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 쫀득 찰기가 있는 것은
당연해 그냥 밥만 먹어도 맛있지만
토하젓에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한 통을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의 토하젓은 새뱅이로 불리는
청정 1급수에서 잡아 올린 작은 새우로
직접 담갔다고 한다
쌈 채소까지 2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데 들깨죽순무침, 죽순초무침
뿐만 아니라 잡채 등 다른 반찬에서도
죽순 찾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광주 근교를 여행하며 맛집 이곳저곳을 다니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간단한 나들이에 점심만 먹고 오려고 했지만 맛집이 워낙 많은 전남은 어디를 가든 한 끼만 먹고 나오긴 힘들다. 담양은 특히 더 그렇다. 떡갈비, 대통밥부터 국수거리, 국밥에 달달구리 간식까지, 다 있는 곳이 담양 아닌가! 이번 주말은 담양으로 떠나 취향에 맞는 맛집을 부셔보자.
- 내가 원조! 대통밥 개발 업소 한상근의 대통밥
가게 입구에 써진 '담양 최초 대통밥 개발 업소'가 눈길을 끈다. 원조라고 하니 더 기대 된다. 최초 개발자인 사장님의 약력(아니 일대기가 맞겠다)이 써진 홍보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빼곡한 수상 경력은 당연하고 출생부터 결혼, 안 해본 것이 없다는 청년 시절의 개인 정보까지 알 수 있다. TV프로그램 방영 후 대통밥 기술을 전수해 줬다고 하는데 '★이쯤부터 대박남'이라고 별표까지 되어있다. '사장님 얼마나 대박이 났나요??'궁금하다.
대통밥에는 대나무의 은은한 향이 밥에 배어들어 있어 왠지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체내의 열과 독을 제거해 준다는 죽황과 죽력 성분이 있고 대나무 숯이 농약성분을 걸러주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한다. 쫀득 쫀득 찰기가 있는 것은 당연해 그냥 밥만 먹어도 맛있지만 토하젓에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한 통을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의 토하젓은 새뱅이로 불리는 청정 1급수에서 잡아 올린 작은 새우로 직접 담갔다고 한다. 토하젓은 소화를 돕는다고 하니 오늘 먹방에 대활약이 예상된다.
'담양'하면 죽순, 그리고 갈비 아니겠는가! 이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는 돼지갈비 한상이 나왔다. 쌈 채소까지 2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데 들깨죽순무침, 죽순초무침 뿐만 아니라 잡채 등 다른 반찬에서도 죽순 찾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따끈한 철판에 지글지글 나오는 돼지갈비를 한입 먹으니 '아~ 담양에 왔긴 왔구나'싶다. 골고루 베인 양념에 잘 구워진 갈비는 부드럽고 참숯에 구워서인지 불맛도 느껴진다. 함께 나온 감태김에 토하젓을 올려먹어도 좋다.
봄철이 제철인 대나무의 새순을 죽순이라고 하는데 영양소가 풍부해 다양하게 활용된다. 단백질과 비타민B의 함량이 풍부해 원기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식이섬유가 많은데 열량은 낮으니 다이어트와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은 죽순은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기만 해도 맛있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좋기 때문은 고기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더 좋다.
또 하나의 대표 메뉴인 죽계찜은 토종닭 삼계탕에 대나무를 그대로 넣고 찐 것이다. 닭발에 똥집까지 통으로 들어간 닭에 대나무, 그리고 죽순과 밤, 은행, 마늘도 가득이다. 육수로 대나무 수액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국물 한번 맛봤더니 갑자기 초록 초록한 대나무밭에 있는 기분이다. 대나무 수액이 기름기를 잡아줘서 인지 맑으면서도 담백한 맛이다. 국물 원샷 하고 푹 삶아져 부드러운 토종닭을 죽순과 함께 먹으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참 열심히도 먹다 보면 녹두 가득한 죽을 주는데 오늘도 이렇게 완벽한 한끼로 여름 날 준비를 마쳤다.
담양에 와서 대나무에 흠뻑 빠진 느낌이다. 정갈한 밑반찬에 맛있는 음식도 좋은데, 여기저기 숨어있는 죽순을 억지로라도 먹으니 건강해진 느낌도 든다. 담양의 유명한 관광지인 죽녹원, 메타세쿼이아길, 메타프로방스와도 5~10분 거리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글·사진=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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