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무조건 '이전 불가론' 고수
상대 지역 떠넘기기 답변만 '눈살'
'주민 뜻' 앞세운채 총선 셈법 몰두
재정적 도움·군공항 폐쇄 제안 '눈길'

올해 초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군 공항의 전남 이전 문제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함평과 무안 지역의 총선 입지자들은 지역간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대다수의 함평 지역구 국회의원과 입지자들은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을 주장하는 반면, 무안 지역구 국회의원과 입지자들은 '무안 군공항 이전 불가론'을 앞세우며 지역 갈등 현상을 그대로 보였다.
무등일보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과 출마자 6명, 영암·무안·신안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과 출마자 5명에게 각각 '무안국제공항 패키지 이전'과 '함평 군공항·무안 민간공항 분리 이전' 방안에 대해 질의한 결과, 함평과 무안 지역구 입지자들의 의견이 각각 나뉘었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부터 민주당 내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입지자들 대다수가 '함평 이전 불가론'을 내세웠다.
이개호 의원은 "김영록 지사의 행보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무안국제공항이 처음 생길 때 통합 이전이 약속돼 있었다"고 짧게 설명했다.
김선우 전 복지TV 사장은 "무안국제공항에 통합 이전할 경우 1조5천억원 정도면 되지만 함평에 군공항만 분리 이전할 경우 5조 이상의 국비가 소요된다"며 "군공항이 함평으로 온다고 해도 함평군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미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부위원장도 "국토부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통합 이전한다고 확정 고시했다"면서 "무안국제공항으로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 함께 가는 것이 정부의 원칙인데, 광주와 전남이 서로 지역갈등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노원 민주당 부대변인은 "주민들의 불편사항은 차치하고, 제대로 된 청사진도 없으면서 핑크빛 미래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형식 전 담양군수도 "전남의 향후 미래 100년을 봤을 때 분리 이전이 아닌 통합 이전이 맞다"고 말했다.
'주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군공항 이전에 대한 청사진이 전혀 없어 정치도, 행정도 지역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만, 일부 소신 발언도 있었다.
박영용 국민의힘 담양·함평·영광·장성 당협위원장은 광주 군공항 이전이 재정자립도가 현저히 낮은 함평에 재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의 경우 서삼석 의원부터 여·야 입지자 모두는 '무안 군공항 이전 반대'를 주장했다.
겉으로는 무안군민들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게 이들의 입장이지만 속으로는 내년 총선에서의 표만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서삼석 의원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저 죽기 전에는 광주 군공항 못 옮긴다"며 "국방부가 국책사업으로 나서서 해도 될까 말까한 사업을 시도간 갈등을 봉합하고 조정해야 할 위치에 있는 분들이 하세월하고 있는 가운데 무안군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공항 이전에 대해 전남도에 '무안 군공항 이전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피드백이 없다"면서 "주민 뜻에 따라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을 결사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백재욱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지금까지 주민들을 만나보면 군공항 이전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면서 "각 사항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 없이 애꿎은 무안 군민만 압박하는 듯한 잇따른 설명회 개최에도 비판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신정식 전 박영선 장관 정무특보는 "민간공항을 우선적으로 이전해 군민들에게 무안의 발전상을 보여준다면 군 공항 이전 문제는 더 쉽게 풀릴 것"이라고 제안했고, 황두남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도 "10년 전에 풀렸어야 할 숙제를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해결하지 못했다"며 "당장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 주민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병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주민 뜻에 따라야 한다"면서도 "현재까지도 관 주도로 무안군민들에게 군공항을 받으라고 압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주민대표가 포함된 민·관 거버넌스를 꾸려서 함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윤부식 후보는 광주 군공항 폐쇄를 주장했다.
이처럼 함평과 무안 대다수의 입지자들이 군공항 이전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와 함께 타 지역에 떠넘기기 답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정치인들이 총선이 4~5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민주당 내 경선도 2~3개월 남으면서 지역 내 표밭 관리에 치중된 것 같다"면서 "광주와 전남의 거시적인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내 지역구는 안돼'라는 식 대신 서로 머리를 맡대고 대안을 고심, 해결안을 내주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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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말 믿었는데"···광주시, 국제선 재추진되나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안에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하니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로 운항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한 국토교통부를 믿었어요."김영선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6일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촉구하기 위한 광주관광협회와 면담이 끝난 후다. 김 국장은 "관광협회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해도 답을 못 한다. 협회라도 되니깐 이런 이야기도 하지, 일반 시민들은 (피해가 계속돼도) 그냥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는 거 아닌가"라며 "머리만 긁적거리는 게 우리 공무원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자조감을 드러냈다.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참사로 서남권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지속되면서 광주·전남지역의 피해와 불편이 쌓여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또한 속앓이하는 모습이다. 국토부가 무안공항 재개항 로드맵을 밝히지도 못하면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고 있어서다.무안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광주시는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 필요성을 건의해 왔다. 올해 2월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부에 공식으로 건의하겠다"고 발표한 후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 이후 3월에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국토부를 방문해 건의문을 제출했다. 강 시장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첫 면담에서 '제 1호 지역 현안'으로 해당 안건을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국토부의 태도는 완강했다. 부정기편 운항 조건이 아니라고 본 데다 올해 내 무안공항 재개항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광주시는 부정기편 운항이 아닌, 장기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제선 임시 운항에 필요한 검역, 세관, 출입국 관리소 설치 비용을 광주시가 내겠다고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결과적으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이 내년까지도 불투명해지면서 국토부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토부의 안일한 판단으로 올해 상반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그러는 사이 광주·전남지역은 관광은 물론, 물류와 항공·여행업 전반에 걸쳐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더군다나 광주·전남지역 피해가 이중, 삼중으로 누적됐음에도 정부는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최소한의 피해 보상 발표도 없는 상태다.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25일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 참석을 위해 광주공항에 도착해 전용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대통령실 제공다만, 국토부가 광주·전남지역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분석하는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는 12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관광업계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안공항의 재개항이 내년도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광주시는 재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금 준비하면 내년 봄부터는 운항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김 국장은 "국토부는 10월 무안공항 재개를 말했지만 결국 내년 1월 초까지 폐쇄 조치를 연장했고, 국제선 동계 일정에서도 무안공항을 아예 빼버렸다"며 "이 상황으로 보면 내년에도 재개항은 어렵기 때문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광산구의회 또한 지난달 31일 "국토부는 임시 취항 요청을 묵살하고 폐쇄 연장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활주로 공사를 조기 완료하고 재개항 일정과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무안공항 폐쇄가 장기화된다면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운항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전남도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간 전남도는 무안공항을 조속히 재개항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다만, 전남지역 관광업계와 도민 불편이 지속되는만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정기편과 부정기편 등 국제선을 운항했다. 광주공항 활주로 길이는 2천835m(2본)로 중형 기종을 활용한 동남아·하와이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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