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테스형, 세상이 왜이래"

@류성훈 입력 2020.10.06. 18:30

'아! 테스형 / 세상이 왜 이래 / 왜 이렇게 힘들어 / 아! 테스형 / 소크라테스형 / 사랑은 또 왜 이래 / 너 자신을 알라며 / 툭 내뱉고 간 말을 / 내가 어찌 알겠소 / 모르겠소 테스형….'

지난 추석 연휴, KBS 언택트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가황(歌皇) 나훈아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들썩거리게 했다.

나훈아는 그동안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으며, 대한민국 가요계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그가 15년 만에 TV에 출연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않을 테니 중간 광고 없이 쭉 공연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KBS에 요청, 역대급 화제 몰이에 성공하며 무려 30% 가까운 시청률을 보여줬다.

나훈아는 콘서트에서 2시간30분 동안 30여 곡을 불렀는데 그중 가장 화제가 된 노래는 단연 '테스형'이었다. 독특하고 풍자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이 곡에서 나훈아가 외치는 형 '테스'는 바로 소크라테스.

원래는 '테스형' 부분에 '아버지'가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슬퍼서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넣은 것이고,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테스형'이라고 부른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며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라는 법을 가르쳤다.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살기가 너무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것을 노랫말로 표현했다.

나훈아는 콘서트 도중 소신있는 발언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역사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이 나라를 지켰다고 했다. 그의 소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훈아는 1990년 삼성이 이건희 회장 생일에 노래해 달라고 했을 때 자신은 대중가수라고 하면서 "내 공연을 보려면 대중처럼 돈을 내고 표를 끊어서 공연장에 오십시오"라고 답변한 발언은 너무도 유명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훈아는 총 3번의 북한 공연 제의가 왔었지만 스케줄을 핑계로 모두 거절했다.

BC 399년 독배를 받고 사망한 소크라테스가 2천419년이 흘러 가황 나훈아에 의해 '테스형'으로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최근 유익하지 않은 곳에서도 그의 이름이 소환돼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코미디 같은 날선 공방을 안봤으면 한다. 류성훈 사회부장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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