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곳마다 지붕 없는 박물관

입력 2024.01.18. 14:04 김만선 기자
세계유산 등재기념 갯벌박물관
창고 리모델링 한 소금박물관
역사는 물론 정보까지 한번에
미세먼지 차단숲 걷기 좋은 길

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⑤증도<상>

갯벌박물관은 신안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지난 2006년 갯벌생태 교육공간과 슬로시티 센터로 활용했던 건물을 지난 2021년 신안갯벌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이곳에서는 갯벌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함께 희귀한 수석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갯벌박물관에 들어가기 앞서 눈에 띄는 것이 '자전거 대여소'다.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이기도 한 증도를 자전거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시에 버려진 자전거를 새 활용해 섬마을에 기부하는 바이크 위 라이크(Bike we like) 캠페인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갯벌박물관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갯벌교육센터로 오랜 세월 바다를 풍요롭게 가꿔온 우리의 귀중한 자연 유산인 갯벌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갯벌박물관 안에 마련된 전호남 수석전시관

총 3층 구조로 1층에는 갯벌 전시관과 영상실, 2층에는 갯벌체험학습실, 슬로우시티 국제관, 갯벌자료실, 카페, 3층에는 회의실이 마련돼 있다.

갯벌의 탄생에서부터 세계의 갯벌, 한국의 갯벌, 갯벌 생물까지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갯벌생태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갯벌의 생성과 변화, 자연정화능력 그리고 갯벌생물의 신기한 생활환경을 직접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경우 어류 230여 종, 게류 193종, 새우류 74종, 조개류 58종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갯벌은 연안 습지 생태계로서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높다. 자연재해와 기후 조절의 기능을 담당하며 생물과 철새를 관찰하는 자연학습장이 되고 지역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 된다.

갯벌박물관의 한편에는 '전호남 수석전시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전호남 씨는 증도 출신으로 자신이 오랫동안 수집한 수석 680여 점을 기증했다. 동물과 아름다운 자연 등을 연상시키는 수석들을 만날 수 있다.


소금에 대한 유익한 정보들을 볼 수 있는 소금박물관

◆국내 최대 태평염전·소금박물관 눈길

증도 갯벌에는 국내 최대 단일 염전인 태평염전과 소금박물관도 있다.

등록문화재 360호로 지정된 태평염전은 염전 크기만 463만㎡에 달할 정도로 어마하다. 지난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를 막아 형성된 곳으로, 서울 여의도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 해 생산량이 1만5천t에 달하는데 국내의 5%를 차지하고 있다.

태평염전은 총 67개 소금밭으로 나뉘어져 있고, 소금창고가 3㎞에 걸쳐 길게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태평염전에서는 천일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태평염전 입구에 자리 잡은 소금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조형물은 대형 맘모스다. 고대 포유류인 맘모스는 생존에 필요한 소금을 찾아 이동했는데 인류가 사냥을 위해 맘모스를 쫓던 길을 '맘모스스텝' '맘모스소금길'이라고 했다고 한다.


소금밭 낙조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평염전

소금박물관은 1953년 소금 보관창고로 건축된 것을 1980년대 후반 자재창고로 활용했다가 2007년 7월 일부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소금창고 초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등록문화재 제361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소금박물관은 소금의 역사, 문화, 미네랄, 천일염전 구조 등의 유익한 정보와 함께 경제사, 사회사, 신화 등에 얽힌 다양한 전시가 마련돼 있다. 하얀 소금을 활용해 형상화한 각종 저서동물과 사람 등의 부조작품, 1004섬 신안의 풍경을 담은 사진 등도 눈길을 끈다.

증도 갯벌은 태평염전과 함께 함초, 갯메꽃, 칠면초 등 100여 종의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는 염생식물원이 있다. 염생식물은 갯벌 위에 녹색과 노란색, 붉은색, 자주색 등이 초원을 이루는 갯벌습지식물이다. 자연갯벌에서 자생하는 염생식물의 화사한 모습에 자연스럽게 발을 멈추게 된다.

가까운 소금밭 낙조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태평염전과 염생식물원을 볼 수 있다.


금목서와 은목서가 식재된 향기의 섬 10리길
◆미세먼지 차단숲 등 테마별 숲길 풍성

증도에는 돈나무를 비롯해 태산목, 금목서, 은목서 등 9종의 나무들이 섬 곳곳을 채우고 있다.

신안 북부권과 중부권을 잇는 새로운 교통망이 잇따라 신설되고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임자대교가 개통되고 증도에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주민의 쾌적한 정주 여건과 적절한 환경 개선이 요구됐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신안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국내 대기환경 기준보다 8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군은 대기 환경을 맑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을 펼쳤다. 미세먼지 차단숲은 상층목과 중층목으로 구분해 식재됐다. 상층목은 태산목, 감탕나무, 목서 등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높은 수종을 선정했고 중층목은 돈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종으로 결정했다. 미세먼지 저감뿐만 아니라 '돈나무의 섬' 증도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것이었다.

지난 2022년 말까지 증도에 식재된 수종은 9종 9만4천500주에 달한다. 태산목 1만2천500주를 비롯해 감탄나무 2천주, 조형 금목서·조형은목서·은목서 각 1천주, 돈나무 3만주, 화살나무 3만주, 철쭉 1만5천주 등이다.

특히 '매그놀리아 가든(Magnolia Garden·목련 정원)' '향기의 숲' 등 2가지 테마로 증도대교 가로변에서 한반도 해송숲까지 총 8.5㎞에 걸쳐 해풍에 강한 향기 수종인 태산목, 목서 등을 심어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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