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고향사랑기부제] 발빠른 준비 덕에 '낭만의 도시' 사랑으로 빛났다

입력 2023.06.27. 17:29 김종찬 기자
[2023 고향사랑기부제 무등일보가 응원합니다] ?여수시<끝>
지난해 1월 전남 최초 TF 신설
만반의 대비 대대적 홍보 활동
돌산 갓김치 등 54개 품목 선정
500만원 고액·교차 기부 활발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된 원형 조형물 디오(The-O) 안에서 물과 불, 화려한 영상과 음향, 레이저 효과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지상 최고의 분수쇼인 빅오쇼.

[2023 고향사랑기부제 무등일보가 응원합니다] ?여수시<끝>

엑스포 이후 돌산과 웅천지구 등을 중심으로 최고급 펜션들과 리조트가 들어서며 전남 최대 관광지역으로 급부상한 여수시는 한려해상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모두 여수시를 포함하는 등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관광상품을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수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전남을 지탱해오고 있다. 전남의 전체 수출액의 74.4%를 담당하고, 전남 GDP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모습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지난 1998년 여천군을 통합한 여수시는 인구 30만의 대도시로 발돋움하며 부산 못지않은 우리나라 대표 해양도시로 거듭났다.

하지만 여수시도 전남의 인구 감소 여파는 피해가지 못했다. 2013년 29만명이던 인구수는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2016년 28만9천명으로 줄었고, 지난 2021년에는 28만명 선도 무너지며 27만6천800여명을 기록했다.

여수시는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도가 인구 감소의 해결책이 되길 희망하며 출향민들의 적극적인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여수시는 지역 대표 축제인 거북선축제에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 홍보부스를 설치, 방문객을 대상으로 홍보에 매진했다. 여수시 제공

◆ 지난해 1월 TF팀 신설…홍보 '매진'

여수시는 지난해 1월, 전남지역에서는 가장 빠르게 고향사랑기부금TF를 신설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우선 현수막과 홈페이지, 거북선 소식지, 고지서 등을 통해 홍보를 시작했던 여수시는 시내버스 외부 광고와 설 명절, 거북선 축제 등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는 홍보부스를 설치했다.

또 GS칼텍스, E1, 롯데케미칼 등 산단업체 본사를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서울과 부산 등 타 지역 향우회를 직접 방문해 고향사랑기부금제도를 설명했다.

이 외에도 관광안내소 17개소에 배너를 설치했고, 공동주택 117개소와 관내 유관기관 124개소, 성당 8개소와 교회 195개소에 직접 제작한 전단지 등 홍보물을 배부했다.

트로트 여제 김다현씨가 여수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여수시 제공

관내 및 다른 지역 홍보에 매진했던 여수시는 지난해 9월 고향사랑기부제도 시행령이 공포되자 같은달 열린 제223회 여수시의회 정례회에 조례안을 상정하고, '답례품 선정위원회'와 '기금운영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사전 준비도 마쳤다.

특히 답례품(기부금액의 30% 이내)의 선호도가 기부지역을 선택하는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 됨에 따라 답례품 선정 등을 위한 '시민소통광장 온라인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답례품으로 선정된 여수사랑상품권. 여수시 제공

여수시민 1천34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향 가족이 없는 경우가 42%, 1~2명이 46%로 나타났다. ▲기부의사를 묻는 항목에는 68%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고 ▲희망 기부금액으로는 5만~10만원이 52%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선호하는 답례품으로는 (여수특산품 3개 품목 복수 선택) 여수상품권, 갓김치, 쌀, 멸치세트, 생선세트, 게장 순으로 조사됐고, 이 외에도 해풍쑥, 막걸리, 방풍, 동백화장품, 옥수수 등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 희망 사용분야로는 ▲사회적 취약계층 및 청소년 육성·보호 50% ▲지역 주민 문화·예술·보건 증진 21% ▲주민 복리증진 18%로 나타났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고향사랑기부금제도 시행령이 공포되기 전부터 TF를 신설해 대응책을 마련했고, 같은해 9월 시행령이 공포된 이후 발빠른 준비에 나섰다"며 "여수시에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 여수시, 26개 업체·54개 품목 선정

여수시는 지난해 '답례품선정위원회' 개최, 같은해 실시한 대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26개 지역 업체 업체, 54개 품목의 답례품을 선정했다.

답례품선정위원회가 선정한 답례품은 ▲갓김치 ▲멸치세트 ▲생선세트 ▲건어물세트 ▲유기농쌀 ▲발아현미 ▲황칠음료 ▲참기름·들기름세트 ▲풍랑새우포 ▲하멜등대빵 ▲여수산농산물꾸러미 ▲생과일쑥모찌 ▲동백봉떡 ▲방풍차 ▲방품김 등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답례품은 여수의 명물로 알려진 딸기모찌(생과일쑥모찌)와 갓김치다.

답례품으로 선정된 생과일쑥모찌(딸기모찌)

딸기 모찌는 여수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여수만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순신광장 인근에 위치한 딸기모찌 가게는 적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가량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어 여행객들이 여수를 방문했을 때 '오픈런'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수시는 이러한 딸기모찌를 답례품으로 선정,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여수만의 먹거리 트렌드인 딸기모찌를 기부자가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해풍을 맞고 자라 독특한 향과 맛을 간직하고 있는 여수 돌산 갓도 답레품으로 선정됐다.

돌산 갓은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문 돌산에서 남해의 해풍과 함께 키워낸 돌산 갓은 크기와는 달리 섬유질이 부드럽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뛰어나 그 색다른 맛으로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돌산 갓은 독특한 향이 있으며 일반 갓보다 톡 쏘는 매운맛과 섬유질이 적다. 잎과 줄기에는 일반적인 붉은 갓과는 달리 잔털이 없으며 연하고 부드러운 연녹색 채소로 다른 채소에 비해 단백질 함량 또한 높다.

답례품으로 선정된 돌산 갓김치. 여수시 제공

돌산 갓김치는 주재료인 돌산 갓에 일정량의 파와 고춧가루, 마늘, 생강, 멸치액젓과 생새우를 함께 갈아 만든 양념을 섞어 버무린 김치다. 갓 특유의 매운맛과 젓갈의 잘 삭은 맛이 입맛을 돋워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은 다시 찾을 수밖에 없어 '안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을 유행시켰다.

가을에 담가 먹는 계절 김치이고 돌산 갓으로 김치를 담그면 독특한 맛뿐만 아니라 저장성이 뛰어나다. 또한, 칼슘이 발효에 의해 젖산과 결합, 젖산칼슘으로 되고 인과 결합해 뼈의 주성분이 되어 사람의 골격 형성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또, 눈을 밝게 해 주고, 기침을 그치게 하며 기를 하강시켜 속을 따뜻하게 하여 냉·대하 치료, 머리와 얼굴의 풍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 갓김치는 비타민C, 베타카로틴, 페놀화합물, 클로로필 등이 많아 항산화작용을 가지므로 노화를 억제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A,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한 무공해 건강식품으로 성인병과 악성빈혈 예방, 허약체질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갓김치는 지난달 31일 기준 35.9%의 기부자에게 답례품으로 선택됐다. 뒤이어 ▲여수사랑상품권(24.2%) ▲생선세트(12.3%) ▲멸치(10.2%) ▲딸기모찌(5.8%) 등 순으로 답례품이 선정됐다.

답례품으로 선정된 건어물종합세트. 여수시 제공

한편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를 제외한 고향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내의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기부방법은 '고향사랑e음' 사이트 또는 농협은행을 방문하면 된다.


◆ 500만원 고액·고향기부 잇따라

여수시에 따르면 설날인 지난 1월 22일 고향 여수를 방문한 ㈜YC TEC 박수관 회장이 고향사랑 기부제의 최고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같은달 17일 여수시 소외계층을 위한 1억5천만원 기부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이다.

YC TEC 박수관 회장이 1호로 고향사랑기부제 최고액인 500만원을 기탁했다. 여수시 제공

박 회장은 올해 처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안착을 응원하면서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에도 가입했다.

박 회장은 "고향 여수를 항상 응원하고 있으며,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여수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대성섬유㈜ 방성옥 대표도 여수시 고향사랑기부제 고액기부자 2호에 이름을 올렸다.

방 대표는 지난 2월 22일 농협 미금평내지점을 방문해 여수시에 고향사랑기부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방 대표는 경기 남양주시에서 대성섬유㈜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수가 고향은 아니지만 남다른 형제애로 동생 부부의 근무지인 여수시를 응원하고자 이번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기부 이 외에도 고향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기부자들의 기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율촌면 피앤제이엔터프라이즈 장재용 대표 ▲율촌면 해룡수산 신현모 대표 ▲GS칼텍스 경리팀(생산) 용석응 팀장 ▲재부산향우회장 조보익 한솔인텍 대표 ▲전남도 자치행정국장 박현식(전 여수시 부시장) 등이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소라면 출신으로 여양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시흥시장으로 연임하고 있는 임병택 시장도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고향인 여수에 기부했다.

임 시장과 같은 소라면으로, 경기도 최초 여성 연임시장으로 알려진 김보라 안성시장도 고향인 여수를 응원하고자 기부금을 기탁했다.

이와 함께 여수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이병선 속초시장과 김광열 영덕군수도 고향사랑기부제 첫 달인 지난 1월에 기부금을 기탁하고, 릴레이 응원에도 동참했다.

시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자랑스런 여수인과 함께 '그리운 여수에 당신의 마음을 선물해 보세요' 홍보영상 응원 릴레이도 이어갈 계획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여수를 사랑해주고 기부까지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좋은 기금사업 발굴을 통해 시민들을 위해 알차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여수=강명수기자 kms305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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