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30(수)
현재기온 25.1°c대기 보통풍속 0.8m/s습도 50%

"결핍이나 상처 있는 사람들 치유 받길"

입력 2020.09.15. 18:36 수정 2020.09.15. 19:10
강운 '마음산책'전 18일~10월 31일
대인동 문화공원 김냇과
영무토건 후원 지난 1년 작업 성과전
상처 치유 과정 담긴 새로운 작업물
강운 작가

'구름 작가' 강운이 내면의, 사회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낸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다. 추상화지만 필연적 이유가 담긴 이번 작업은 그의 새로운 실험으로 지역 기업의 후원을 통해 실현될 수 있어 의미를 더한다.

지역 중진 화가 강운 작가가 1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대인동 문화공원 김냇과에서 '마음산책'전을 연다.

다양한 색감과 거친 붓터치, 무엇이라 쓴지 알 수 없는 언뜻언뜻 비치는 글자들, 두꺼운 질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이번 작업은 그의 상처와 삶, 작업세계에 대한 성찰 등 개인적 이야기부터 80년 5월,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 등 사회적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강운 작 '마음 산책(A walk through Mind)'

이러한 작업의 시작은 지난해 연초, 강원도 비무장지대에서 시작한다. 전시 준비차 비무장지대를 해체한 곳을 찾아 둘러보던 그는 철조망 조각을 줍다 손바닥에 상처를 입게 된다.

작은 상처라 생각했지만 강원도에서 서울을 거쳐 광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고통은 지속됐다. 상처와 고통을 통해 그는 내면의 상처까지 떠올리게 된다.

그러던 중 딸과 몇년 전 떠난 아내 이야기를 나누다 그들 모두 상실의 고통에 허우적 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치유를 받기 위해 받은 상담 내용을 각자 녹음해 공유했다.

강운 작 '마음 산책(A walk through Mind)'

내용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자 치유가 되는 듯 했다.

그는 곧바로 캔버스에 이 작업을 시작했다. 캔버스에 담아낼 내용에 따라 전체적인 색상과 붓질을 구상하고 마음을 적어내렸다.

그 위에 또 한 번 덧칠을 하고 또 글씨를 써내려가는 작업을 반복했고 마지막엔 마티에르(matiere·재질감)만 남게 됐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마음의 정화와 치유를 얻게 됐다고 한다.

강 작가는 "대화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를 얻으며 이를 그림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과정이 간단치는 않았다"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낸 이번 작품들이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법의 변화도 나타났다. '시스루' 기법. 그가 고안해낸 기법이다. '사람의 마음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문득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안과 밖이 내비치는 '시스루'.

작품은 마치 직물의 성근 씨실과 날실 사이사이로 그가 적어내려간 글자와 다양한 색상이 언뜻언뜻 비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은근히 드러난 '마음'에는 그의 개인적 경험이나 소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처들도 담겼다.

그가 국립5·18묘지 방명록을 일일히 필사해 얻어낸 살아남은 이들의 감정과 이곳을 방문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메시지, 또 여기서 출발한 나 자신은 80년 5월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 민주주의의 면면 등 이다.

강운 작 '마음 산책(A walk through Mind)'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부터 작업한 신작 30여점으로 채워진다. 최근 1년 여간 그는 60여점의 작품을 작업하는 등 창작 활동에 집중한 시간을 보냈다. "1년을 10년처럼 쓴 시간"이었다.

여기에는 박헌택 영무토건 대표의 후원이 있었다. 중진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년 후원을 약속, 강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강 작가는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라지만 광주, 전남 작가가 세계시장에 서는 것은 힘든 상황"이라며 "지역 기업의 후원으로 작가는 작품 활동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중앙으로, 세계로 나가는 선례를 만든다면 동료 작가나 후배 작가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