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포용하고 국민통합 이룬 지도자
문화강국·IT정보화 초석놓은 선구자
기성세대 우상인데 잘 몰라 아쉬워
'극단의 시대' 그의 리더십 간절해

2024연중기획 탄생100년 DJ를 그리다
오는 6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탄생한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삶을 살다 간 그의 삶은 한국 정치의 역사이자 현대사, 그 자체다. 공정과 상식이 훼손된 현재를 살아가는 MZ세대와 청년들에게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와 같은 삶을 살았던 DJ의 정신과 가치가 더욱 간절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갖은 탄압과 역경 속에서도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으며 '행동하는 양심'의 길을 걸어왔다. 군사독재 정권이 숱하게 목숨을 노리고 정치적 생명을 끊으려 했지만 이 땅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향한 그의 기개는 절대 꺾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강해졌다.
그는 대통령에 오른 뒤 자신을 탄압하고 짓밟았던 이들에게 정치 보복 대신 오히려 용서했다. 용서와 화해, 관용을 통해 국민 통합과 공존의 길을 가고자 했고 그의 바람대로 국민 대통합을 이뤄냈다.
먼 후세대인 광주지역 MZ·청년 세대에게도 DJ는 '민주화의 상징'이고 '용서화 화해'의 대명사로 통했다. 깊은 양극화로 분열된 정치 상황과 한반도 평화의 위기로 국민들 삶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은 'DJ의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년 정치인 이정환 "정치·사회·경제 어려움 직면… DJ 정신 절실"
40대 청년 정치인 이정환(공학박사·교통기술사) 민주당 광주시당 청년위원장은 DJ하면 대한민국 미래를 밝게 해 준 통합과 공존 그리고 실용주의 리더십이 떠오른다고 했다. 국민을 우선했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늘 고민하고 해결하려 했던,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뛰어 넘어 '민족 지도자'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DJ는 용서와 관용을 통해 국민 통합과 공존의 길을 가는 데 앞장섰고, 그의 통합 정신은 IMF를 극복하는 데 전 국민적인 동참과 지지를 이끈 지렛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남북한 화해·협력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로서 우리 마음속에 간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치·사회·경제적으로 힘든 난제에 직면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김대중의 리더십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 위원장은 다시 DJ의 정신과 정책, 리더십 속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대신문 편집장?정하늘?"용서와 화합 상징적, 인물 선명히 기억"
조선대학교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정하늘(20·여)씨는 DJ에 대해 선구자적 모습을 보여준 준비된 지도자로 기억했다.
정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접한 광주·전남의 기성세대들에게는 우상이자 민주화의 상징적인 존재지만, 청년들에게는 전 대통령 중 한 분, 역사 속 위인 중 한 명으로 지나갈 수도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정씨는 DJ가 민주화운동의 시대에 군부독재 세력에 의해 모진 고문과 생사의 순간을 오갔으면서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이를 복수가 아닌 용서와 화합으로 풀어낸 것에 크나큰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투옥 중에서도 독서와 공부를 통해 과학기술과 미래 시대를 예측, 이를 통해 인터넷망의 선제적 구축으로 IT강국의 초석을 마련했음에도 민주화 투사 이미지와 햇볕정책 등 평화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선구자적인 모습이 가려졌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 광주경실련 간사 박향미 "DJ 정신 이어 평화와 화합을 이뤘으면"
박향미(39)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김대중'하면 '평화'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해서다.
또 정치활동 중 목숨을 잃을 뻔한 고난의 순간들을 넘기고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점에서 '민주주의'도 함께 떠오른다고 했다.
박 간사는 DJ 정신을 '평화'와 '화합'으로 정의했다. 지역갈등이 여전하고 세대 갈등도 만연한 사회에서 DJ 정신을 이어 평화와 화합을 이루는 사회가 되길 희망했다.
더욱이 정치를 보면 정당 간 이념 갈등 문제가 눈에 띄고 남북 관계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느껴 이러한 문제 해결에 DJ 정신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 간사는 DJ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오는 10일 개봉하는 '길 위에 김대중' 다큐멘터리를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 대촌중앙초 교사 김경훈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더 그리워".
대촌중앙초등학교 김경훈(38) 교사는 DJ라는 사람은 단순히 정치인이라고 하기보다는 우리 지역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시는 어른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초등학생이던 어린 시절 IMF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금 모으기 운동 등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대통령이라는 어렴풋한 인식이 남아있다고 기억했다.
특히 DJ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여러 방향을 제시했는데 독재정권 시대에는 민주화에 앞장섰고, 민주화 시기에는 정보화와 문화 강국으로서 기틀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우리 사회는 정치적 성향, 성별, 지역 등 점차 극단으로 향해 가고 분열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적 갈등 속에서 그가 보여준 화해와 용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고 했다.
'화해와 용서' DJ가 현재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이 가르침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를 더욱 언급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전대신문 편집장 박소희 "민주주의 산 역사, 정신 배우고 기억해야"
전남대학교 신문 편집장 박소희(23·여)씨는 DJ를 자신의 삶을 통해 민주주의의 길을 보여준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민주화의 역사이자 민주주의 그 자치엔 5·18의 한가운데에서 그에게 걸었던 희망과 기대, 그리고 끝내 대통령에 올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이끌었던 업적까지 생각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씨는 광주의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잇기 위해 노력하는 '전대신문'이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준 민주주의 정신을 더 배우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 5년차 공무원 문은솔 "민주주의 산 역사, 정신 배우고 기억해야"
공직 생활 5년차인 광주 서구청 토지정보과 문은솔(31·여) 주무관에게 DJ는 화해의 아이콘이다.
문 주무관은 '정치가 실종됐다'는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뼈아픈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DJ 정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극심해지는 반목 갈등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DJ 정신인 용서와 통합 정신을 널리 알리고, 정치인들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직장인 우재찬 "안보 위협 속 간절한 그의 평화정책"
이차전지 회사에 다니는 20대 청년 우재찬(29)씨가 기억하는 DJ는 늘 평화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단순히 DJ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해서가 아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 순간 노력을 기울인 DJ는 박씨에게 항상 존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요즘 하는 말로 DJ가 살아온 인생은 '폼이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우씨는 북한에게 퍼주었기 때문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등 군 복무 시절 몇몇 선임들과 동기들이 했던 비하 발언처럼 DJ가 여전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DJ의 평화정책은 대화와 협상의 가치를 알려줄 뿐 아니라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J를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활동이 다양한 계층과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나이로 정치계에 입문해 올해 서른살이 된 이명노 광주시의원은 'DJ 정신'이 대한민국의 정신과 닮았다고 했다.
DJ는 보통 사람들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의 풍파를 겪고 대통령이 돼 남북 정상회담, 노벨 평화상 수상 등을 이뤄냈는데 꿋꿋하게 지켜온 그의 신념과 철학에 지지자들이 모였고 이들에게 '언젠가 봄이 오겠지'하는 기대감을 심어줘 어려운 시기를 버텨나갈 수 있게 했다는 것. 바로 이 점에서 김대중이라는 사람의 삶과 지난 대한민국의 역사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J를 동경했고 지지했고, 존경하며 살아온 혹은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현 정권을 김대중을 탄압하고 고통 줬던 그 정권과 닮아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김대중'이라는 생각으로 의지를 모으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DJ 정신이 강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음으로 우리가 가진 신념을 잃지 말고 하나로 똘똘 뭉쳐 버텨 나가자라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에스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의 악의 편' 명언 각인"
전남대학교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강에스더(21·여)씨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던 DJ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강씨는 DJ의 해당 발언이 정치인을 비롯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명언이라고 강조했다.
DJ의 발언이 더욱 와닿았다던 강씨는 김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감독이 '총선을 앞두고 상영해도 괜찮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여야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답하는 등 정책 자체 평가를 떠나서 사람 자체로, 대통령으로서 높게 평가받았다고 봤다.
또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국민기초생활보장 정책, 4대 사회보험 완성 등 DJ 정부 정책이 펼쳐지던 당시에 살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수혜가 이어지고 있는 점에서 그의 업적을 인정하고 정책들에 대한 비판적 평가만 하기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다 같이 고민해 나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취재2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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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에 증거 첨부...노인은 못 쓰는 '학대 신고 앱'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신고 활성화를 위해 개발한 전용 앱 '나비새김(노인지킴이)'. 신고 절차가 증거 자료를 첨부하고 휴대전화 번호인증을 거쳐야 하는 등 까다롭다. 나비새김 캡처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신고 활성화를 위해 전용 앱을 개발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신고 절차가 까다로워 기피하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앱 개발 취지가 신고 활성화를 통한 노인학대 조기 발굴인 만큼 앱 사용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노인학대 신고 앱 '나비새김(노인지킴이)'을 개발했다. 누적 앱 가입자 수는 2만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 수와 달리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2024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중 학대사례로 인정된 7천167건의 접수 유형 대부분 경찰이나 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한 관계기관 의뢰를 통한 신고였다.구체적으로 관계기관 의뢰를 통한 신고가 5천105건(71.23%)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화 신고 1천775건(24.77%), 대면 신고(3.03%), 온라인 및 앱(0.97%) 순으로 뒤를 이었다.노인학대 신고 활성화를 위해 앱을 개발했지만 전혀 사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활용도 저조의 이유로는 접근성 불편이 지목되고 있다.학대 당사자인 노인들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스마트폰에 나비새김을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신고 접수까지 절차가 까다롭다.앱을 켜서 학대 발생 장소와 기간을 입력하고 학대의 유형이 신체적인지 정서적인지 성적인지 등을 선택한 뒤 증거 자료로 사진이나 영상 음성녹취를 첨부해야 한다.또 학대 당시의 상황을 500자 내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보건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2024 노인학대 현황보고서. 신고접수 유형이 경찰 등 관계기관 의뢰를 통한 서신과, 전화가 대부분이다. 보고서 캡처여기서 끝이 아니다. 휴대전화 번호인증까지 마쳐야 신고가 완료된다. 학대 피해자 대부분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노인들인 점을 감안하면 나비새김은 '무용지물'인 셈이다.광주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주무관은 "어르신들에게 굳이 먼 길 찾아오지 않아도 집에서 신고할 수 있다고 알려줘도 사실상 쉽지 않다.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스마트폰 사용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며 "휴대전화 본인인증 같은 경우 최초 1회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안 해도 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등 앱 활성화를 위해 조금은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광주의 한 재가노인복지센터 센터장도 "학대 당사자인 노인뿐만 아니라 신고 의무자에 해당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도 나비새김 신고 방법을 안내한 적 있는데 소용없었다. 요양보호사를 비롯해 신고 의무자도 대부분 고령인데 나비새김으로 얼마나 신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노인들 대부분 노안으로 글씨도 잘 못 보는데 '큰 글씨 모드'도 적용 안 된다. 노인학대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앱 활성화를 위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나비새김 활성화를 위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지속적인 홍보 활동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4년간 광주·전남지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21년 779건(광주 273건·전남 506건) 2022년 721건(202건·519건), 2023년 796건(290건·506건), 2024년 541건(204건·337건)으로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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