항아리, 직원 서약서, 배달 자전거 등 생산과 경영, 생활에 관한 6천여점의 유물이 한 장소에 온전히 남아있는 곳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6천여 점의 유물 중 문화 콘텐츠로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것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으신지.▲주조장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무엇보다 선조들의 삶이 녹아있는 평범한 기록들이다. 주조장은 이 일대 경제를 전담했던 중요 공간으로 고단한 시대를 살았던 이웃들의 생계와 희로애락을 안고 있다. 배달 직원이 어머니 치료비를 위해 외상값을 들고 튀었다가 쓴 반성문이나, 딸의 취직을 부탁하는 아버지의 애틋한 편지 등이 절절하다.또 1937년 조선탁주면허, 1950년대 상표등록출원서, 세무서와 오고 간 공문서 등은 주조 세무, 밀주 단속 등 근대 주조 산업의 역사를 복원하는 핵심적인 콘텐츠들이다. 이러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2032년 주조장 설립 100주년에 맞춰 단일 주조장으로는 국내 최초가 될 박물관을 건립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기록물 너머의 '사람 이야기'가 중요해 보인다.▲문서와 유물은 역사의 뼈대일 뿐, 그 안에 피와 살을 채우는 것은 바로 '사람 이야기'다. 선대 사장들과 직원들이 남긴 6천여 점의 기록에서 전통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조장을 거쳐 간 지역 어르신들의 구술 기억을 발굴하고 있다. 이 '사람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기록물은 생명을 얻고, 주조장의 역사는 더욱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복원될 것이라 기대된다.-이 공간을 '주조장 역사박물관'과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시려는 궁극적인 목표, 이 공간을 통해 대중과 어떤 점을 소통을 하고 싶으신지.▲ 궁극적인 목표는 이곳을 '과거와 대화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물을 유리관 안에 가두는 정적인 박물관이 아니라, 방문객이 100년의 시간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쿰쿰한 누룩 냄새를 맡고, 옛 장인들의 손때 묻은 도구를 만져보며, 이곳에서 빚은 술 한 잔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교감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이를 통해 우리 곁의 평범한 유산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기억의 힘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를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남평주조장-현시점에서 남평주조장이 갖는 의미, 이 공간을 통해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남평주조장'이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간단히 말씀해달라.▲속도와 개발의 시대에, 남평주조장은 '느림과 공존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모든 것을 쉽게 허물고 새로 짓는 세상 속에서, 100년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온 이 공간은 우리에게 '기억의 힘'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가치는 우리 이웃의 땀과 눈물이 서린 평범한 삶의 터전 그 자체다. 이 작은 주조장은 지역의 기억 저장소이자, 살아있는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우리에게 진정한 보존과 상생의 의미를 묻고 있다.남평주조장이 단순히 '오래된 양조장'을 넘어, '시간의 지층이 살아 숨 쉬는 공존의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과거 남평일대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었듯, 미래에는 우리 모두의 기억과 문화를 잇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곁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그 기억의 힘으로 현재를 풍요롭게 가꾸어 나가는, 지난 100년의 이야기가 앞으로의 100년으로 이어지는 '살아있는 역사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100년 가까이 살아남은 '미생물' '효모'라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보존하고, 그들과 함께 해온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발굴·보존하는 '관리인'으로서의 철학은 무엇인지.▲'복원'은 훼손된 사물을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되돌리는 개념이지만, 남평주조장은 죽은 사물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다. 따라서 내 역할은 '복원'이 아닌 '관리'라 할 수 있다. 숲을 가꾸듯 100년간 이어져 온 미생물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개입하고 돌보는 '관리인'인 것이다. 이는 낡고 불편한 것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는 기존의 보존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건물의 물리적 형태는 물론, 그 안의 보이지 않는 생명과 시간의 흔적까지 지키는 것이 남평주조장 보존 철학의 핵심이다.이와 함께 그곳에 얽힌 이웃들의 이야기야말로 핵심이라할 수 있다. 주조장에 참여했던 어르신들이 생존해계서 그분들의 구술을 채록하는 것도 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주조장의 진짜 주인은 '효모'라고 강조하시는데, '100년 효모'가 상징하는 것은.▲인간인 경영자는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 이 공간의 진짜 주인은 100년의 세월을 살아온 '효모', 미생물 공동체다. 이들은 남평의 바람과 햇살, 물과 공기를 머금고 건물 기둥과 벽, 항아리 속에서 대를 이어 살아남았다. '100년 효모'는 바로 이 주조장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정체성이자, 단절되지 않은 생명의 '연속성'을 상징한다. 보이는 건물보다 보이지 않는 이 생명체를 지키는 것이 이 공간 보존의 핵심 가치다.-남평 오일장 등 나주 일원과의 연대와 확장, 지역과의 상생 계획은.▲남평주조장이 남평오일장과 흥망성쇠를 같이 해왔다. 올해로 남평 오일장이 100년이다. 주조장을 박물관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이 역사적 상생 관계를 현대적으로 복원하고자 한다. 주조장 역사 투어와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을 인근 오일장과 연계하고, 지역 축제와 협력하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주조장이 도시재생의 문화적 거점이 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과거처럼 나주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중심지 역할을 다시 수행하기를 꿈꾼다.윤태석 남평주조장 대표가 지난달 25일 나주시 남평읍 남평리 남평주조장(향토문화유산 제27호)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드들강 막걸리'를 제조했고 지금도 전통 막걸리 주조를 공부하고 계신다. 기술과 정신 계승의 관점에서 핵심은 무엇이고, 계승·발전의 계획은.▲전통 주조 기술의 핵심은 레시피가 아니라 10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살아온 '효모'다. 이 고유한 효모가 남평의 물, 공기와 만나 빚어내는 맛이 바로 남평주조장의 정체다. 현재 주조 면허를 회복하고, 아내와 함께 전통주 연구소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이 효모를 활용한 지역성 담은 술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100년 효모의 가치를 발굴하고 술지게미를 활용한 다양한 발효식품과 미용 제품 개발로 그 가치를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세워졌다가 한국인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이곳의 복합적인 역사를 녹여내, 하나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목표다. 진정한 복원은 단순히 옛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쌓인 역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배워야 할지를 묻는 과정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주조장 면허 반납 사건을 간략히 말씀해달라. 이 사건이 우리 사회의 문화유산 보존 현실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TV방송으로 전국적 유명세를 타면서 거꾸로 주조장이 문을 닫았다. 이 사건은 '문화재'로 지정되면 역설적으로 그곳의 '생명'이 멈춰버리는 비현실을 상징한다. 현행법상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공간은 생산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술을 빚어야 살아있는 주조장인데, 보존을 위해 술빚기를 멈춰야 하는 모순에 부딪친다. 이는 우리의 문화유산 보존 정책이 건물의 물리적 형태(하드웨어)에만 치중할 뿐, 그 안에 깃든 무형의 가치와 활동(소프트웨어)을 담아내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살아있는 유산을 위한 보다 유연하고 통합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윤태석 남평주조장 대표가 지난달 25일 나주시 남평읍 남평리 남평주조장(향토문화유산 제27호)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현존하는 최고의 주조장 '남평주조장'남평주조장은 일제강점기, 쌀이 많이 생산되던 나주 일대 남평에 일본인 요코야마(橫山)라는 사람이 이민 와서 당대 최고 수준으로 지은 횡산주조장이 모태다. 일제 말기 1932년 조선인 박창환 씨가 인수한 후 아들·손자에 이어지다 쇠락해 2000년대 초반 주조장 직원이던 이광열 씨에게 넘겨졌다. 허나 전통 막거리 퇴조 속에 버티지 못하고 2022년 주조장이 원룸으로 개발되는 위기에 내몰렸다. 당시 문화재청 전문위원이던 윤태석 관장에게 고향 선후배들이 인수를 의뢰해 현재로 명맥이 이어졌다.2019년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남평주조장은 현존하는 주조장 중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일제강점기에 주조장에 특화한 건축설계로 지어진 점이 이채롭다. 2층 구조의 200여평에 달하는 주조장은 쌀 씻는 곳, 고두밥 찌는 증미실, 발효실 등이 배열돼 있다. 일반 바닥보다 1m 아래로 설계한 고두밥 식히는 냉각실이나 효모 발효와 세균번식을 막기위해 천장을 쌀겨로 채우는 등 철저한 특화설계가 눈길을 끈다.무엇보다 이곳에는 이 일대 지역민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 살아있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꼽힌다 조선탁주면허, 1950년대 상표등록출원허가서뿐만 아니라 1960~70년대 세무서, 관련 협회와 오고 간 공문서 등이 있다. 93년 이상된 술독 항아리도 11개나 남아 있다. 이를 통해 주조 세무, 주조장 기능, 밀주 단속, 주조장 구조, 상표권 발급 현황 등을 살필 수 있다.한국학호남진흥원이 만든 '나주남평주조장 소장자료 학술조사' 연구에 6천여점의 유물이 기록으로 정리돼 있다.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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