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퀘어 청년 공모전 선정
죽음과 남은 자의 삶 이야기
"소통으로 위로 받는 자리되길"
주변인의 죽음과 우리들의 삶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 뒤늦게 붓을 들게 된 늦깎이 작가가 유·스퀘어 청년 작가 공모에 선정돼 첫 개인전을 갖게 되며 꿈을 이루게 됐다. 28일 개인전 '더 네이버후드(The Neighborhood)'를 갖는 유선진(39) 작가의 이야기다.
유 작가는 몇 년 전 갑작스레 사촌동생의 죽음을 마주한 이후 친구를 통해 알고 있던 한 청년과 친구 애인의 사망 등을 연달아 겪으며 죽음과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는 "죽음도 죽음이지만 그로 인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며 "주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죽음이란, 또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일들을 겪게 되는 것을 알게 된 순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죽음과 삶에 대해 어떻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지 고민하다 붓을 들게 됐다. 어릴 적 포기했던 길이었다.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길로 진학 준비를 한 작가는 뒤늦게 조선대 미술대학에 입학하며 미술학도가 됐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시각문화큐레이터학까지 복수 전공하는 등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펼쳐내기 위해 치열하게도 살아왔다. 탐구적 작업 활동을 펼쳐오며 무던히 애쓰던 그에게 이번 전시는 그가 미술을 시작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한 꿈의 무대인 것이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첫 개인전에 내놓은 작품들은 모두 죽음과 삶,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희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졸업 작품이기도 한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는 죽음과 삶을 이야기하는 작업의 시작점이라 볼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는 요소 요소들은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나와는 먼 것만 같은 죽음을 은유한다.
'애즈 원 바디1(As One Body1)'은 작가에게 생명력을 상징하는 물체인 옥수수와 죽음으로 대변되는 해골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죽음은 삶의 반대되는 것이 아닌 삶의 일부분임을 보여준다.
'의식2-남겨진 자들'은 장례나 추모 의식 등이 죽은 이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 산 사람들을 위한 것들이라는 작가의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죽은 자가 계속 살아가야할 우리들을 위로해주는 것으로 보고 산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살아 있는 우리를 위로한다.
유 작가는 "삶이란 너무 힘겹지만 그 안에 희망들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위로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내달 17일까지.
한편 유·스퀘어 청년작가 전시 공모는 2010년부터 만 40세 이하의 작가 10여명에 매년 개인전을 지원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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