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반복되는 겨울철 보도공사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20.12.02. 17:00

'보도공사 클로징(Closing)11'은 고인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적 서민 정책이다. 시민들의 안전사고 예방 및 연말 예산 털기용 공사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박 시장은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겨울철 보도공사로 인한 보행자 안전사고와 예방 대책 마련을 자주 지적했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이듬해 보도공사 클로징11을 도입했다. 당시 겨울철 보도공사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우려 기사를 수차례 취재했던 필자로서는 눈길이 가는 정책이었다. 보도공사 클로징11은 필자가 박원순 시장의 팬이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최근 들어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울 한복판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두꺼운 옷차림 속에서 사람들은 종종 걸음으로 거리를 오간다. 삭풍에 옷깃을 잠그는 모습을 보니 한 해의 마무리 지점에 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추위에 사람들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보행자의 낙상 사고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 자치구는 겨울철 자연재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민관이 자연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자치구의 바람과 달리 보행자 도로는 공사 진행으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광주역 주변도 보도블럭과 경계석 교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보기 흉한 보도블럭이 보이지 않는 데다 시민 보행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교체하고 있어 궁금증이 생긴다. 공사 진행을 자세히 살펴보니 자전거길도 함께 조성하는 있는 듯 하다. 자전거길 조성이 주목적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예산 부족에 따른 순차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과거 보도블럭과 경계석 교체가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 된 적이 자주 있었다. 건설분야 공무원들이 예산을 미리 따낸 뒤 연말을 앞두고 무더기 공사 발주로 소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 품목이 보도블럭과 경계석이다. 꼭 필요한 보도공사라면 봄, 여름 같은 따뜻한 시기에 일찍 발주하면 된다. 그리고 도로 전체가 아닌 일부만 교체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처럼 예산 챙기기용이나 관행으로 진행되는 보도 공사라면 개선되어야 한다. 서울시의 '보도공사 클로징11'이 떠오르는 겨울이다. 양기생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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