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렸던 주민도 하나 둘 발길
올해 전시 일정도 모두 예약
"처음에는 돈 내고 들어오는 곳인지 알고 주민들께서 꺼려하셨어요. 이제는 자주 놀러 오시고 차 한잔 하고 가시기도 해요. 군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거죠.."
곡성군 읍내에 들어서면 2층이 넘어가지 않는 야트막한 상가들이 줄지어 서있다. 지어진 지 30년은 돼 보이는 오래된 건물들은 각자 철물점, 분식집 등 간판을 달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유일하게 '곡성 갤러리 107'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고 있는 건물이 눈에 띈다. 곡성군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읍내에 자리 잡은 갤러리는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외관 때문에 이질적인 공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이 점차 주민들의 눈길을 끌면서 문화와 예술의 공간이 아닌 삶과 체험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주민들은 곡성읍에서 차를 타고 20분은 나가야 문화 체험 공간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읍내 한 가운데에 갤러리가 생기면서 삶 속에서 틈틈이 갤러리를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갤러리 내부는 20평 남짓한 조그마한 공간이 전부다. 내부는 전시 작품으로 가득 차 있고, 군민과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옻칠과 식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식기류나 수저 등 실생활과 밀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서 그런지, 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전시 담당자는 "산책하는 할머니들이 오셔서 쉬어가시거나 동네 아이들이 엄마 손 잡고 오기도 한다"며 "이젠 이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군민 삶 속에 자리잡은 생활 공간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30일 첫 선을 보인 '곡성 갤러리 107' 이야기다. 곡성 갤러리 107은 곡성군이 추진하는 '중앙로 리본(rebor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국토부 사업에 선정돼 국비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문화예술공간 조성 사업이다. 해당 갤러리와 곡성읍내 스트리트 갤러리 2곳이 함께 운영되고 있고, 현재는 강레오·오정훈 작가의 옻칠 공예 전시가 진행 중이다.
곡성군은 직영 보다는 민간이 문화공간을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기획자이자 한국화가인 위진수 화백을 채용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가 주목받은 것은 '예술 생태계'가 전무했던 곡성군에서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임원자 화가는 "개인적으로 미술 활동을 했었지만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는 생각도 못했다"며 "이 갤러리 덕분에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됐고, 올해 가을에도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곡성 갤러리 107'이 생기기 전에도 곡성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있었지만, 따로 전시 공간이 없어 다른 지역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등 곡성군을 터전으로 활동하지는 못했다. 지역 예술인들끼리의 소통도 이뤄지지 않았다.
갤러리가 생기면서 지역예술가들이 자연스럽게 전시를 위해 모이고, 곡성미술인협회도 출범하게 됐다. 다음 달에는 협회원 12명의 첫 창립전이 전시될 계획이다.
황무지였던 곡성군의 예술 공간에 관람자의 입장에서나 전시자의 입장에서도 단비가 내린 셈이다.
'곡성 갤러리 107'은 올해 전시 일정이 모두 차 있는 상태다. 곡성을 주제로 한국화 전공 정명돈 작가의 '곡성 풍광전' 등 3개의 기획전과 12개의 개인전이 군민들과 관광객을 곡성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 곡성군,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곡성군이 영농철 인력난 해결을 위해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인 근로자 30명을 오는 22일에 맞이한다. 이들은 전국 70개 참여 지역 중 가장 먼저 도착하는 그룹이다.이 근로자들은 지난해 9월 라오스 므앙타파밭과의 업무협약에 따라 곡성농협을 통해 현장 배치되며, 26일부터 딸기, 메론, 감자, 블루베리 등 다양한 작물 재배에 필요한 일손을 제공하게 된다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이들은 도착 직후 곡성군민회관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에 참여한다. 행사에서는 근로 준수 사항, 감염병 예방, 인권에 관한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근로 시작 전 통장 개설 및 외국인 등록 등 필요한 절차를 마쳐 근로자들이 농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곡성군 관계자는 "계절근로자들이 한국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구사하는 라오스 인력을 2주간 현장 배치하고, 근로 기간 동안에는 전담 통역사를 고용할 계획이다"며 "안전 대책 마련 뿐만아니라 근로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현장 점검과 고충 상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인력이 필요한 농가는 곡성농협으로 최소 5일 전까지 전화 신청을 해야 한다. 이용료는 1일 10만원(중식비 포함)을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자인 곡성농협에 선입금하면 근로자를 배치받을 수 있다. 이윤주기자 lyj200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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