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주민 '관광객' 증가 기대
소비 없이 섬 자원 훼손 될수도
음식·숙박 등 체류형 콘텐츠 必
신안에 임자대교에 이어 추포대교가 개통되는 등 전남에 연륙·연도교가 잇따라 놓이면서 지자체와 주민들은 외지 관광객 유입을 통한 '관광 섬'으로 도약한다는 '장밋빛 전망'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지 관광객이 체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없이 외지인 유입만을 기대할 경우 자칫 '쓰레기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최근 섬들이 캠핑족이나 차박족(차에서 숙박하는 캠핑) 등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6일 전남도와 신안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추포대교 개통식을 열었다. 신안 암태도와 추포도를 잇는 연도교로 전남의 64번째 연륙·연도교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신안 지도와 임자도를 잇는 임자대교가 개통된 바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연도·연륙교는 10여개에 달한다.
육지로 이동이 손쉽게 가능해지면서 주민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에 더해 지자체와 주민들은 관광객 유입을 통한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전남도와 신안군은 임자대교와 추포대교 개통에 맞춰 관광객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관광지 재생사업으로 24억원을 투입, 임자도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체험관을 만들었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해수욕장 화장실·샤워장 개·보수, 산책로 등을 개선했다. 또 신안군은 내년까지 추포해수욕장을 정비하는 등 추포 해양관광 활성화에 나선다.
신안 임자도 주민 조모(48)씨는 "우리 섬은 대광해수욕장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어 관광객이 많은 편인데 육지와 연결됐으니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며 "더 많은 외지인들이 섬에 와 소비를 하면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전문가 입에서는 마냥 긍정적 전망만 나오진 않는다. 준비 없는 관광객 유입은 되레 섬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은 "육지와 연결되면 섬 방문자는 분명 많아지지만 대부분이 차를 가지고 그냥 왔다 가는 경우"라면서 "소비가 섬에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극단적으로 섬의 자원이 훼손되거나 쓰레기만 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캠핑과 차박을 하는 인구가 코로나19사태와 맞물려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육지와 연결된 섬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급증한 차량과 농로를 점령하고 낚시하는 이들로 인해 도로 정체가 또다른 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결국 섬 안에서 체류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공간만 소비될 수밖에 없다"면서 "섬 주민들 입장에서 음식, 숙박, 농산물 판매가 큰 소득원이기 때문에 지역 자원들을 하나의 스토리 속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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