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착공 신고조차 못 해
최대 규모 '중앙1' 금융비용 부담
선분양 전환 놓고 시와 이견 난항
원가 상승·분양경기 침체 영향도
![](http://www.mdilbo.com/lib/thumb.html?type=file&w=700&src=202312/06/20231206180032694675.jpg)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민간사업자가 지정된 후 5년이 다 돼가지만 10곳 중 5곳이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급비용 상승과 분양 경기 악화라는 변수가 크지만, 광주시의 적극 행정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역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수랑·일곡·마륵·중앙근린공원(1지구)·중앙근린공원2지구·송암·중외·운암산·봉산·신용(운암) 등 총 10곳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사업자 지정을 시작으로 ▲경관·건축위원회 등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사업계획 승인(최초) ▲착공 신고 ▲입주자 모집공고 ▲사용 검사(준공) 순으로 이뤄진다.
이 중 비공원시설 착공 신고가 된 곳은 10곳 중 4곳에 불과하다. 1곳은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5곳(수랑·일곡·중앙1지구·송암·봉산)은 착공 신고조차 못한 상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비공원시설(공동주택) 분양을 통해 공원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동주택 분양부터 준공까지 마쳐야 공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지 중 절반이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며 공원 조성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방치돼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던 도시공원을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명품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광주시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새로운 휴식처가 조성될 것이란 시민들의 기대감도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사업이 더딘 이유는 건축비 상승 등으로 공원시설은 물론 비공원시설 조성 원가 상승과 분양 경기가 침체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착공하지 못한 대부분 사업지는 건축 비용이 크게 오르는 바람에 사업 계획 변경을 하면서 추진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면서 "4개 공원은 사업계획 변경을 위한 타당성 검증을 어느 정도 마쳐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으면 조만간 바로 착공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앙공원 1지구가 더딘 상황이다. 해당 사업지는 도심 한복판에 풍암저수지를 끼고 있어 공동주택에 대한 관심은 물론, 공원시설에 캠핑장과 물놀이장, 산책길 등 각종 여가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업 규모만 2조원에 이르는 만큼 최근 고금리에 치솟은 금융비용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부동산PF가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공원 1지구 사업자는 선분양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광주시가 '후분양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실제 변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빛고을중앙공원은 당초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시작했던 때인 2018년 선분양 방식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2020년 6월 광주시로부터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그러다 2019년 사업지가 위치한 서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후분양으로 전환한 바 있다.
2021년 체결한 광주시와 빛고을중앙공원 간 협약서에는 사업계획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령 등이 제·개정되거나, 사업기간·사업비 상승 등 중요한 변경이 필요할 경우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해 시와 사업자, 전문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사업조정협의회는 선분양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선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감소되는 금융비용만큼 사업 규모(세대수 축소)나 추가 분양가 인하, 공공기여 추가 등을 합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빛고을중앙공원과 광주시는 지난 10월 선분양으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비 조정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했다. 이주 중 용역에 들어가는데 2달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빛고을중앙공원 측은 선분양에 부정적인 광주시가 의도적으로 협상테이블 마련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빛고을중앙공원 관계자는 "사업계획변경에 필요한 타당성 검증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검증기관 선정을 지난 5월에 요청했지만 계속 미루다가 10월에 이르러서야 계약을 체결해줬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광주시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선분양으로 전환해야 분양가도 낮출뿐더러 불필요한 금융비용을 공공기여로 환수해 시민들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옛 전남·일신방직 사전협상 등과의 형평성도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고분양가 관리 지역이 해제되면 협상을 통해 선분양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광주시와 협약했을뿐더러, 처음부터 후분양도 광주시의 강요에 의해 하게 된 것이다"면서 "지금과 같이 금융 환경이 이렇게 어려운데 후분양을 하라고 하는 것은 저희들 죽으라는 이야기하고 똑같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광주시가 전향적으로 선분양으로 갈 수 있게끔 협상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은 공공기여(기부채납) 액수로 보면 전남·일신방직보다도 많은 7천억원 가까이 된다"면서 "선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추가로 공공기여를 더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하면 더할 수 있는데 광주시가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광주시 관계자는 타당성 검증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선분양과 후분양이 각각 장단점이 있고, 그것때문에 현재 타당성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결과가 나와야 협상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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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인가"···광주 CCTV 관제요원에 포착된 실종 노인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광주시CCTV통합관제센터 모습. /광주시 "실종된 치매노인을 찾아야 합니다."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께. 해가 지고 어두컴컴해졌을 무렵 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에 다급한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북구 각화동 한 마트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 갑자기 없어졌다는 신고였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관제센터는 즉시 실종자 찾기에 나섰다.관제요원들의 손과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실종자의 얼굴과 인상 착의를 전달받고 집중 관제에 들어갔다. 화면 속에는 북구 일대를 비추는 수백 대의 CCTV가 빠르게 전환됐다. 전문 관제요원들은 실종자가 지나갔을 법한 경로를 추적하며 화면 하나하나에 눈을 고정했다. 실종 당시 인상착의와 행적을 토대로 노인의 동선을 추적했지만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다 보니 쉽사리 찾을 수가 없었다.2022년 7월 1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시CCTV관제센터를 방문해 현장 격려를 하는 모습. /광주시시간만 하염없이 흐르던 자정이 지난 오전 2시께 한 요원의 손길이 화면에서 멈췄다. 각화동에서 도보로 2~3시간이나 걸리는 북구 용강마을의 한 골목을 비추던 모니터 속에 어두운 골목길을 느릿느릿 걷는 노인의 모습이 잡혔다.새벽 시간대 골목을 걷는 걸 수상찮게 여기던 차 실종 신고된 노인의 인상착의를 숙지했던 관제요원이 곧바로 즉시 경찰에 상황과 위치를 전달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실종자인 걸 확인하고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8시간 만의 일이었다.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가 또다시 시민 안전 지킴이 역할을 입증한 순간이다. 특히 CCTV통합관제센터의 상황 공유와 함께 관제요원의 눈썰미가 빛났다.지난 22일 오전 2시 광주CCTV통합관제센터에서 발견한 실종자. /광주시광주CCTV통합관제센터 측은 "실종 신고는 아무래도 정확히 몇 시 몇분에 실종됐는지를 모르고, 모든 곳에 CCTV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CCTV 추적을 통해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행히 북구 쪽 담당 관제요원들이 실종자 인상 착의를 숙지하고 집중 관제를 통해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에도 7명의 실종자를 찾아 가족 품에 돌려보냈다. 또 지난 19일에는 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광주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광주 전역에 범죄 취약지역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중심으로 3천955곳에 1만1천652대의 CCTV를 설치했다. 전문관제요원은 82명에 달한다.지난 2013년 문을 연 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노후화한 시스템을 교체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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