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
14일까지 문화센터·문예회관
"몸은 불편해도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어 예술제를 준비하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작품을 보러 오신 관객들도 제가 느낀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지역 장애인 예술가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전시·공연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 남구는 지난 9일부터 남구생활문화센터와 문화예술회관에서 '남구장애인 문화예술제'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장애인 문화예술제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예술제에서는 남구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지원 사업에 참여한 장애인 예술가들이 지난 3월부터 8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려가며 준비한 창작품과 공연, 전시 등을 공개한다.
실제로 장애인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아크릴화, 한지공예, 도예공예 등 예술작품 120여점과 문화 작품집을 감상할 수 있고 그들의 땀과 열정이 담긴 밴드와 중창, 댄스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다.
11일 오전 남구생활문화센터 다목적홀. 남구 장애인 문화예술 작품 전시회가 한창이다. 전시장에는 거친 붓 터치와 원색의 강렬한 색감이 더해진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광주시 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박희선 작가의 '꽃, 미소' 작품은 빨간색과 녹색 등 강렬한 원색이 조화롭게 어울려 마치 꽃에서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이후 몇 걸음 지나지 않아 김혜영(52) 작가의 '제주바다' 작품은 걷던 이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제주도의 바다 경치가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했다.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거친 바위와 차오르는 파도의 느낌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김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온갖 시름들을 잊을 수 있을 만큼 행복했다"며 "제주도의 바다 풍경을 보며 느꼈던 편안함을 관람객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담은 수묵담채화와 작가들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담은 시화, 정성스러운 손길과 애정으로 만들어진 도예 등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오후 3시께 남구 문화예술회관에서는 밴드와 중창, 힙합 댄스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남구장애인문화예술단·실로암 사람들(수어) 합창단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합창 공연을 시작으로 발달장애인주간보호시설의 흥겨운 힙합 댄스, 리브리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음악 난타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선보였다.
이날 남구장애인문화예술단 합창단의 단원으로 참가해 고향의 봄을 불러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이사랑(31)씨는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다른 단원들 보다 악보를 숙지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어렵기도 했지만, 단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며 "평소 합창이나 독창 등 노래에 관심이 있어 관련 공부도 했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꿈만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예술제가 활성화돼 장애인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구는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도모하고 장애인 예술가들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도 사업비 4천600여만원을 투입해 전문 예술인 양성을 위한 장애인 문화창작단 및 예술단 운영을 지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 거리에는 '덕지덕지' 지정게시대는 '텅'...현수막에 시민들 눈살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교차로. 횡단보도 주변에 총선 후보자의 현수막이 걸려있는 반면, 바로 옆 현수막 지정 게시대는 텅 비어있다. "선거 후보자들이 내걸 수 있는 현수막 수가 제한됐다고 들었는데 선거운동 전보다 더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인가요?. 현수막 지정 게시대는 텅 비워놓고 꼭 저렇게 한 곳에 대여섯개씩 걸어야 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네요."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광주 도심 곳곳이 형형색색의 후보자 홍보 현수막들로 물결을 이뤘다.특히 올초 법이 개정돼 정당 현수막을 걸 수 있는 수가 제한됐음에도 총선 후보자들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시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교차로에는 이른 아침부터 출마자들의 현수막이 사방에 내걸렸다.이곳은 평소에도 차량과 유동인구가 많아 서구을 선거구 '홍보 명당'으로 꼽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의 현수막보다 더 잘 보이는 위치에 현수막을 걸고자 밧줄을 풀었다 다시 묶는 등 수차례 위치를 조정하는 캠프 관계자들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하지만 정작 교차로 주변에 있는 현수막 지정 게시대에는 후보자 현수막이 단 한 개도 걸리지 않았다. 교차로 명당에 비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시민 김유리(25·여)씨는 "평소에도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는데 오늘은 유독 더 많은 기분이다"며 "현수막을 걸라고 만들어둔 게시대를 왜 사용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같은 날 오전 광주 북구갑 선거구 홍보 명소인 광주역 교차로의 상황도 비슷했다.횡단보도 주변으로 현수막이 대여섯 개 정도 걸려있었다. 한 현수막은 성인 키 높이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걸려 우회전하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이처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현수막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평상시에는 옥외광고물법의 적용을 받아 교차로 주변에서 2.5m 이상 높이에 설치되던 현수막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공직선거법을 우선적으로 적용받기 때문에 높낮이 상관없이 설치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현수막 부착 높이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또 지난 1월12일부터 행정동별로 최대 2개씩 설치가 제한된 정당 현수막도 이날부터는 선거구 내 읍·면·동수의 2배까지 어느 장소에나 걸 수 있다 보니 후보자가 홍보 효과를 높이고자 인파가 몰리는 곳에 몰아서 걸 수 있는 상황이다.중흥동 주민 송범진(44)씨는 "선거철만 되면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는 현수막으로 도배되는 것 같다"며 "홍보하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도시 미관이나 시민들의 안전도 배려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공직선거법을 먼저 적용받다 보니 현수막 철거에 어려움이 있다"며 "선관위와 협조해 시민들의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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