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국가 진입의 비전과 과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한국 사회 저성장 양극화 시련 직면
이익공유제 등 분배 규칙 개선 필요
[제12기 무등 CEO아카데미 1강]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가 양극화를 넘어 강중국가로 성장하려면 동반성장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혁신하고 동반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22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2기 무등 CEO아카데미' 1강에서 '강중국가 진입의 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날 정 이사장은 현재 한국경제의 현황을 짚으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은 1948년 8월 근대적 독립 정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75년간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2018년에는 지구상에 7개국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인구 5천만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50-30클럽'의 일원이 됐다. 하지만 국가성장률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1980년대에는 8%대 성장률을 보였으나 김영삼 정부 이후 정권이 바뀔때마다 5%(김대중), 4%(노무현), 3%(이명박), 2%(박근혜)로 떨어져 왔다.
정 이사장은 "2022년이 되면서 한국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득분배를 보면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4.7%를 가져가고 있다"며 "한마디로 한국 사회는 외형적인 성장으로 경제강국 대열에 올라갔지만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고도성장기 한국은 교육에 과감히 투자했고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을 가졌으며 자신 및 가족과 국가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공동체 정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교육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도전정신은 좌절됐으며, 공동체 정신은 희미해졌다"며 "이것은 저성장이 원인이다. 분배가 악화된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영혼 없는 선성장, 후분배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자'는 사회 철학을 말한다. 동반성장에서 말하는 '함께 나누자'는 있는 사람의 것을 빼앗아 없는 사람에게 주자는 것이 아니다. 부자·빈자 모두 다 성장 과실을 얻게 하되, 빈자의 증분이 부자의 증분보다 조금 더 크게 하는 등 분배의 규칙을 조금 바꾸자는 의미다.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 사회는 양극화 현상이 마침내 사라진 사회다. 경쟁이 심하지만, 성실하면 누구나 자긍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며 "낙오자들에게는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쏟는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돼 있다. 패자부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단기적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높은 이익을 올리면 일부를 중소기업에게 돌려주는 이익공유제와 범용제품의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이 직접 발주 받을 수 있는 방안, 사회 질서와 유연하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사회·교육혁신 등을 희망했다.
정 이사장은 "강중국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 누구나 참여해야 하는 전 국민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재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면서 "이를 위해 국민들이 유연하게 사고하고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강중국가를 향한 원대한 비전은 현대의 갈등을 넘어 희망과 비전을 공유하는 우리들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강중국가는 동반성장의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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