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6년 만에 해외 진출 쾌거
업계 '최초' 타이틀 거머쥐어
원피스·스카프·베개 등 20여종
전통염색 제품 통한 韓 홍보도
色, 한류 콘테츠로 자리매김
전남지역 귀농·귀촌에도 날개
민족 고유 쪽빛이 드디어 세계를 누비기 시작했다. 그것도 업계 최초로 이 고장 보성 쪽빛이 패션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천연염색 숨이 주인공이다. ㈔한국 천연염색 숨은 설립된 지 6년만에 미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더욱이 지역 소멸시대 보성군의 작은 회사가 고유 브랜드로 미국에 진출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천연 염색 기술은 보전·전수할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과정이 복잡해 시장 개척이 쉽지만은 않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천연 염색으로 승부한 심향란 (52)씨의 승부사적 기질이 업계 최초 미국 진출이라는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 한국 천연염색 숨은 친환경 천연염색 제품의 장점만을 고루 갖춘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천연염색 제품 생산-유통-판매를 일괄하는 강소 기업이기도 하다. 이번 미국 진출로 ㈔한국 천연염색 숨은 한국을 대표하는 천연 염색기업으로 떠오르면서 보성을 대표하는 미국 진출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시작했다.
◆ 작지만 강한 기업 '숨'
천연염색 기업 숨은 전남 보성군 복내면에 위치하고 있다. 숨은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든 쪽빛 염색을 내세워 세계적 의류 수입 유통업체인 '굿모닝 엔터프라이즈' 회사에 수출길을 열어 제쳤다.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굿모닝 엔터프라이즈는 의류 유통 판매에 특화된 기업으로 미국 주요 대도시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그룹이다. 숨은 굿모닝 엔터프라이즈사와 1차적으로 1만불 정도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자체 개발한 원피스, 스카프, 베개 등 20종 300여점의 각종 우리 전통 천연염색 제품이 미국 소비자를 찾게 된다. 무엇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우리 전통 염색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미국의 주요 도시 의류 코너에서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이름을 알릴 예정이다. 숨은 미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숨의 심향란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은 우리 고유 천연 염색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전통 염색 제품을 개발해 미국 시장을 공략해 나갈 각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천연 염색 빛깔 '쪽'은 조상들의 천년 지혜
천연 염색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오롯이 배어 있다. 천연 염색재료는 식물의 잎이나 꽃등에서 색소를 추출한다. 그것을 '쪽'이라 한다. 전통 '쪽'은 미나릿과 풀을 따다가 푸른색을 추출한다. 6, 7월 씨를 파종하고 수확해 발효 시켜 얻은 염색물을 '쪽물'이라고 한다.
전통 천연 염색 기술의 힘은 발효에 있다. 발효된 쪽물을 염료에 섞어 고유한 색을 만드는 과정이다. 염료는 숯에서 얻기도 하고 감물과 녹차, 철을 섞어 검정색을 만들기도 한다. 홍화꽃을 섞어 고운 핑크색을 탄생시키는가 하면 노란색은 양파 껍질을, 동물성 벌레인 애벌레를 사용해 코친색을 만들어내는 색의 종합 기술이다.
푸른 천연 색 '쪽'은 순전히 우리민족의 고유색이다. '쪽빛 바다, 쪽빛 하늘'이 여기서 탄생했다. 일주일 정도 발효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염료를 '니람'이라고 한다. '니람'은 '청출어람(靑出於籃)'의 원조다. 청출어람은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말이다. 천연염색의 또 하나 과정은 소석회를 만드는 과정이다. 조개껍질을 빻아 만든 소석회가 천연 잿물을 역할을 한다. 화학물을 쓰지 않고 천연잿물을 얻는 과정에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의 쪽빛이 드러난다. 그러니 천연 염색은 정성을 다한 우리식 발효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색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미국 진출로 지속 가능사업 입증
'숨'이 업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심향란 숨 대표는 사라져가는 천연 염색으로 전남 귀농인 정착도 파란불이 켰다. 그녀는 귀농해서 전남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에게 천연 염색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보성 천연염색은 전남 살아보기 염색 특화 사업으로 지정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미국 진출로 천연 염색 기술로 전남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다. 전통 천연 염색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 사업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지난 2019년부터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살아보고 결정하라는 뜻에서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를 권하고 있다. 보성군의 천연염색은 귀농 1번지 전남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번 미국 진출로 전남에서 살아보기 염색 특화 사업은 떠오르는 유망 사업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美 진출 자축 한마당
'숨'에서는 매년 쪽빛 가을 패션쇼가 열린다. 올가을 이벤트는 미국 진출을 자축하는 한마당이었다. 올해는 미국 진출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퍼포먼스로 꾸며졌다. 지난달 19일 열린 퍼포먼스는 전통 혼례와 작은 음악회로 꾸며진 것이다.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한바탕 잔치로 치러진 전통혼례는 인도네시아 출신 신부와 한국 신랑의 다문화 가정 전통 혼례를 치러 그 뜻을 더했다.
신부 주미야띠씨와 신랑 조일씨의 전통 혼례는 우리 고유 전통 결혼의 격식을 따랐다. 주례는 심영섭씨가 집례자를 맡아 옛 전통혼례를 재연해냈다. 사모관대를 착용한 신랑과 색동저고리를 입은 신부의 맞절로 시작된 전통 혼례식은 놋쇠 잔에 술을 따라 마시는 배례 의식으로 진행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전통 결혼식에 이어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테너 이대형과 장흥식, 소프라노 이승희씨, 전자 바이올린 강영진씨 등이 참가해 귀에 익은 가곡을 들려주었다. 광주에서 결혼식에 참가한 김미선(64)씨는 "전통 혼례는 오롯이 신랑신부가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현대 결혼과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현대 결혼의 허식에서 벗어나 결혼의 본래 의미를 찾는 퍼포먼스라는 것이 보기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 결혼식에는 관내 복내중학교 학생들이 초청돼 우리 전통 혼례와 가곡을 듣는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ESG 시대 '천연 염색' 재조명
흔히 오늘날을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환경·사회·지배구조)시대라 한다. ESG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친환경이다. 그런 면에서 천연 염색의 큰 장점인 친환경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ESG시대를 맞아 화학 염색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위험 요인에서 벗어나는 길이 천연 염색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환경과 건강을 위해서 천연 염색 제품을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ESG 시대에 어울리는 전통 천연 염색이 환경 오염이라는 치명적 단점을 극복하는 길마저 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화학 염료의 부작용이 부각 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천연염색은 보호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
심향란 대표는 "ESG시대는 환경경영이 필수적 요소다. 기후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천연 염색은 더 이상 옛날 방식의 고집이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다"고 강조 한다. 심 대표는 "보성이 천연 염색의 고장으로 떠오르면서 한류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색의 한류' 전남 귀농 '청신호'
한국 천연 염색 숨은 전통적 바탕 위에 향토색 짙은 '쪽'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평가 받아 숨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농촌 융복합산업인 사업자인증과 한국 관광공사의 품질인증 등으로 우수성을 공인 받고 있다. 여기에 전통한옥을 알리는데도 앞장 서면서 숨은 전남에서 살아보기의 특색 있는 사업형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숨의 미국 진출은 우리 문화의 하나인 천연 염색이 새로운 색의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 했다는 의미다. 미국 시장에서 영화와 K-팝, 드라마가 한류로 자리잡기 시작 한 상황에서 우리 고유색이 또하나의 콘텐츠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발선에선 우리 전통 천연염색이 한국 색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잡는다면 문화 수출의 또다른 이정표라 할만 하다. 선진 전남귀농과 미국 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한 보성 천연 염색 브랜드의 세계화도 더 이상 꿈은 아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숨이 세계 시장에 날개를 펼치면서 전남 귀농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보성=정종만기자
- [카드뉴스] 한류열풍, K팝을 넘어 K클래식 바리톤 김태한이 지난 3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아시아 남성 최초로 우승했다. 2년 연속 이 콩쿠르에서 1위를 배출한 한국에 관심이 집중되며 K클래식이 세계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다. 오늘은 전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음악계의 역사에 기록된 콩쿠르 대회 우승자들과 해외로 진출 중인 K클래식 그룹을 소개하고자 한다.◆성악가 김태한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을 차지했다. 해당 대회 역사상 최연소(22세),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자로 세계 클래식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피아니스트 임윤찬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임윤찬은 최연소 우승자다.(당시 나이 18세) 당시 특별상 2개를 포함하여 3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연주에 관중들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그의 연주 영상이 올라오면서 1천만 뷰를 달성했다.◆첼리스트 최하영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하영은 첼로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다. 해당 대회에 첼로 부문은 지난 2017년에 추가됐고, 두 번째 대회 만에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피아니스트 조성진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 2015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조성진은 한국인 최초 우승자다. 이를 계기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연주자로 부상했다. 지난 3월,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했다.◆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그룹 포레스텔라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 2를 통해 결성된 그룹 클래식한 4중창에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곡을 끊임없이 도전하여 클래식을 대중적이게 풀어가는 그룹이다. 다양한 팬층을 보유한 그룹으로 올해 1월, 해외 팬들을 만나고자 투어 공연을 통해 국내를 넘어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문예송기자 rr336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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