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광주 출신의 한강 작가가 10일 선정됐다.
지금까지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121명으로 한강 작가는 여성 작가로는 18번째이다. 노벨 문학상으로는 한국에서 첫 수상자이며 노벨상으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두 번째이다.
매츠 말름 종신 위원장은 노벨상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고 이를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말름 위원장은 "수상자 발표 1시간 전 수상 통보 전화에서 한강이 '여느 날처럼 보낸 뒤 막 아들과 저녁을 마친 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강 작가 ⓒ전예슬
한강 작가는 1970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초등학생 때 서울로 올라갔으며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등단은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서다.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됐으며 1995년에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펴내는 등 소설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04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한 소설을 모아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는 2016년 그에게 아시아 최초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겨줬다. 이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로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제주4·3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수상자는 13억5천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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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삶과 추억 384 시는 감성의 산물이다. 이성과 논리의 언어가 아니다.그래서 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힐 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김영자 시인이 최근 시집 '시꽃 물들다'(시와사람刊)를 펴냈다.이번 시집에는 감탄을 자아내는 새로운 해석과 착상이 돋보이는 시편들이 수록돼 있다.시인은 모서리 없는 향기처럼 함박웃음으로 너울거리는 모란을 보여 아슬히 푸른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며 홀연히 춤추다 지는 절망을 노래하기도 한다.그는 낯설게 하기 기법을 바탕에 갈아 싱그런 표현들을 버무렸다."먼동 트이는 아침/ 눈부신 햇살 주워담은 개천가/ 물비늘의 눈빛 반짝거린다// 왁자한 소문 울컥이는 어둠 닦고/ 너스레한 노점 아지매들의 혈색 좋은 웃음소리삼백육십오 일 좌판 깔고 흥정한다// 줄줄이 엮은 부양가족 품기 위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시커멓게 멍든 주먹 가슴으로/ 애환의 물살 건넌다// 생채기로 찢긴 날카로운 비수/ 아린 침묵 꿰매며/ 도마 위에 납작 엎드린 오후/ 삐걱거리는 허리 통증 할퀴고 간/ 파닥이는 은빛 나래짓/ 황금빛 노을 떨이한다// 세느강이라 불리는 양동 다리 옆/ 역사 깊은 광주의 푸른 기상 안고/ 무등의 젖줄기로 태어난/ 화이트칼라 미모와 흰 베레모 뽐내는/ 중앙여고// 양동 다리 밑/ 떡볶이와 오징어 튀김도/ 덩달아 튀어올라/ 발랄한 안색으로 무더기 수다 떤다// 철썩이던 광주천 계곡/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버들강아지 빛으로 남아 있다."('추억의 양동시장' 전문)예나 지금이나 광주 양동시장은 사람과 상인들로 북적댄다. 그 시절 양동시장은 광주의 중심이며 정이 묻어나던 곳이었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이들도 양동시장의 활기와 생명력에서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풍경은 추억이 됐고 아련한 시간 속에서도 기억으로 자리해 있다.박덕은 시인은 "사실 시는 주제를 노출할수록 시의 특질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며 "김영자 시인의 시들은 이러한 시의 특질을 잘 고루 구비하고 있어서 한층 돋보인다"고 평했다.김영자 시인은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자연 안에 깃든 신성을 벗삼아 더 이상 헤매일 것 없는 내 안의 나를 만나 깊이 잠든 시심을 깨운다"고 말했다.그는 '현대문예' 추천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여성문학대전 최우수상, 독도문학상, 빛창문학상 우수상 수상, 광주문인협회 이사와 광주시인협회 이사, 한실문예창작회원, 둥그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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