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잊혀져가는 4차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이대권 광주4차산업융합협회장·뜨리디미디어 대표 입력 2023.03.23. 15:59

4차 산업의 종류는 다양하다. 4차 산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공학, 3D프린팅 등의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혁신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3D모델링 디자이너로서 10년간 활동하고 있다. 경험에 비추어 3D프린팅 산업의 현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3D프린팅 기술은 4차 산업이 언급된 이래로 대표적으로 이야기 됐던 산업 중 하나다. 실제로 만들어질 제품의 모형을 디지털로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출력함으로써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제조업, 의료, 건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가장 직관적인 기술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 3D프린터를 생산하는 업체가 제법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생산 단가 경쟁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밀린다는 점이다. 제품에 있어서 단가 경쟁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단가가 낮다고 해서 중국 제품들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3D프린팅처럼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분야에서 카피 능력과 저렴한 인건비가 뒷받침되는 중국 시장은 우위를 점한다.

3D프린터 생산 문제는 그렇다고 하자. 저렴한 3D프린터가 시장에 넘쳐나는데 왜 3D프린팅 기술이 대중화 되지 못했을까? 현재 전국의 수많은 메이커스페이스에는 저렴하게는 몇 십만 원에서 비싸게는 몇 억 원짜리 3D프린터들이 배치돼 있다. 하지만 잘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

첫 번째 이유로는 담당자들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사용하고 싶어도 전문지식이 없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유지 및 보수할 인력이 부족하다. 메이커스페이스에 가보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3D프린터가 절반도 안 될 때가 있다. 세 번째, 단순히 3D프린터를 구매한다는 것에 의미를 둬 3D프린터의 발전 주기와 교체 주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돼 있는 3D프린터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3D프린터를 예시로 들었을 뿐, 4차 산업 자체가 기술 위주의 산업이기에 대부분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3D프린팅 기술을 비롯해 4차 산업 기술이 미래 기술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기술이 마치 4차 산업의 전부인 것처럼 되어버린 분위기가 다른 기술의 설 자리를 잃게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의 미래와 화려함에 가려진 그늘에는 아직도 많은 4차 산업 기술 업체들이 헤매는 중이다. 그들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변화한 분위기에 따라 인공지능을 활용해야만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불안함을 갖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어떻게 타개해나갈 수 있을까. 적극적 인력 양성과 노동 시장 구조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관련 지식을 정기적으로 교육해 전문 인력을 발굴하고 키우는 한편 계속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전과 개발에 힘을 써야한다.

또한 당장의 결과만을 생각하는 것보다 산업 전체의 발전을 생각해야한다. 큰 기업이나 기존 기업에만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를 평가해 작은 기업이더라도 지원 사업 간소화를 통해 일을 시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4차 산업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가져본다. 이대권 광주4차산업융합협회장·뜨리디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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